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박민 사장이 임명을 강행한 통합뉴스룸 국장 등 5개 국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 이 중 1명만 임명동의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통합뉴스룸 국장에 대한 반대는 90.7%에 달했다. 앞서 박민 사장은 임명동의제를 무력화하고 임명을 강행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7일 발표한 특보에서 자체 임명동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KBS본부는 “이번 투표는 방송법에 따라 마련한 KBS 편성규약을 지키고, 노사관계의 기본 약속인 단체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본부 특보 갈무리
KBS본부 특보 갈무리

KBS본부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개국 조합원(보도국 150명, 시사제작국 17명, 시사교양1국 55명, 시사교양2국 32명, 라디오제작국 29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임명동의제 통과 기준은 투표권자 과반수 투표, 투표자 과반수 찬성이다.

해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통합뉴스룸 소속 조합원 90.7%(136명)는 최재현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국장 임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9.3%(14명)에 불과했다. 박진현 시사제작국 국장에 대한 임명동의 여부를 물은 결과 시사제작국 조합원 52.9%(9명)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동의한다는 응답률은 47.1%(8명)다.

‘시사교양1국장으로 최성민을 임명하는데 동의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8.2%(48명)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의한다는 21.8%(12명)이다.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 임명에 동의한다는 응답률은 53%(17명), 동의하지 않는다는 46.9(15명)%다. 이상호 라디오센터국장 임명동의 투표 결과 동의하지 않는다는 79.3%(23명), 동의한다는 20.7%(6명)로 집계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임명동의제를 무시한 채 점령하듯 자리를 차지한 국장들에 대한 부정 여론이 두드러졌다”며 “이러한 경향은 특히 낙하산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많은 내홍을 겪고 있는 구역일수록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지난달 24일 KBS본관 앞에서 '임명동의 준수 촉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BS본부)
언론노조 KBS본부가 지난달 24일 KBS본관 앞에서 '임명동의 준수 촉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BS본부)

KBS본부는 부동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최재현 통합뉴스룸 국장을 두고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이미 내외부적으로 KBS 뉴스9이 ‘땡윤뉴스’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닌 오히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 국장에 임명 돼 더욱 반대가 극명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KBS본부는 구성원의 79%가 임명에 반대한 이상호 라디오센터국장에 대해서도 “일방적 프로그램 폐지, 진행자·패널 교체, 제작진에 대한 업무 배제 등 심대한 제작 자율성 침해로 인해 청취자들의 급격한 이탈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상호 국장은 현 상황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메일로 밝혔지만 많은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더 라이브’의 일방적인 편성 삭제 이후 폐지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내부적 비판이 쏟아졌던 시사교양 1국에서도 신임 최성민 국장의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80%에 달했다”고 말했다. 

KBS본부는 “공영노조 위원장 출신 이제원 제작본부장의 취임 이후 시사교양 1국을 중심으로 조금씩 제작자율성 침해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합원들은 최성민 신임 국장이 이러한 무도한 시도들을 막아낼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인물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민 사장이 이제원 청주총국장을 부임 한달 만에 제작본부장으로 임명해 막장 인사 논란이 일었다.

KBS본부는 “임명동의 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이 보여준 함의는 분명하다”며 “구성원들로부터 최소한의 신임도 못 받은 국장들이 어떻게 KBS의 주요 부서를 이끌어 갈 수 있나, 즉각 사퇴하고 낙하산 박민 사장은 이번 투표를 통해 나타난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겁게 받아들여 지금이라도 임명동의제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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