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김연아 선수가 첫 등교를 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들었습니다. 본관으로 총장님께 먼저 인사를 드리러 간다는 내용도 확인했습니다. ‘피겨 여왕이 학교에 오다니’ 하는 호기심에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 시각 저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지난 3년 간 계속된 징계의 굴레가 다시 시작되려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저는 2006년 4월 고려대에서 출교를 당했습니다. 그때부터 끝없는 징계의 굴레가 시작됐습니다. 2007년 10월 법원에서 출교무효판결이 나왔고 다음해 1월 출교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복학의 길이 열렸지만 상벌위원회는 저에게 퇴학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다시 퇴학효력정지가처
시작부터 말이 많았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4월3일, 앞으로 열리는 전체회의를 공개하고 서울과 지방에서 각각 네 차례씩 공청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매주 금요일에 개최하는 전체회의와는 별도로 5월6일 부산, 5월13일 광주, 5월20일 춘천, 5월27일 대전 등 네 곳에서 지역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디어 정책은 국민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나아가 한국사회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민주주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논의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루는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이러한 점에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는 지역공청회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 문제와 사이버 모욕죄 등에 대해서 다양
리스트가 횡행하는 시대는 그 자체로 불행하다. 드러난 사실보다 감춰진 진실에 더 집착하는 풍토는 기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건 정보의 만개, 세계 최고의 정보 유통망을 갖고 있다 뽐내는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다. 더군다나 진실의 은폐가 언론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말이다. 강희락 리스트를 까라.몇 주째 사회가 리스트 몸살을 앓고 있다. 박연차 리스트는 궁극까지 까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권력끼리 할퀴고 악다구니를 피는 폼새만 피곤하다. 검찰은 수사의 ‘속도’와 ‘방향’ 그리고 ‘범위’를 조절하고 있다. 수사 경과로 볼 때 결국, 종착점은 ‘노무현’일 수밖에 없다. 생각만하면 생각대로 될 일이 아니다. 아무리 막 돼먹은 정권이라도 금기는 있다. 아마도 난리법석이 일어날 테다. 검찰이 어디까지
‘사재기’는 일어나지 않았다. 반공이 국시였거나, 국시에 준하는 프레임으로 작동하던 시절에는 북한이 소리만 질러도 한국 사회는 독한 몸살을 앓았다. 모든 것이 까닭 없이 뒤로 회귀하는 하수상한 시절에 그 징그러운 촌스러움이 재현되지 않은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겸연쩍은 격려이지만, 무엇보다 방송의 공이 컸다. 물론, 일요일이었음이 감안되어야 하겠지만, 오랜만에 역할을 했다. 물론, ‘로켓’ 발사의 스펙터클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다소간의 오버가 있긴 했지만, 나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된다. 어찌되었건, 예정대로 미확인 비행 물체는 궤도 밖으로 날아올랐다. 이제 평가와 분석이 지상의 몫으로 남았다. 남북문제의 특성상 극명한 이분법으로 나뉠 것이다. 아시다시피 정치적
금값이 뛴다는 언론보도가 종종 나온다. 금값이 언론의 관심을 끈다는 것은 정치적-경제적 으로 불안하다는 뜻과 통한다. 지난 20세기만 보더라도 1, 2차 세계대전, 대공황, 1, 2차 석유파동이 금값 폭등을 유발했고 Y2K가 대미를 장식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적 경제위기가 고조되면서 금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들어 1월 2일 1온스당 880.30달러였던 국제시세가 3월 27일 932달러로 뛰었다. 주요국가의 기준금리가 0%에 근접해 은행에 예금해봤자 손해다.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해 주식투자는 위험부담이 크다. 집도 마찬가지다. 선진 각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서 하이퍼플레이션(hyperflation)이 우려된다. 미국 FRB(연방준비은행)가 3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에 나서 물가상
유럽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만큼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유럽에서 세계 1, 2차 전쟁이 발발해 지구적인 살육과 파괴가 벌어졌다. 2차 대전이 끝난 이후에는 그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국가간의 밀접한 경제협력이 전쟁억지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제통합체인 EU(유럽연합)가 바로 그 중심점에 서있다. 오늘날 EU의 모태인 EEC(유럽경제협력)는 1958년 출범했다. 그 EEC는 시장통합을 목표로 1967년 EC(유럽공동체)로 탈바꿈했다. 그 EC는 1994년 회원국 15개국의 EU로 또 다시 거대한 변환점에 들어섰다. 단일통화 유로를 매개로 하는 경제통합에 이어 정치통합을 지향하는 것이다. 지금은 회원국을 전유럽 25개국으로 늘려 러시
이 글은 조선일보 4월1일치 오피니언면 ‘동서남북’ 란에 실린 이한우 사람들 팀장의 칼럼 의 플롯의 원형을 유지하며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 등을 대체해 쓴 것임을 밝힙니다. 칼럼은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현실 정세 인식이 ‘엄살’이고 ‘과장’이라며, 2008년 촛불이 좌파 언론인과 사회운동가들의 ‘양치기 소년’식 허위적 선동임을 다수 국민들이 깨달아 꺼져버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낱말 몇개만 바꿔 끼우면 이 칼럼이야 말로 허위적 선동임이 드러납니다. 조선일보는 고생이 많고, 칼럼 뒤집어 읽기는 여전히 차암~ 쉽습니다.
* 해직된 조승호 YTN 기자가 지난 3월 28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구속된 노종면 위원장을 생각하며 뛴 ‘전주 울트라 마라톤’(100km) 후기입니다. 원문은 YTN 노조 홈페이지(http://www.ytnmania.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오프닝: 출발선에 서기까지 >사실 100km를 뛰는 것보다 제게 더 어려웠던 것은 100km를 뛰겠다고 '마음먹은' 것입니다. 아는 형님의 "함께 뛰자"는 제의에 겁없이 덜컥 신청은 했지만, 2주전 처음으로 겨우 풀코스를 뛰어
당신에게 영국은 무엇인가? 셰익스피어, 비틀스, 여왕 혹은 신사의 나라, 모두 아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영국은 데이비드 베컴이다. 그렇다. 베컴은 곧 영국이다. 환상적인 재능, 더 환상적인 외모, 완전히 더 환상적인 로맨스까지. 게다가,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영국 국가대표팀 주장이었다. 베컴이 영국이라고 하는 국가의 ‘실체적 환상’이라는 데 더 긴 설명이 필요한가? 그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언젠가부터 영국의 상징, 재림한 ‘영웅’의 신화적 내러티브에 완벽히 끼워맞춰진 듯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데뷔 채 두 시즌을 맞기도 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상 가장 위대한 젊은 스타”가 되었다. 1997년 출간된 그의 전기에는 그 놀라운 두 시즌이 한 문장으로 요약되어 있다. “믿어지지 않는
‘OO없인 못살아~’ 혼자서는 못산다. 상생하자. 아름다운 광고가 TV를 통해 나온다. ‘아름다운 기업, 금호아시아나’의 광고다. 금호아시아나가 지난해 인수한 대한통운에는 요즘 아름답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대한통운 광주지사에서 1톤 탑차를 운전하는 택배기사 70여 명이 지난달 16일 집단 해고됐다. 이유는 이들이 소위 단체로 회사측과 ‘협의’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상생을 이야기하는 기업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지역민이기도 한 이들 노동자에게 이처럼 쉽게 해고통보를 할 수도 있다. 70여명 갑작스런 해고대한통운 광주지사는 세련되게 해고가 아닌 계약해지라고 했다. 택배기사들은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고가 아니
법원이 “공무원 전보발령도 노조와 단체교섭 대상”이라고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다.(오른쪽 경향신문 31일 11면)공공부문에서 임용권, 민간부문에서 인사권이 사용자의 고유한 권한이라는 기존의 관행을 뒤집는 판결이라 주목받았다. 재판부는 “공무원 교육, 시·군간 공무원 인사교류 징계 등은 소속 공무원들의 근무조건과 직접 관련된 사항으로 의무교섭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사권을 둘러싼 판례는 서로 엇갈린다. 이때 법원은 사용자의 인사재량권과 인사대상자인 노동자(공무원)의 현저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고려해 판단하는 게 정설이다. 간혹 우리 언론은 법원의 판결 이전에 행정부의 행정해석만으로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기사를 자주 쓴다. 지난주 24일 여러 일간지가 “공무원노조 단협 가운데 22%가 불법”
어떤 사람은 당위 속에서 희망의 불빛을 그려내고, 어떤 사람은 현실 속에서 우울한 어둠을 이야기한다. 사회 현상을 보고 글을 쓴다는 것은 대략 이 둘 중 하나로 귀결되곤 한다. 혹은 그렇게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독자들은 쉽게 양자택일하여 읽어내곤 한다. 그것은 의도치 않은 결과일 수도 있고, 반대로 전략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여기서 어느 것이 옳은가 하는 논란은 그다지 의미가 없어 보인다. 관점에 따라서 상대적이기 때문에? 절대 아니다. 우리는 그보다 좀 더 심화된 생각을 해야 하는데, 어떤 지점에서는 뜨거운 선동을 할 필요가 있고 또 어떤 지점에서는 차가운 비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비판을 통해 정세를 판단하고 거기에 뜨겁게 개입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3월 초에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로버트 카파, 2006)로버트 카파(Robert Capa, 1913~1954)라는 이름 앞에는 언제나 ‘전설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도 그럴 것이 카파의 삶은 그것 자체로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신화였다. 41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갔음에도, 책 앞날개를 빼곡하게 채운 카파의 연보(年譜)에는 죽는 날까지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전장을 쉼없이 누비며 자신의 시대를 카메라에 담은 한 위대한 저널리스트의 숨가쁜 인생역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1936년 스물셋의 젊은 나이에 스페인 내전에 뛰어든 이후 중일전쟁, 북아프리카 공략, 시칠리아 전투, 나폴리 해방, 이탈리아 반도 전투, 노르망디 상륙작전, 베를린 함락에 이르는 2차 세계대전은 물론 이후 중동
장사익 공연에 갔다. 소리꾼의 소리는 더 깊어졌고 나는 나이를 더 먹었다. 그래서 노래가 착착 감겨왔다. 감칠 맛이 났다. 그의 대표적인 곡 는 말할 것도 없겠고 같은 노래를 듣다가 나도 “오빠~” 소리치고 싶었다. 세상에나! 내가 의 깊은 서정에 몸부림치며 눈물이 그렁거리다니…. 스스로도 놀라 자빠질 일이었다. 그가 이번에 발표한 신곡 가운데 라는 노래가 유난히 가슴에 남았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다행이다, 싸구려라서내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지도 ‘연구’하지도 않았음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만약, 그랬다면 ‘앎’이 ‘삶’을 배반한 지금 이 순간의 오욕 앞에서 치가 떨려 감히 키보드를 두드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맞다. 그렇다. 분명, 차마 감당할 수 없어서일 테다. 수를 헤아리기 힘든 신문방송 ‘전공’, ‘연구’자들이 지금, 이 순간을 애먼 침묵으로 삼키고 있는 이유는. 그 참을 수 없는 비감함 이해한다. 그리고 기꺼이 연대한다. 또한 심심한 위로도 전한다. 다만, 한 번 참기가 어렵지 그렇게 자주 참다보면 참는 것에도 인이 박혀 비위도 강해지고, 두루 마음도 평안해져, 뭐 한 몇 년간 세숫대야에 고여 있는 물 마냥, 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져, 눅눅한 비닐장판에 쩍
텔레비전을 보면서 슬쩍 잠이 들었던가 보다. 잠결에 귀로만 들리는 예능 프로그램을 두고, 어떤 프로그램인지 한참을 고민했다. 눈을 떠서 확인하기는 싫었고. , 아니면 ?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았다. 요즘 버라이어티는 출연하는 인물도, 그들의 말도 모두 비슷비슷하다. 사담(私談) 방송이라는 비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담을 넘어 다 똑같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방송의 획일화다. 리얼리티 역시 마찬가지다. , , 등은 얼핏 구분하기 힘들다. 프로그램 포맷에서부터 캐릭터까지 점점 더 닮아가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유재석이냐 강호동이냐 하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이 다 똑같다고 느
매니아는 언감생심이다. 열심히 CSI를 찾아보는 편도 못된다. 기본적으로 시리즈 외화물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진득하니 한 프로그램에 착종하기보단 채널 사이를 재빨리 오가면서 보고 넘기고를 반복한다. 1시간에 많게는 수십 적어도 서너 개의 프로그램을 보긴 했는데, 뭘 봤는지는 뒤섞이고, 결국 그래도 보긴 본, 뭐 대충 이런 형태의 TV 시청 습관을 갖고 있다. 그래도 주로 즐겨 보는 채널을 꼽자면, ESPN과 온게임넷 정도이다.CSI에 대한 자잘한 평가는 않겠다. 워낙에 유명한 시리즈이다. 명실상부 전문가라고 할, 그리섬의 직관과 새라의 직감을 두루 갖춘, 내공의 깊이를 알기 힘든 숱한 고수들이, 시리즈의 확실한 증거가 되어, 거의 실시간으로 현장을 지키며, 닥본사 이상의 어떤 행위들을 수행하고 있는
꽤 긴, 복잡한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실체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물론, 알 만하다는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그러나 알 수 없는 7명의 누군가들이 고발됐다. 이제, 리스트 속 ‘소문’들은 구체적 ‘법문’의 심판으로 넘어간 셈이다. 보도는 여전히 뜨겁고 무성하다. 실명을 감추고 실체를 쓰려다 보니 기술이 부족한 자들은 슬슬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모양새이다. 맞다. 이제는 결정해야 할 때다. 이미, ‘연예계에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언론계에 볼 만한 사람은 다 본’ 리스트이다. 쓸 것이냐, 말 것이냐. 유력인사와 파렴치범을 구분할 수 없는 ‘개와 늑대의 시간’도 길어봤자, 앞으로 며칠이다. 물론, 사람이 개와 늑대를 구분하는 유일한 방법은 어둠이 거치길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정보인권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분야는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통신 비밀의 보장은 프라이버시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중요성은 우리 헌법이 통신 비밀의 보호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데에서 잘 드러난다. 우리에게 휴대전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가까운 이들의 안부를 묻고 업무를 처리하고, 심지어는 은행 업무도 전화로 처리한다. 청소년들의 문자 사랑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난해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시절 문자를 통해 집회 참가를 촉구하고 집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었던 기억은 이제 휴대전화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없는가가 더 적절한 질문이 되게 하였다
움츠렸던 꽃망울이 기어이 참을 수 없는 설레임을 터뜨리고 바람은 벌써 한달음에 연두빛 포근함을 물씬 풍기고 있다.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들이 보여주는 뛰어난 경기력의 WBC도 흥미로운 이벤트지만, 노골적이고 배타적인 KIA타이거즈 팬의 입장으로서 혹시 우리 ‘석민얼힌이’나 ‘용큐’가 너무 열심히 하다가 다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물론 무실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석민얼힌이와 일본의 꽃미남에이스 다르빗슈(한국에 꽃범호가 있다면 일본엔 다르빗슈!)를 한 번의 안타와 도루로 침몰시킨 용큐의 활약에 흐뭇한 것은 사실이다. 몇몇 언론들에서 애국주의를 선동하지만 않는다면, 봉중근과 이치로의 대결 또한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 있었을 텐데 야구감상을 방해하는 잡음에 잠시 눈살을 찌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