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최근 인수 잔금을 완납한 YTN 최대주주 유진그룹이 사장 교체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YTN 해직 사태’를 주도한 김백 전 총괄상무가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괄상무는 보수언론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이사장을 지냈다.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장은 14일 유튜브채널 오마이TV <언론아싸>에서 “유진그룹이 YTN 사내, 사외이사 6명을 바꾸겠다고 통보했다”면서 “사실상 사장을 지명한 거나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사장으로 지명된 사람은 김백이라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유진그룹은 다음 달 29일 예정된 YTN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과반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이사로 김백 전 YTN 총괄상무, 김원배 전 YTN 국장, 사외이사로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이연주 연세대 창의공학연구원 부원장, 김진구 유진그룹 부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고 지부장은 “사장을 해임시키기 위해서는 2/3 이상의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해서 절차가 복잡하다”며 “그래서 사내이사를 김백 씨로 지명한 다음 사장으로 임명하고, 현 사장은 그냥 사내이사로 두는 식의 꼼수를 부릴 것 같다. 결국 사장을 바꾸고 보도를 주무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지부장은 “사실상 상무로 지명된 분은 김원배 씨”라고 덧붙였다.
고 지부장은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집행정지 가처분을 거론하며 “(유진그룹은) 잔금도 입금했고, 대표 이사까지 새로 선임하고 여러 가지 경영권 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이걸 원점으로 되돌리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이렇게 주장하려는 속셈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백 전 총괄상무는 이명박 정부 당시 YTN 해직 사태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전 총괄상무는 YTN 인사위원회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였던 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 등 기자 6명의 해직을 결정할 당시 인사위원이었다. 김 전 총괄상무는 지난 2017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언론장악 부역 언론인 50인’에 류희림 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함께 이름이 올랐다.
김 전 총괄상무는 최근까지 보수언론단체 공언련의 이사장을 지냈다. 공언련은 지난달 권재홍 전 MBC 부사장을 2기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공언련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팩트체크’ 명목으로 3100만 원의 예산을 직접 지원받았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KBS·TBS·MBC·YTN 등의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간했다.
공언련과 바른언론시민행동은 지난해 5월 ‘30대 가짜뉴스’를 선정하기도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날리면 보도' '청담동 술자리 의혹 보도' '일본 오염수에 한국은 뒷짐 보도' '김진태 강원도지사 산불 때 골프 보도' 등이 포함됐다. 현재 공언련은 MBC의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보고서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김 전 총괄상무는 지난해 KBS 경영평가 위원을 활동하면서 공언련의 자료를 경영평가보고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KBS 이사회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여권 성향 KBS 이사들은 ‘경영평가 조작’이라고 주장했고, 방통위는 이 사안을 당시 남영진 KBS 이사장의 해임 근거로 삼았다.
YTN 상무 내정자로 알려진 김원배 전 국장은 지난 2014년 미국 특파원 시절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박 대통령이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한국도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고 잘못 보도해 큰 논란이 일었다. 당시 YTN은 해당 기자가 영문 기사 원문을 잘못 해석했다며 사과방송까지 했다.
한편 공언련의 활동 영역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 확장됐다. 지난해 방통심의위는 한국YWCA연합회, 여성민우회 등이 추천해 왔던 시민단체 몫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추천을 공언련에 맡겼다. 공언련은 권재홍 전 부사장을 추천했다. 또 국민의힘 추천으로 최철호 전 공언련 대표가 선방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선방심의위에서 MBC에 중징계 의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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