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N이 처음으로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를 실시한다. MBN 사측은 지난주 돌연 보도국장 인사를 내고 노조 측에 임명동의제 시행을 위한 규정 협의를 제안했다. 또한 자본금 불법충당 사건의 핵심인 류호길 대표이사가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이하 언론노조 MBN지부)에 따르면 MBN 노사는 임명동의제 시행규정을 마련했다. MBN 사측은 지난 1일 장광익 신임 보도국장을 지명했다. 직전 최은수 MBN 보도국장은 임기 3개월가량 남겨두고 사업본부장 이사대우로 자리를 옮겼다. MBN 노사는 지난 2020년 11월 보도국장 신임투표제(임명동의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최근까지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MBN 사측이 노조 측에 신임 보도국장에 대한 임명동의제를 제안했다고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20년 MBN 재승인 과정에서 '편성위원회 심의‧의결사항에 보도‧제작‧편성 분야 간부 임명 시 종사자 의견반영 제도 마련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권고사항을 부가한 바 있다. 

서울 중구 MBN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MBN 사옥 (사진=연합뉴스)

해당 규정 마련에 따라 오는 6일부터 3일 간 장광익 보도국장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 찬반 투표가 시행될 예정이다. MBN 보도국장 지명자는 보도국 재적 인원의 50% 이상이 반대할 경우 임명이 철회된다. 보도국장 지명자는 지명 후 7일 이내에 설명회·문건 등을 통해 보도 정책과 운영방침을 국원들에게 공표한다. 임명동의 투표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내려지는 경우 사측은 7일 이내로 다른 후보를 지명하게 된다. 이 경우에도 임명동의 절차가 진행된다. 

또한 류호길 대표이사 전무가 물러나 현재 MBN은 대표이사가 공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 전 대표는 자본금 불법충당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됐지만 자리를 지켜왔다. 류 전 대표는 현재 MBN 자회사인 스페이스 래빗 대표를 유지하고 있다. 이동원 상무이사가 전무이사로 승진하면서 차기 대표자리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MBN은 설립 과정에서 임직원 명의로 차명대출을 받아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본금 556억 원을 불법충당한 사실이 2019년 금융당국 조사로 확인됐다. 방통위를 속이고 2011년 최초 승인, 2014년·2017년 재승인을 받은 것이다. 방통위는 MBN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과 함께 7개 재승인 조건, 9개 권고사항을 부가했다. MBN은 영업정지 행정처분과 일부 재승인 조건이 부당하다며 방통위를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2월 서울행정법원은 MBN이 방통위로부터 받은 재승인 조건 중 일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에 MBN은 항소장을 제출했다. 

MBN이 법적 문제를 삼은 재승인 조건은 ▲영업정지 행정처분으로 MBN에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는 최대주주가 책임질 것 ▲대표이사는 방송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하고 공모제도를 시행할 것 ▲2020년 소각한 자기주식 금액 이상으로 자본금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제출할 것 등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세 조건 모두 적합한 행정처분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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