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현옥 칼럼] 우리 사회에선 정신질환에 대한 두려움이 그 어느 질병보다 크다. 그런데 2021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할 만큼 정신질환은 흔한 질병이다. 그런데도 정신질환자가 비정상으로 낙인찍혀 사회로부터 배제된 데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언론의 부정적 혹은 잘못된 정보 전달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게 된다. 이러한 편견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드러난다.정신질환 관련 언론보도 대부분이 공격성과 위험성에 연관된 것들이다. 일명 ‘묻지마 칼부림
[미디어스=문현숙 칼럼] 공적 소유구조의 언론이 상업자본에 팔려나가면서 미디어 공공성 역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보도전문채널인 와이티엔(YTN)의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보유 지분(30.95%)이 지난달 23일 최고가를 써낸 유진그룹에 낙찰됐다. 공영미디어의 공공성이 정부가 내세운 자산 효율성이라는 잣대에 떠밀린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를 통과하면 YTN은 최대주주가 사적 소유구조로 바뀐다.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언론통제 전략은 투트랙으로 전개되는 양상이
[미디어스=진선미 칼럼] 지난 2023. 10. 13. 새벽 경기도 군포시 한 빌라 복도에서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60세)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이 노동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클렌징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클렌징 제도는 쿠팡씨엘에스가 제시한 배송 수행률을 채우지 못할 경우 위탁 하청업체의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담당 배송구역회수’는 노동자에게는 계약해지를 의미한다. 택배노조는 이 제도로 인해 택배노동자들이 원청(쿠팡)
[미디어스=한상희 칼럼] 안녕하세요? 저는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TV 뉴스를 켜 놓고 출근 준비를 하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사실, 바쁜 아침 시간에 한쪽으로 흘려듣는 뉴스가 얼마나 눈과 귀에 들어오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제가 뉴스를 보는 이유는 포털을 통해 조각조각 파편화된 뉴스를 보는 데서 오는 갈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날의 뉴스를 어떤 흐름을 타고 보고 있다는 것이, 물론 나만의 착각일 수 있습니다만, 사회의 흐름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서론이 길었습니다. 여하튼, 오늘 아침에도 그런 흐름을 느끼고자 뉴스를 시청
[미디어스=명숙 칼럼] 요즘 유행하는 말 중 하나가 무정부상태다. 오송지하차도 참사, 서현역과 신림동 무차별 분노범죄(이상동기범죄) 등 연일 사건이 발생하는 현실에 대한 자조 섞인 말이다. 재난안전의 의무, 범죄로부터의 생명의 안전 등은 국가의 기본 의무다. 최소한의 역할만 했어도 막았을 것이다. 112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고, 민생치안보다는 시국치안에 경찰력을 대부분 배치하고 있으니 한탄이 절로 나온다.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니 무정부상태라는 것이다. 최근 호신용 도구를 구매에 열을 올리는 현상 자체
[미디어스=한상희 칼럼] 요즘 KBS를 보고 있노라면 ‘공영방송론’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시청자들에게 공영방송과 국영방송의 차이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공영방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설파한다. 결국 이를 이상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그리고 정권으로부터 독립적인 방송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수신료징수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마무리한다.틀린 말이 없다. 더욱이 수신료징수방안 자체가 논의의 중심을 잡고 앉아, 마치 그것이 공영방송과 국민 사이에 가장 중요한 의제인 것처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원론적이고 친절한 설명은 매우 필요하
[미디어스=진선미 칼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노동관계법상 각종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 하더라도 5인 미만 사업장 소속 노동자는 사각지대에 있다.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5인 이상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하고 4인 이하 사업장은 대통령령에 정한 바에 따라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해고서면통지, 부당해고구제신청, 휴업수당, 법정근로시간 상한규정 적용 제외이며,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연차유급휴가가 적용되지 않는다.지난 2022년 10
[미디어스=김현옥 칼럼] 아일랜드의 한 도시 전체가 “중학생 전까지 스마트폰 금지” 실험에 나섰다는 기사를 접했다(2023.6.12. SBS 뉴스). 중학생 입학 전까지 학교와 집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실험을 시내 8개 초등학교 학부모 협회, 지역 초등학교의 동의로 실시하게 됐다는 것이다.스마트폰을 소유하지 못한 학생이 받는 소외감과 온라인을 통한 여러 자극적인 콘텐츠 노출 등 부작용의 해결이 취지였다. 또한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인스타그램, 왓츠앱, 틱톡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난무하는 소셜미디어의 접근을 감독하기
[미디어스=문현숙 칼럼] 디지털 감시 사회에 자유가 없는 노동자들. 일에 찌들려 도망치고 싶어도 그만둘 자유가 없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올리는 평범한 일상도 여차하면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신장에서 트럭을 모는 한 운전사는 어느 날 한밤중에 들이닥친 경찰에게 끌려가 음성 녹음과 홍채를 스캔당했다.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공부하던 여대생은 잠시 고국에 들러 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하다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분류됐다. 얼굴 인식 카메라가 설치된 이슬람사원을 자주 방문하다 감시시스템에 걸려 체포된 사람들도 있
[미디어스=이선민 칼럼] 나, 너, 우리. 과거 의무교육을 받으며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 중 하나는 ‘우리’였다. ‘우리’를 배우면서 자란 세대지만, 언제부터인가 글을 쓰거나 읽으면서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이 줄어들었음을 느꼈고, 집이라는 공간 밖에서 우리로 표상되는 공동체의 감각을 느낄 일은 많지 않다.1인 가구수가 가족의 원형이었던 4인 가구수를 넘어선 상황에서 우리는 물리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집에서도 성립조차 못하게 됐다. 철저한 계약관계에 기반을 둔 회사에서 우리를 찾는 것은 애초 무리이지만 비정규직
[미디어스=한상희 칼럼] 베트남에서 온 젊은 아내는 어린 아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그럴 수 없다고 난동을 부리며 폭행했다. 유명 로펌에서 베트남인 아내의 변론을 맡으며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었다. 주인공인 변호사는 사회적 비난과 언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폭력 남편을 변호하기로 마음먹는다.JTBC 주말드라마 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의 요약이다. 보통 이런 식의 이야기 구성에서 주인공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변호하며 폭력 남편과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에 일침을 가하는 것으로
[미디어스=명숙 칼럼] 곧 있으면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9주년이 된다. 세월은 흐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거리와 법정에서 유가족과 생존자들, 그리고 시민들은 얼마나 많이 싸웠는가. 기억하는 것만큼 법적 투쟁과 공론화가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느끼는 때다. 아무리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책임자들은 죄를 지우려고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국가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글을 쓰면서 책임자들이 그 흔적마저 교묘하게 지우려 하는 것을 보았다. 다름 아니라 필자가 기고한
[미디어스=윤여진 칼럼]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되어 있는 매체는 2만 개가 넘는다. 이렇게 많은 언론사 중 우리가 접하고 알고 있는 언론은 많지 않다. 구독료가 아닌 광고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우리의 신문시장은 과열경쟁, 플랫폼의 변화, 광고시장 위축 등으로 위기에 놓여 있다. ‘시민의 알권리’를 위임받아 취재하고 보도하는 언론은 치열한 경쟁과 위축된 시장 환경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생존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언론사의 경영은 훨씬 더 공격적이며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급기야 감시와 견제의 대상이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1월 18일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 중구 정동 소재 경향신문사 13층에 있는 민주노총 사무총국과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제주 세월호 제주 기억관 평화쉼터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하여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특히 민주노총 압수수색에는 아침 출근 시간에 수백 명의 경찰력이 정동길을 봉쇄하고 소방차와 에어매트·사다리차까지 동원하여 엄청난 사건인 것으로 비춰졌다. 또 여러 명의 국정원 직원들이 “국가정보원”이라는 표식을 선명하게 붙인
[미디어스=김채윤 칼럼]▶◀ 글 시작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피해자분들의 쾌유를, 그리고 유가족과 구조 현장에 계셨던 모든 분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2022년 10월 29일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내가 알던 세상이 사라졌다. 휴대폰에 쌓인 다양한 알림 메시지, 그리고 무심코 누른 그 알림 메시지가 보여준 참상은 아마도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나의 머릿속을 차지하리라.이제 우리는 그 누구도 2022년 10월 29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수많은 재난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그 전의 삶으
[미디어스= 한상희 칼럼] 지난달 JTBC 보도에서 조금 생소한 표현이 귀에 들어왔다. "연인 혹은 옛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 범죄의 신고 건수가 3년 만에 3배로 뛰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데이트 폭력'이라고 칭하던 것을 '연인 혹은 옛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이라고 풀어서 명명한 것이다.'데이트'라는 어휘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들이 '폭력'이라는 정반대 이미지의 어휘와 결합했을 때 더 끔찍한 상황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폭력'의 심각성을 '데이트'라는 어휘가 약화시킬 수 있어 '데이트 폭
[미디어스=이종임 칼럼] 이태원 참사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핼러윈 데이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156명이 숨지고 173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이태원을 찾은 많은 젊은이들이 숨졌고, 숨진 희생자 중 10대도 있고 외국인도 20여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무겁고 참담하다.이태원에서 사고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신속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속보가 전해졌을 때에도,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도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새로운 위기와 전쟁, 그리고 재연되는 분쟁들이 세계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특히 2021년 초 이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언론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RWB(국경없는 기자회)가 2022년 4월 중순에 발표한 언론의 자유 순위는 폭력적 분쟁이 미디어 생산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협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이들 분쟁은 다양한 억압을 동반하였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억압을 통하여 각국 정부는 정보 지배력을 확보하려고 한다.언론자유 순위표는 180개 국가와 영토에서의 언론인과 미디어의 현황을 비교한 것
[미디어스=송현순 칼럼]‘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이를 폐지한다.’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76명)이 2022. 7. 4. 최초 발의한 조례안 [명칭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의 본문내용 전부다.처음 보도를 접하고 명칭과 본문이 대동소이한, 한 줄로 된 ‘폐지조례안’을 직접 보았을 때 느낀 첫 번째 당혹감은 발의안에 기재된 제안 이유와 규정 형식이 전혀 호응하지 않아 '이것이 과연 조례안인가'라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조례를 포함하
[미디어스=이선민 칼럼] 지난여름, 병과 생활고로 수원에서 세 모녀가 세상을 등졌다. 정치권과 언론의 문제의식은 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을 ‘신청’하지 않았을까였다. 수급자로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장벽을 모르는 걸까. 수급자 ‘신청’이 수급자 '인정'처럼 얘기되고, 수급자로 '인정'받는 순간 생활고가 단숨에 해결되는 것처럼, '수급'을 둘러싼 가시 돋힌 시선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수급자라는 단어를 욕처럼 말해요. ‘멀쩡한 사람이 수급받네’, ‘부정이다’ 하는 시선들. 그런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요. 저도 그랬거든요.” 한 시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