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국민의힘이 심의를 촉구한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해 중징계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선방심의위는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한 추가 법정제재를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패널로 출연한 김준일 뉴스톱수석에디터는 “단언하건대 국민의힘이 1당이 될 가능성은 지금 지표로는 어떤 수를 써도 보이지 않는다” “거의 모든 데이터를 다 보고 있는데, 국민의힘이 1당이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민주당이 이번에는 무조건 과반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고 발언했다.

지난해 12월 1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해 12월 1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이튿날 국민의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특별위원회는 <선방위는 “민주당 과반 돼야” MBC 라디오 신속심의해야> 성명에서 “극히 친민주당 성향의 인사들을 마치 중립적인 정치평론가처럼 포장시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선방심의위는 조속하고 엄정한 심의에 착수해 MBC의 ‘선거공작 방송’에 응분의 조치를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진술을 진행했다. 이날 MBC 측 의견진술자는 “송구하다”면서 “김준일 에디터의 발언은 저희가 의도하지 않았고, 진행자의 질문 의도와도 맞지 않았다. 돌발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당시 제작진도 수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돌발적인 발언이라고 하는데, 진행자가 그 발언을 확대 과장했다”며 “진행자가 김준일 에디터가 자신의 기호에 맞는 발언을 하니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이 프로그램 말고도 여러 건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는데, 사내 게이트키핑이 안 되나, MC가 사과를 해야 한다는 코치를 안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손 위원은 “처음이니까 강력한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했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누가 신장식 이분을 진행자로 맡겼냐”며 “신장식 씨는 TBS에서도 편파방송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었다. 당시 방통심의위로부터 25건의 제재를 받았다. 이분이 MBC로 넘어와서도 계속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은 “MBC에 와서도 이분이 동일하게 (편파방송을)하고 있는데, 그러면 돌발적 발언이 아니고, 구조적으로 문제를 방치한 것이다. 이런 분을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하나”라고 말했다.

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심의위 (왼쪽부터) 박애성 위원, 최철호 위원, 심재흔 위원, 손형기 위원, 최창근 부위원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백선기 위원장, 권재홍 위원, 임정열 위원, 이미나 위원, 이현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사진=방통심의위)

백선기 위원장(방통심의위 추천)은 “선거방송에 있어서 조롱, 막말 이런 것을 끊임없이 생성하는 패널을 왜 출연시키는지 이 프로그램에 있어 정점에 있는 지적이라고 본다”며 “구조적인 문제라는 생각이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심재흔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지난 대선·총선 선방심의위원회에서 법정제재가 2건과 3건에 불과했다면서 “지금 회의 첫날 법정제재를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생각이다.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 위원은 “지금 이런 페이스대로 가혹한 징계를 한다면 엄청난 징계가 쌓일 것이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심 위원은 행정지도 의견을 냈다. 

결국 선방심의위원 9인 중 5인의 의견대로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가 결정됐다. 법정제재는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심사’ 감점 사항으로 중징계다.

선방심의위는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지난해 12월 27일, 20일~26일 방송분)에 대해 법정제재를 예고했다. 이날 12건의 심의 안건 중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해서만 법정제재가 예고됐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12월 27일 방송분)은 출연자가 여당의 분열 가능성을 부각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사에 대해 비판하는 등 여권을 일방적으로 비판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선방심의위는 27일 방송에 대해 ‘진행자가 비아냥거린다’ ‘문제적 패널을 반복적으로 출연시킨다’고 비판했다. 

좌파 패널이 현저하게 많이 출연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20일~26일 방송분에 대해 백선기 위원장은 “프로그램 자체가 편성에 있어 굉장히 편향적이고, 패널들이 희화화하고 조롱한다”고 말했다. 최철호·권재홍·손형기 위원도 패널불균형이 심하다면서 법정제재 의견을 냈다. 이들 방송분에 대해 선방심의위는 다수 의견으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법정제재를 내리기 위해선 ‘제작진 의견진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12월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해 12월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국민의힘이 민원을 넣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지난해 12월 25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권고가 의결됐다. 위원들의 의견이 행정지도로 모아지자 백선기 위원장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 뉴스 논평 코너에서 진행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적합도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한동훈의 폭발력도 없다”고 논평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차범위 내의 여론조사 결과에 우열을 가려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깎아내렸다’며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넣었다고 밝혔다. 

선방심의위원들의 의견이 법정제재 4인, 행정지도 4인, 문제없음 1인으로 갈려 의결이 불가능해지자 백 위원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이 비교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제가 갖고 있는 통계 지식으로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진행자의 해석이 정확하지 않아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법정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재흔 위원이 행정지도로 의견을 바꿔 의결이 가능해지자 백 위원장은 “노파심에 말씀드리는데, ‘문제없음’ 의견이 타당하다던 심 위원이 특정 견해 쪽으로 캐스팅 보트가 되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 안건은 룰에 의해 행정지도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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