[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야권 추천 방통심의위원들이 ‘김유진·옥시찬 위원 해촉건의안’이 강행 처리된 것을 두고 “류희림 위원장이 자신의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야권 추천 위원들은 류희림 체제의 방통심의위가 “총선 국면에서 언론을 노골적으로 통제하려 한다”면서 “사회적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12일 방통심의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김유진·옥시찬 위원에 대한 해촉건의안을 의결했다. 여권 추천위원들은 옥 위원의 ‘욕설’과 김유진 위원의 ‘전체회의 안건 배포’를 해촉건의 사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고 후임자를 곧바로 위촉하면 현재 여·야 4대3 구도인 방통심의위는 6대1 구도로 재편된다. 윤성옥 위원은 이들 위원의 해촉이 재가되면 사퇴를 시사했다. 이 경우 방통심의의위는 여권 추천 위원 6인으로 운영된다.

야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이 12일 '‘김유진·옥시찬 위원 해촉건의안' 의결에 대한 입장을 박히고 있다. 왼쪽부터 윤성옥, 옥시찬, 김유진 위원(사진=미디어스)
야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이 12일 '‘김유진·옥시찬 위원 해촉건의안' 의결에 대한 입장을 박히고 있다. 왼쪽부터 윤성옥, 옥시찬, 김유진 위원(사진=미디어스)

전체회의 직후 야권 추천 김유진·옥시찬·윤성옥 위원은 방통심의위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옥시찬 위원과 김유진 위원은 “제대로 싸움을 해보지도 못해 대단히 송구스럽다. 공정성, 독립성이 생명인 방통심의위를 철저하게 유린하고 있는 류희림 위원장과 싸움이 이렇게 돼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윤성옥 위원은 “오전 회의는 너무나 참담했다”며 “합의제 기구인 방통심의위 회의가 민주적으로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류 위원장에 대해 문제제기를 전혀 할 수 없었다. 발언권이 다 제한돼 방통심의위의 문제점은 논의하지 못하고 결국 잘못이 없는 두 위원들의 해촉건의만 결정됐는데,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김유진 위원은 류 위원장 취임 이후 방통심의위는 여권 우위 구도로 자신들의 뜻대로 결정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렇게 야권 추천 위원 2인을 무리하게 해촉하는 이유는 결국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한 지적과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 자체를 언급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류 위원장이 정말 이 의혹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구성원을 잘라야만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면 류 위원장은 이미 실패한 사람이다. 자신의 실패를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 직원을 들러리로 세우는 짓 좀 그만하라"고 했다.

야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이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마치고 입장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진, 윤성옥, 옥시찬 위원(사진=연합뉴스)
야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이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마치고 입장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진, 윤성옥, 옥시찬 위원(사진=연합뉴스)

야권 추천 위원들은 ‘류희림 체제의 방통심의위’가 총선 국면에서 여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옥시찬 위원은 “이미 방통심의위의 다수의 폭거를 목도하고 있지 않냐”며 “단 한 명의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다 했다. 그것은 오로지 방통심의위를 총선 승리를 위한 여당의 언론대책기구 중 하나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옥 위원은 "그러나 국민, 언론인, 방통심의위 직원들의 눈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윤성옥 위원은 ▲인터넷 언론사 심의 선언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인용 지상파 방송사 과징금 처분 ▲윤 대통령 지각 체크 유튜브 콘텐츠 접속차단 등을 거론하며 “현재 방통심의위 체제가 총선 국면에서 언론을 노골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은 “인터넷 언론, 레거시 미디어, 유튜브 콘텐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압력을 넘어 국민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대단히 침해되는 상황이 연출될 것 같다”면서 “언론이나 여론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저항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옥 위원은 이날 윤 대통령이 김유진·옥시찬 위원을 해촉하면 사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옥시찬 위원은 “정연주 전 위원장 해촉 때부터 자신들의 큰 죄는 덮어주고 야권 위원의 죄는 크게 키워 한 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왔다”면서 “그래서 방통심의위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이 시급히 논의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7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심의위 회계검사를 근거로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을 해촉했다. 또 윤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8일 권익위원회가 정민영 위원의 이해충돌을 위반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지 3시간도 안 돼서 이를 근거로 정 위원을 해촉했다. 정 위원이 법률 대리를 맡았던 MBC 심의에 앞서 사무처에 이해충돌 방지 관련 서면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방통심의위 직원들은 현재 류희림 위원장을 정민영 전 위원의 해촉 사유와 동일한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