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6일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한다는 [단독] 보도가 조선·중앙·동아일보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의 고단했던 '성장 스토리'가 [단독] 보도의 주된 소재다. 실제 윤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방통위원장 후보에 지명했다.  

이 같은 보도는 김 위원장의 성장 배경이 알려진다면 비판 여론이 바뀔 수 있다는 여권의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BBK 정치검사'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해 방송 장악을 이어나가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0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6일 새벽 3시경 조선일보는 <[단독] 방통위원장에 김홍일 오늘 지명… 안보실장 이용준, 산업 안덕근 유력>, 동아일보는 <[단독]尹, 신임 방통위원장 김홍일 오늘 발표>를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특수통 검사 출신의 김 권익위원장을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6일 지명한다는 내용이다. 동아일보는 "민주당 탄핵 추진으로 자진 사퇴해 1일 면직안이 재가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후임 후보자로 김 위원장을 지명하면서 방송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윤 대통령이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과 김 위원장을 두고 고심하다 김 위원장을 6일 지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며 "방송 개혁 추진과 정책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지명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검찰 출신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 부위원장이 고사를 한 상황"이라며 "어려운 성장 배경 속에 자수성가한 김 위원장의 성장 스토리를 알게 되면 여론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6일 새벽 5시경 <[단독] 尹, 김홍일 방통위원장 오늘 지명…"하루도 비울 수 없다">를 보도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방통위는 하루도 비워둘 수 없는 기관이라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방통위가 곧 있을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하지 못하면 '무허가 불법방송'이 된다는 등의 이유로 방통위원장 인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내 방통위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여야로부터 방통위원을 추천받아 임명하면 방통위가 식물부처화 될 일은 없다. 현행법상 재허가·재승인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최장 1년동안 불법방송이 될 일은 없다. (관련기사▶KBS '식물 방통위-불법방송' 보도 팩트체크)

중앙일보는 "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2011년 대검 중수 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상사였던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로 알려져 있다"며 "윤 대통령과 신뢰가 두텁고 추진력도 있으며, 권익위원장 임명 전 검증을 받아 바로 인선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권익위원장은 방통위원장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 대상이 아니다. 

중앙일보는 "김 위원장은 법조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56년 충남 예산에서 2남 2녀 중 맏이로 태어난 그는 어머니를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고등학교 2학년 때 여의었다"며 "18살에 집안의 가장이 된 것이다.(중략)1972년 예산고를 졸업한 후 동생들을 부양하며 학비를 마련하다가 1975년에서야 장학생으로 충남대 법대에 입학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김 위원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세 동생을 제가 맡게 됐다. 그때는 왜 그렇게 추웠는지 모르겠다”며 “동지섣달 대밭을 울리며 불어대는 찬바람을 견디면서 살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공명정대함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법률 전문가로서 균형감을 갖고 방통위 업무에도 임할 것"이라는 한 법조인 발언을 전했다.   

TV조선은 6일 오전 8시 35분 <[단독] 尹대통령 "섞박지만 보면 떠오르는 선배"…새 방통위원장에 김홍일 곧 지명> 보도에서 윤 대통령이 언젠가 가까운 인사들과 설렁탕 집을 찾았을 때 "설렁탕 집에 가면 나오는 섞박지를 보면 떠오르는 귀한 선배가 있다. 바로 김홍일 선배"라며 "부모님을 일찍 여읜 김 선배가 세 동생을 직접 키우면서 섞박지를 그렇게 많이 만들어 반찬으로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 돈이 없어 고추가루 대신 무에 소금으로만 간을 했다더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TV조선 12월 6일 단독보도 갈무리 (네이버 뉴스)

민주당은 "방통위원장에 BBK 검사를 임명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5일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 BBK 의혹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했던 정치검사"라며 "이동관 전 위원장에 이어 방통위원장에 정치검사를 임명하겠다는 것은 방송장악 시즌2를 속행하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더욱이 김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고작 다섯 달밖에 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방송이나 통신 정책에 전혀 전문성이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방송, 통신에 어떤 전문성도 없는 김 위원장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한다면 이는 결국 대통령의 보은성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며 "김 위원장은 과거 BBK 의혹 수사 책임자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인물이다. 검사로서도 수사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의심받았는데 하물며 공영방송 정상화 기대는 가당치도 않다"고 했다. 

김홍일 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을 역임한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에게 불거진 자동차 부품업체 DAS 실소유 의혹,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 BBK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을 수사했으나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봐주기 수사' 비판이 일었지만 김 위원장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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