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노동조합(제1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제2노조)가 21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BS 지원 폐지 조례안 철회 및 이강택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노조는 TBS 문제 해결을 위한 ‘공영방송 특별위원회’를 서울시의회에 제안했으며, 기자회견 이후 김현기 시의회 의장과 관련 조례안을 발의한 최호정 시의원 등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날 이정환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노동조합(1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TBS 폐지 조례안은 언론사 운영을 불가능하게 하는 명백한 언론탄압이고, TBS 400명 구성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며 “혹시 TBS의 문을 닫아 서울시민의 정보 접근, 시정참여, 문화예술의 진흥을 막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TBS 양대노조가 21일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앞에서 'TBS 폐지조례안 철회 및 이강택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TBS 양대노조가 21일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앞에서 'TBS 폐지조례안 철회 및 이강택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이 위원장은 “아울러 이강택 대표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자세로 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위기를 만들었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또 이 대표는 TBS 조직과 구성원의 생존권을 지켜나가야 함에도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 살펴야 한다. 이미 이 대표의 불신·불통·무책임한 리더십은 조합원의 투표에 의해 심판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TBS 양대노조는 이강택 대표 퇴진 의견을 묻는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TBS 제1노조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 대표의 퇴진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그 결과 ‘대표사퇴’ 109표(78%), ‘다른 방안 모색’은 30표(22%)였다. 조합원 207명 중 139명이 투표해 투표율 67%를 기록했다.

제2노조는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을 묻는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조합원 92명 중 64명이 투표해 투표율 69.6%를 기록했다. 그 결과 62.5%가 ‘사퇴 요구와 함께 언론탄압 중심의 대외 투쟁’ 방안에 찬성했다. 양대노조의 투표결과를 종합하면 이강택 대 사퇴 찬성률은 제1노조 78%, 제2노조 62.5%이다. 그러나 양대노조 재적인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강택 대표 사퇴 여론은 49.8%(299명 중 149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TBS는 서울 지역의 유일한 지역 공영방송으로 오기까지 3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이것에 대한 평가는 없고, 하루아침에 의석수가 바뀌었다고 방송국을 폐지하겠다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 부위원장은 “조례안을 폐지하고 나서 시민의 요구를 어떻게 구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하자”며 “의회 내에 시민, 여야 시의원, 학계, 언론계가 참여하는 ‘공영방송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TBS가 아닌, 어떻게 하면 서울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방송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대해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정태천 언론노조 스카이라이프지부장은 “오세훈 서울시의회 TBS 폐지 조례안은 상상을 초월한 언론탄압의 시작이고, 400여 TBS 종사자들의 생존권과 서울시민의 소중한 주파수를 빼앗는 폭압”이라며 “유례가 없던 이번 TBS 고사 작전은 역사와 민족 앞에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1만 5천 언론노조인 모두가 연대하여 극렬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최장원 언론노조 방송자회사협의회 의장은 “TBS의 실질적인 돈줄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예산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라며 “이 나라 대통령이 그토록 신봉하는 대한민국 헌법의 21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 의장은 “TBS에 지금 필요한 것은 서울시와 구성원의 발전적인 협의다. 일방적인 해체 논의가 아니다”라면서 “이러한 미래발전적인 논의를 위해 이강택 대표는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그동안의 공과를 떠나 이미 서울시와 TBS 구성원 모두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대표가 그 자리에서 해줄 수 있는 역할이 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영수 서울특별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우리는 교통방송 가족들의 권익과 생존을 지키기 위해 모였다”며 “오로지 대표의 사퇴만이 교통방송의 400여 구성원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된다. TBS가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정성 있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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