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부터 김홍열 박사의 [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를 매주 정기적으로 게재합니다. 정보사회학을 전공한 김홍열 박사는 성공회대에서 정보사회학, 과학기술의 사회학을 강의했고 현재 미래학회 편집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정보사회 관련 여러 편의 저서들과 논문들이 있으며 오마이뉴스에 ‘갈등의 정보사회학’, 아주경제에 ‘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 라는 기명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미리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모습을 조금 더친절하게 보여줍니다. [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에서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새롭게 나타나는 사회 현상과 그 이면에 있는 깊은 흐름에 대해 통찰력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Open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ChatGPT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2년 11월 프로토타입으로 시작된 이 서비스는 여러 지식 분야에서 정교한 답변으로 전문가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보의 정확성 등 일부 개선할 사항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현재 상태로도 이미 높은 수준과 AI의 장기적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들은 ChatGPT가 질문에 대한 이해, 답변 등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고 인간지능에 비해 그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ChatGPT)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ChatGPT)

AI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거나 이전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 사람들의 최종 질문은 하나로 모아진다.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을 대체할 수 있을까. 또는 추월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던지면 전문가들마다 다양한 답변을 내놓는다. 대부분의 답변들이 논리적 설득력이 있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이제 이 중요한 질문을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챗봇 ChatGPT에게 물어보자. 우선 AI와 인간의 지능이 다른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봤다. 

질문1) AI와 인간의 지능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답1)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인간의 지능은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AI는 인간의 지능과 비교할 때 일부 특정 영역에서 인간보다 우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각과 직관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처리하기 어려운 수학적 연산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는 지금까지 인간의 인지, 의사결정, 창의적 사고 등 인간의 인지능력과 같은 분야에서 인간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AI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기 어렵고, 인간과 같은 사회적 관계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AI와 인간의 지능은 상당히 다릅니다. 

 

AI와 인간의 지능 차이를 현재의 관점에서 깔끔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 이 답변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지금까지’ 다. 지금까지는 분명 인간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은 분명해진다. 

질문2) 지금까지는 AI가 인간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가능할까요? 

답2) AI가 인간의 인지능력과 같은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가 인간과 같은 인지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인간과 같은 인지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인간과 같은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는 인간과 같은 생명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과 같은 인지능력을 가지게 될지 여부는 지금까지 알려진 지식으로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 답변에서 AI는 지금 시점에서는 미래 AI가 인간지능과 같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고 어느 특정 의견이 주류의견으로 수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서 나온 답변이다. AI와 인간지능의 중요한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AI는 저장된 데이터에 기초하여 답변을 작성하게끔 프로그램화되어 있지만, 인간의 지능은 데이터 외에 호모사피엔스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솔루션을 제안한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이 차이는 인간만이 갖고 있는 생명에서 출발한다.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물인 호모사피엔스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행동했고 이런 생존본능이 DNA를 통해 유전되어 왔다. AI에게는 없는 생존본능이라는 메커니즘은 이성과 감성, 개인과 공동체, 존재와 존재 이후 모두를 관통하는 호모사피엔스 고유의 특성이다. 

이미지 출처=Pixabay.com
이미지 출처=Pixabay.com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 동해안으로 해돋이를 보러 떠난다. 수평선 너머에서 올라오는 붉은빛의 장엄한 일출을 보면서 소원을 빌고 다시 희망을 갖는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해는 동해 저 먼바다에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1년 주기로 공전하면서 하루 단위로 자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낮과 밤이 교대로 나타나고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돌면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해 일출과 지동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두 개의 ‘사실’을 우리는 별다른 문제없이 수용하고 있다. 시공간에 대한 호모사피엔스의 이해는 이처럼 과학적이며 동시에 감성적이다. AI는 인간과 달리 시공간을 단지 수학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AI에게는 해가 동해 먼바다에서 떠오르지 않는다. 

지능은 호모사피엔스 생존 메커니즘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일 뿐이다. 인간에게는 지능 외에도 생존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내재되어 있다. 오랜 진화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 이전까지는 AI가 인간지능을 대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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