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거대 플랫폼 기업, 포털 사업자 등이 독점하고 있는 뉴스 알고리즘의 기술적 대안으로 제3 기업의 미들웨어가 거론됐다. 플랫폼 사업자가 운영하는 플랫폼에 제 3기업의 알고리즘 미들웨어를 동시에 제공해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내용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일  플랫폼 기업들의 뉴스 유통 독과점 완화 방안으로 ‘미들웨어’(middleware)를 제안하는 <미디어정책리포트>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작성자는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원이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보고서는 “거대 플랫폼 기업은 수직 계열화된 다양한 서비스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통합 운용해 전체 디지털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크롬 브라우저, 구글 검색, 유튜브 등을 통해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알고리즘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어떤 정보를 우선적으로 추천할지, 뉴스와 소셜 콘텐츠 중 어떤 내용을 더 많이 노출시킬 것인지, 선거 시기 정치 광고를 어느정도 수준에서 허용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국내의 경우 포털이 자극적인 뉴스 혹은 특정 정파 뉴스를 우선적으로 추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구조는 디지털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플랫폼 기업의 개인맞춤형 알고리즘은 ‘필터버블(filterbubble)’을 양산할 우려가 제기된다. 보고서는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은 이용자 확보 및 상업적 이윤의 극대화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어 바람직하지 않은 정보에 대한 필터팅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용자는 플랫폼 기업의 맞춤형 알고리즘에 따라 특정 유형의 정보나 특정 정파 정보를 주로 소비하게 되며 이는 정치 극단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들웨어’를 제안했다. 미들웨어는 플랫폼에 저장된 정보나 콘텐츠가 인터페이스상에서 이용자에게 제공될 때 이를 중간에서 매개하는 소프트웨어다. 보고서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정보나 콘텐츠를 편집하거나 중계하는 양식이 잠재적으로 막대한 정치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 시행은 어렵다”며 “대안은 사적인 권력 간의 경쟁을 확대하여 서로 견제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들웨어 작동 개념도'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미들웨어 작동 개념도'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구글과 메타 등 거대 플랫폼 기업의 자연독점은 인정하면서 플랫폼과 이용자를 연결하는 미들웨어 영역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면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견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플랫폼 기업이 이용자에게 뉴스를 추천할 때 플랫폼 기업 자체 뉴스 알고리즘 외에 제3자의 미들웨어를 추가해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미들웨어는 팩트체크 서비스, 뉴스 기사 노출 결정, 우선순위, 연관 기사 추천, 허위정보 또는 기사형 광고 필터링 등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보고서는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은 팩트체크 기사보다 속보성 기사나 선정적 기사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지만, 미들웨어는 노출의 우선순위를 저널리즘 품질 중심으로 재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가 오히려 더욱 선정적인 기사를 노출하는 미들웨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오늘날 경험하고 있는 문제는 인터넷의 개방성 때문”이라며 “이용자들은 극단주의적 내용을 부추기는 미들웨어를 선호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했다. 또 다수의 미들웨어 개발 기업의 경우 소자본일 가능성이 높아 구조적으로 이들 기업이 거대 플랫폼 기업의 요구에 일정 부분 맞출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미들웨어는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뉴스 및 콘텐츠 편집 권한을 희석시키고 이용자에게 더 많은 선택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미들웨어의 현실적 타당성은 다각도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기술 실현 가능성, 수익 모델 개발, 법제적 타당성 검토, 콘텐츠에 대한 저널리즘적 품질 판단 등이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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