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지난 20일 미국 하원이 중국의 동영상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을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압도적 표차로 통과된 이 법안은 상원으로 송부돼 다음 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21st Century Peace through Strength Act)’라는 다소 비장한 이름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매각을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무인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과 대면 서비스의 중간쯤 되는 새로운 형태의 고객 서비스가 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 기사에서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산산치킨에서 가상 직원(Virtual staff members)이 줌(Zoom)을 통해 고객에게 특정 음식을 추천하거나 주문을 받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언급된 가상 직원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졌고, PC 화면 위에서만 볼 수 있는 모션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사람들을 가리킨다. 신체는 다른 장소에 존재하면서 디지털 네트워크를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얼마 전 AI 이용에 관한 두 개의 기사가 보도됐다. 하나는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그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져 유엔이 AI 개발과 규제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기사다. 국제사회가 유엔 총회 차원에서 AI 규제 관련 결의를 공식적으로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결의안은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지만, 향후 국제사회에서 AI 관련 규제나 거버넌스 구성을 논의할 때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의 내용 중 관심을 끄는 것은 국제법과 국내법을 준수해서 AI 사용할 것, 적절한 안전장치 없이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봄과 함께 야구의 계절이 시작됐다. 금년에는 류현진의 국내 무대 복귀와 만년 꼴찌 한화의 파격적 7연승으로 개막 직후부터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이런 경기 내적 요인 말고도 올해 처음 도입된 새로운 시스템 또한 사람들의 주요한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관심의 주인공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Automatic Ball-Strike System), 일명 야구로봇심판이다. 로봇심판이 모든 구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이 새로운 시스템이 실제 경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리걸테크 로톡과 8년 간의 싸움에서 패한 대한변호사협회가 두 번째 싸움을 시작했다. 첫 싸움 상대는 일반 기업이었지만 이번 상대는 법무법인이다. 구체적으로 법무법인이 만든 AI챗봇 서비스다. 대륙아주는 법무법인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무료 법률상담 챗봇 서비스인 ‘AI 대륙아주’를 20일 공식 출시했다. ‘AI 대륙아주’는 누구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대륙아주 홈페이지에 들어가 메뉴 상단에 있는 ‘AI 대륙아주’를 클릭하면 질문 창이 뜨고 여기에 질문을 하면 AI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탐정 또는 탐정업의 인기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아직 법적으로 정식 인허가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탐정 사무실과 탐정 지망생들은 계속 늘고 있다. 탐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탐정협회만도 수십 군데가 넘는다. 너무 많아 어느 협회가 제대로 운영되는 곳인지 찾기도 힘들다. 이런저런 탐정협회에서 발급한 민간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만 해도 2022년 현재 1만 3205명에 이르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이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사실은, 아직 크게 성공한 탐정 기업도 없고 비즈니스 모델도 분명치 않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지난 6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무총리 산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흥미로운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인공지능(AI)시대, 개인정보 안전장치 시행된다’라는 제목의 열두 페이지짜리 보도자료에서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3월 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앞으로는 AI가 결정한 사항에 대하여 정보 주체인 국민이 거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사람이 최종 결정하지 않고 AI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에 관해서는 설명 또는 검토 요구를 할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지난달 하순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사람의 운세를 해석하거나 예측해 주는 앱 '포스텔러'를 운영하는 운칠기삼이 여러 벤처 캐피털로부터 85억 원을 투자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캡스톤파트너스, 빅베이슨캐피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벤처스, 매쉬업벤처스 등이 운세 앱의 미래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포스텔러는 누적 가입자가 860만 명에 이르고 있고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인이 사랑한 모바일 앱'의 엔터테인먼트 앱 카테고리에서 16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미 만들어진 알고리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최근 몇 년 전부터 대학 수강 신청 기간이 끝나면 여러 대학에서 깊은 탄식이 터져 나온다. 주로 어문학과 교수들에게서 시작된다. 어문학과 과목을 들으려 하는 학생들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적은 수의 학생들만 신청하기 때문에 폐강되는 과목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공이 결정되는 2학년 때 어문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하는 학생들이 없거나 소수에 그쳐서 학과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을 확인한 교수들의 한숨 소리 역시 이어지고 있다. 수년 전 지방 대학에서 일어나던 일들이 지금은 수도권 대학에서도 일상적으로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관련된 두 개의 파업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첫 번째 파업은 할리우드에서 시작되고 있다. 얼마 전 한겨레신문에 할리우드 창작자 7인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 콘셉트 아티스트 등 영상 제작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은 “기존 창작자들의 글·그림·사진 등을 마구 학습해 비슷한 이미지를 순식간에 생성하는 인공지능 때문에 급격하게 일자리가 말라붙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들의 분노는 투쟁 직전 상태이며 파업은 물론 생성형 AI 반대 국제 연대 투쟁도 준비 중이라고 했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WEF)이 발간한 연간리포트 ‘글로벌 위험보고서 2024’에는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가짜뉴스’가 올해 세계가 직면할 위험 요인 중 두 번째로 선정되었다. 첫 번째 위험 요인으로 선정된 사회적 양극화의 경우 계속 중요 글로벌 이슈였고 양극화 정도가 심화되고 있어 쉽게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되었는데도 중요 위험요인으로 선정되었다. 선정 이유는 올해 전 세계 47개 국에서 선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가짜뉴스가 유통되고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호모사피엔스만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돼 오던 것들이 하나둘씩 인공지능에게 넘어가고 있다. 낮은 차원의 인간지능에 대해서는 이미 논란의 여지가 없고 추상적 사고, 예술적 심미안과 같은 높은 차원의 영역도 어느 정도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제 여기에 더해 또 하나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인간의 감정을 분석할 수 있다는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감정은 지능보다 더 인간적인 요소라고 생각되었다. 특정 감정이 표현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이 삶의 시간 동안 고유하게 겪은 경험이 몸과 표정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십여 년 전쯤 빅데이터가 한참 유행일 때 빅데이터에 대한 서로 다른 전망이 있었다. 하나는 빅데이터 미래에 대한 과도한 찬사였고 다른 하나는 빅테이터는 결국 테이터의 집합이라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론이었다. 한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례로 든 것 중 하나는 컴퓨터가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린아이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컴퓨터가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컴퓨터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었다. 이런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데이터의 축적과 데이터에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이제 곧 대학 캠퍼스에 AI 교수님이 등장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교수 개인이 수업시간에 AI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학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AI를 수업에 이용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주인공은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ASU)다. ASU는 지난 7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로 선정된 곳이다. 명성에 걸맞게 ASU는 챗GPT 개발사인 OpenAI와 협력해 대학교육에서 챗GPT를 전면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글자 그대로 가상화폐에 불과하던 비트코인이 미국 제도권 시장에 진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0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공식 승인했다. ETF는 투자자가 직접 주식이나 금, 은 등을 매수하지 않고 펀드를 통하여 간접 투자하는 방식의 상품이다. 예를 들어 상위권 바이오 기업과 AI 기업의 주식을 혼합해 ETF를 구성할 수 있고 금과 원자재 등을 모아 ETF를 구성할 수도 있다. ETF의 수익은 특정 주가 지수(예 : 다우존스 지수, S&P500 지수, 나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사회 모든 분야가 충격을 받았고 그 여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는 그 충격의 정도가 다른 분야보다 더 심하다. 회화 역시 그 대상 중의 하나다. AI가 그린 그림이 비싼 값에 거래된 사실은 하나의 사례다. AI 화가 오비어스가 그린 작품 ‘에드몽드 드 벨라미(Edmond de Belamy)’가 2019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한화 약 5억 원에 낙찰된 이후 AI 화가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되었다. 유사한 사례는 여러 건 있다. 이런 사례들이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매년 11월 초가 되면 명동 신세계백화점 인근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신세계백화점 건물 외벽에 구현되는 미디어 파사드를 보기 위해서다. 2023년의 경우 11월 9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미디어 파사드의 콘텐츠 러닝타임은 3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는 감동과 환상에 빠져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건물 외벽에 표출되는 이 영상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즈음에 사람들이 느끼는 아쉬움과 희망을 섬세하게 구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 선물, 가족, 사랑, 설렘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1.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2023년은 Chat 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년 11월 프로토타입으로 시작된 서비스가 2023년 초부터 세계적으로 폭발적 관심을 끌기 시작하여 IT 분야 모든 미디어가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지금도 뉴스의 주요 소재로 쓰고 있다. 처음에는 검색엔진 대체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번역, 글쓰기, 이미지 생성, 작곡, 프로그램 코딩 등 일상적인 업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어 금융 서비스, 의료 및 생명 과학, 자동차 및 제조, 미디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구약성서 창세기에 의하면 바벨탑 이전에는 모두 하나의 언어를 쓰고 있었다. 소통이 자유로운 시대였다. 제약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그 자체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 신이 우려할 정도였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창세기 11장 6절) 동일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그들의 지혜와 파워를 동원해 도시를 세우기로 했다. 도시 안에 탑을 쌓고 탑 꼭대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전보(電報 telegram)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KT는 이달 15일부터 ‘115 전보’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138년 동안 통신 서비스를 해온 전보가 이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전보는 한때 가장 빠른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이었다. 1885년 서울과 인천 사이에 전신 시설이 개통되면서 도입된 전보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통신 수단이었다. 전화가 도입되기 전 유일한 통신 시스템이기도 했다. 전보는 전화가 도입된 이후에도 오랜 기간 일반 국민의 긴급한 통신 수단으로 그 역할을 다해왔다.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