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백종훈 칼럼] 대중교통이 열악한 라오스에서 오토바이는 요긴한 교통수단이다. 월 100달러도 못 버는 이들이 태반이라 모터사이클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행여나 남의 손을 탈세라 주차장에 애지중지 모셔둔다. 비포장 길 자욱한 먼지를 가르며 학교에 다다른 학생들은 틈만 나면 수돗가에서 애마를 씻는다.이태 전 개교했을 때는 학교 담이 허술했다. 드문드문 기둥을 세우고 철조망을 쳤을 뿐이었다. 도난우려가 끊이지 않아 부랴부랴 속 빈 시멘트 블록으로 벽을 쌓고 기숙사 주차장 지붕을 담장까지 이어 붙여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게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최근 미국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uture of life)'가 유명 인사 1280명의 서명을 받아 최첨단 AI 시스템 개발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에는 ChatGPT 및 GPT-4를 개발한 연구소 OpenAI를 공동 설립한 일론 머스크,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디퓨전 개발사인 스테빌리티 AI를 설립한 에마드 모스타크 CEO,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아마존, 구글, 메타 및 마이크로소프트의 엔지니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도 서명자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부자 감세’ 여론 형성에 앞장선 보수신문이 ‘전기‧가스 요금 딜레마’에 빠진 정부와 여당을 대신해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여론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지난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당정 협의 이후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안을 유보했다. 정부·여당은 그동안 한전‧가스공사 누적 적자가 심각해 요금의 단계적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당정이 전기‧가스 요금 인상 문제를 결론 내지 못한 것은 지난해 겨울 ‘난방비 폭탄’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부자 감세와 경기 둔화로 세수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대통령과 여야 정당의 지지율은 총선 때까지 이 상태로 유지될까? 알 수 없다. 질문을 바꿔보자. 구도가 바뀔 가능성은 없는 걸까? 여기엔 정해진 답이 있다.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총선이 1년 남은 시점이라 여러 언론에서 이후 전망을 하는데, 여의도 정치에서 1년은 조선왕조 600년에 비유될 정도의 기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지금 시기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정치 뉴스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선거가 코 앞에 닥쳐야 그동안의 과정을 돌아보며 자신의 정견을 정돈한다. 언론은 주간 지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4월, 꽃 피는 봄이다. 담장을 넘어 길게 늘어진 노란 개나리, 담장 너머의 흰 목련, 길을 따라 물든 연분홍 벚꽃 그리고 진달래, 조팝나무꽃이 줄지어 길에 피었다. 세상이 이토록 알록달록 아름다울 수 없다. 어디 한군데 빠짐없이 속속들이 봄, 봄이다.와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이번 봄은 유달리 형형색색이다. 어느 길이고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동네 입구부터 늘어선 벚꽃은 이미 만개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나무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빛 조각을 얇게 베어 나뭇가지에 붙여놓은 것처럼, 햇빛을
[미디어스=한상희 칼럼] 베트남에서 온 젊은 아내는 어린 아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그럴 수 없다고 난동을 부리며 폭행했다. 유명 로펌에서 베트남인 아내의 변론을 맡으며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었다. 주인공인 변호사는 사회적 비난과 언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폭력 남편을 변호하기로 마음먹는다.JTBC 주말드라마 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의 요약이다. 보통 이런 식의 이야기 구성에서 주인공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변호하며 폭력 남편과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에 일침을 가하는 것으로
2023년 1월부터 김홍열 박사의 [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를 매주 정기적으로 게재합니다. 정보사회학을 전공한 김홍열 박사는 성공회대에서 정보사회학, 과학기술의 사회학을 강의했고 현재 미래학회 편집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정보사회 관련 여러 편의 저서들과 논문들이 있으며 오마이뉴스에 ‘갈등의 정보사회학’, 아주경제에 ‘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 라는 기명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미리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모습을 조금 더친절하게 보여줍니다. [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롭게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들은, 물론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정치 경험이 없는 대통령이 뭔가 기성 정치와 다른 정치를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가졌을 것이다. 기성 정치가 우리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므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해법이 필요한 거 아니냐는 막연한 희망을 다들 가졌을 법하다. 그러나 이 정권의 행보는 새롭다기보다는 구태한 방식으로의 퇴행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가령 대구 서문시장 방문과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에 대해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언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부자 감세와 재정건전성 강화 정책이 결국 사회 안전망 구축 후퇴와 ‘복지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보수신문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각종 복지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공격하며 노골적으로 ‘복지 축소’를 위한 여론 형성에 나서고 있다. 또한 정부를 대신해 ‘유류세 인하 중단’ 등 부자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의 부담을 서민들에게 전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조선일보는 21일 사설 에서 “유류세를 되돌려 에너지값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보수언론과 정치세력은 자신들과 반대편에 있다고 여겨지는 정치세력을 ‘반헌법적’인 존재로 규정한다. 자신들은 ‘반헌법적’인 존재들과 대립하고 있으므로,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는 세력을 자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권을 이런 방식으로 공격하여 정권을 잡았다. 대한민국 헌법정신, 법치주의, 공정과 상식 등의 표현이 전부 이와 비슷한 용법으로 사용됐다.헌법 정신을 지키자는 것은 좋다. 그런데 살다보면 간단해 보이는 법 조항을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현실이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되는 때가 많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대여섯 살 무렵이었다. 동네가 발칵 뒤집혔던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네가 발칵 뒤집힐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다는 건 기억나는데 무엇 때문이었는지, 어떤 사건이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동네를 들썩이게 했던 사건은 너무도 금세 없었던 일처럼 꼬리를 감춰버렸기 때문이었다. 마치 골목에서 울려 퍼지던 뻥튀기 아저씨의 뻥이요, 처럼 뻥 같았다.고막이 찢어질 것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지고 난 후 언제 그랬냐는 듯 거짓말처럼 구수한 탄내만 남기고 조용히 사라져 버리는 뻥이요. 동네
[미디어스=명숙 칼럼] 곧 있으면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9주년이 된다. 세월은 흐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거리와 법정에서 유가족과 생존자들, 그리고 시민들은 얼마나 많이 싸웠는가. 기억하는 것만큼 법적 투쟁과 공론화가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느끼는 때다. 아무리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책임자들은 죄를 지우려고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국가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글을 쓰면서 책임자들이 그 흔적마저 교묘하게 지우려 하는 것을 보았다. 다름 아니라 필자가 기고한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이 정권 사람들은 전 정권을 향해 대북 대중 굴욕외교를 했다고 여러 차례 비판했고 정권이 바뀐 지 거의 1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잊을 만하면 그 얘기를 한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대 핵 포기 의사를 믿고 이념편향적인 순진한 외교 전략으로 일관하다 일을 그르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를 조건으로 놓고 보면 일리가 있다고 본다. 나름의 외교적 플랜B가 있었어야 했다.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뼈아프다.전 정권의 이러한 ‘실책’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선의에만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한국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민감한 나라이다. 식민지배를 당한 역사적 기억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그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강제동원 배상판결 문제의 정부 해법은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끝내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그런데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대멸종을 ‘대멸망’이라고 읽는다. 예언자가 아니어도 인류의 미래를 예언할 수 있다. 인류는 곧 멸망할 것처럼 보인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간이 지구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장난감처럼 쓰고 있다. 먹고, 마시고, 입고, 즐기고, 버리고, 망가뜨린다. 이미 지구 곳곳에서 대멸종의 징조를 보인다.대멸종은 대멸망과 끝이 맞닿아 있다. 대멸종이 시작되면 인류의 시계가 멈추게 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대멸종과 대멸망을 앞두고 있는 인류치고는 너무도 태연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윤석열 정부와 보수신문은 ‘깜깜이 조합비’라며 노동조합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몰고 있지만 실제로 노동조합은 조합비 사용에 대해 일반 기업의 공시 자료보다 훨씬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2월 7일 개최된 정기대의원회에서 2022년 결산보고서를 공개했다. 분량 67페이지의 결산보고서에 임차보증금과 일반회계·특별회계 등 총 자산 현황과 수입지출 내역이 자세하게 공개됐다. 민주노총은 결산보고서에서 일반회계 통장 잔액과 희생자구제기금, 전략조직기금, 직선제기금 등 각 기금별 통장번호와 잔액, 보유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