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김홍일)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YTN 구성원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언론노조 YTN지부)는 원고 적격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YTN 우리사주조합은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손해 우려를 인정받지 못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YTN 사영화에 따른 국민 피해와 날치기 심사의 위법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정중)는 언론노조 YTN지부와 YTN 우리사주조합이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은 부당하다'며 낸 집행정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신청인의 주장과 제출된 소명자료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신청인의 신청은 부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재판부는 YTN 우리사주조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7일 유진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의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YTN 사영화는 특혜 매각 의혹, 부실·졸속 심사 논란 속에 진행됐다. YTN 공기업 지분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애초 한전 KDN(21.4%)의 지분을 단독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가 돌연 한국마사회(9.5%)의 지분을 합쳐 '통매각'(공동매각)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뒤바꿨다. 신문사와 대기업은 보도전문채널 지분을 30% 넘게 소유할 수 없도록 정한 방송법 규정으로 잠재적 매수자의 참여를 막았다는 의구심, 다시 말해 특정 기업에게 지분을 넘기려 한다는 의혹이 커졌다.
방통위의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심사 과정은 '속도전'이었다. 기본심사계획은 하루 만에 세워졌고, 심사는 2주 만에 끝났다. 전례를 보면 기본심사계획을 의결하는 데에만 1~3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으로 운영되는 '2인 체제' 방통위의 의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20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권태선 이사장 후임 이사의 임명 효력 정지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방통위의 '2인 체제' 의결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행 방통위법에서 정한 대로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방통위가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게 적법하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항고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불과 10여 줄에 불과한 결정문에는 기형적 ‘2인 체제 방통위’와 ‘날치기 심사’의 위법성 등에 대한 판단이 전혀 없다"며 "즉시 항고해 서울고등법원에 집행정지의 시급함을 피력하고 인용을 받아내겠다. 또한, 본안 소송에서도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끝까지 묻겠다"고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유진그룹의 부적격성은 이미 차고 넘친다. 권력을 등에 업은 유진그룹은 '이명박근혜 정권' 부역자들을 되살려냈다"며 "낯뜨거운 권력 비호는 절대 YTN에서 방송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공정방송제도"라고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배석규 전 YTN 사장을 유진이엔티의 사외이사로, 김백 전 YTN 상무를 YTN 사내이사로 내정한 상태다. 배 전 사장은 YTN에서 보도국장 '추천제'를 '임명제'로 변경하고, '돌발영상'과 '공정방송위원회'를 사실상 폐지한 인물로 꼽힌다. 김 전 상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YTN에서 마케팅국장, 경영기획실장, 보도국장, 상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YTN 낙하산 사장' 논란 당시 반대 투쟁에 나선 기자들을 해고·징계하는 데 앞장섰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사장추천위원회, 보도국장임면동의제, 공정방송위원회 등 단체협약으로 보장된 제도를 유진그룹이 형해화하고 있다며 "싸움의 방향은 더욱 선명해졌다.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낙하산’이 ‘윤비어천가’ 부른다면, 우리는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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