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TV조선 출신 손형기 선거방송심의위원이 프로그램 심의에 나서 TV조선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했다. 손 위원은 TV조선 보도본부 시사제작에디터 출신이다. TV조선 시청자위원 출신 위원은 TV조선 심의를 기피했다.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 9인 중 3인이 TV조선 관계자 출신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선방심의위는 TV조선 <박정훈의 정치다>(지난해 12월 28일 방송분)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TV조선 <박정훈의 정치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2030 지지율이 1년 만에 크게 상승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를 앞섰다고 보도했다.

한국갤럽의 2022년 9월 1주차, 2023년 12월 1주차 여론조사 결과 중 ‘18~29세’, ‘30대’ 연령별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2022년 9월 1주차 조사에서 ‘2030'의 한 장관(18~29세 2%, 30대 3%) 지지율은 5%였으나 2023년 12월 1주차에서는 18%(18~29세 6%, 30대 12%)로 올랐다고 보도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TV조선' 박정훈의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현재 문제가 된 인포그래픽은 교체됐다. 
지난해 12월  TV조선' 박정훈의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현재 문제가 된 인포그래픽은 교체됐다. 

심의를 앞두고 권재홍 위원(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과 이미나 위원(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은 TV조선 관련 이력이 있어 심의를 회피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은 TV조선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미나 위원의 TV조선 관련 이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들 위원은 지난 선방심의위에서도 TV조선 심의를 회피했다. 

선방심의위 사무처는 ‘TV조선의 추가 조치가 있었나’라는 위원 질의에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TV조선 추천 손형기 위원이 나서 “전날 다시보기를 봤는데, 이 (인포)그래픽이 없어지고 한동훈 이준석 바스트 샷으로 그래픽을 덮어놓은 것을 확인했다”며 “제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겠으나 제작팀이 통계를 활용한 보도에서 조사 대상을 임의로 가공했을 때 결과적으로 통계 오류가 생긴다는 점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잘못됐지만 삭제된 부분을 감안해 의견제시”라고 덧붙였다. 손 위원은 지난 21일 열린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 대해서도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반면 백선기 위원장(방통심의위 추천)은 법정제재 의견을 개진했다. 백 위원장은 “(TV조선이)20대와 30대를 자의적으로 뽑아 단순 비교하는 상당히 무모한 도전을 했다”며 “대단히 위험한 작업 중에 하나다. 방송사들이 통계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방심의위원 다수가 행정지도 의견을 내 <박정훈의 정치다>에 대해 행정지도 의견제시가 의결됐다. 

손 위원은 ‘여론조사’와 관련된 내용으로 안건으로 상정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지난해 12월 25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법정제재를 주장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는 뉴스 논평 코너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적합도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한동훈의 폭발력도 없다”고 논평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해당 프로그램을 두고 ‘오차범위 내의 여론조사 결과에 우열을 가려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깎아내렸다’며 민원을 넣었다고 밝혔다.

손 위원은 “형평성, 공평성, 공정성, 균형성 이런 것은 추호도 찾아볼 수 없다”며 “어떻게 보면 진행자가 야당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계속 정부, 여당,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해 비아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여론조사 얘기까지 나왔는데, 이 프로그램만은 법정제재가 의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다수 의견으로 행정지도 ‘권고’가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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