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금강산 살인 1년, 개성 억류 104일... 북의 적반하장’을, 문화일보는 ‘금강산 테러 1년, 개성인질 104일, 적반하장 북한’을 나란히 사설에 실었다. 제목도 논조도 흡사하다. 지난 10일 북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남측이 추후 열릴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이미 천명한 대로 결심 대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한 비판이다. 그런데 104일이 되었다는 ‘억류’ ‘인질’의 실체에 대해서는 의문의 꼬리가 남는다. 현대아산 직원 유씨가 북의 주장대로 단지 정치범일 뿐인지, 그래서 남북 대결의 또 다른 희생자로서 ‘인질’의 불행을 감내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풍문에 전해지는 것처럼 국경을 넘는 사랑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으로 긴장이 팽팽한 가운데, 뜻밖에 파병 연장 동의안이 여야의 등원 합의를 이끄는 계기가 됐다. 여야 지도부는 1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레바논 파병 연장 동의안과 예결위원장, 윤리위원장, 운영위원장 선출 안건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다른 안건을 상정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9일 국회 외통위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산회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29명의 외통위원 중 14명만이 참석했다. 민주당이 불참했지만 17명이나 되는 한나라당 의원도 5명이나 불참했기 때문이다. 2007년 7월 19일 레바논 남부 티르에 파병된 동명부대의 활동 기한이 이번 달로 만료된다. 오는 18일까지 파병연장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레바논 파병은 위헌이 되고, 동
대통령과 국정원이 나라 안팎에서 실시간으로 북한을 자극했다. 대통령은 ‘의혹이 일고 있다’고 했고, 국정원은 ‘추정된다’라고 했다. 국가의 원수와 정보기관이 동시에 다른 이슈를 두고 예측을 내놓은 건데, 파장이 만만치 않다. 북에 대한 얼마나 많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지, 그리고 다른 의제와 이슈에는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대통령의 권한 중 가장 막강한 것으로 의제설정권이란 게 있다.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권한이다. 국정조정권이나 긴급명령권 등 법률이 부여하는 권한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강력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 한마디가 그렇다. 내외신 할 것 없이 전파를 탔다. 의제 설정이란 게 반드시 사실관계를 동반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의혹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특정한 의제로의
“지금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의 해고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역사 앞에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법으로 인한 고통의 당사자는 비정규직 자신들이다.”“앞으로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들이 일자리를 잃고 나서야 이들의 신음소리를 들어줄 것인가.” 구구절절이 옳은 이야기, 누구의 목소리일까? 뜻밖에 공정언론시민연대, 기업법률포럼, 바른사회시민회의,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자유교육연합 등이 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비정규직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내용이다. 언감생심, 국회의원의 직무유기 고발이 초점이다. “비정규직법의 시행으로 해고 사태가 예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이를 방치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그래서 “지금이라도 비정규직의 생존을 위해 국회가
국책연구기관이 정부 용역에 대해 허위로 된 보고서를 작성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정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언론법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가 날조,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가 지적한 KISDI 통계 조작의 핵심은 2006년 GDP 규모를 부풀려 방송시장 규모를 축소한 점이다. 언론노조는 “KISDI는 우리나라의 ‘2006년 GDP 중 방송시장 비율’을 축소하기 위해 2006년 GDP를 8880억 달러에서 1조2949억 달러로 부풀렸다”며 “이를 근거로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이 선진국 평균인 0.75%에 못 미치는 0.68%로 축소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부풀린 GDP 수치를 바로 잡으
경향신문과의 이해관계로 치자면 ‘정기구독자’일 뿐이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배달된 경향신문을 읽는다. 경향신문은 정신을 멀쩡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만든다는 여론이 절대 우세다. 하지만 때에 따라 기대는 만큼 실망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7월 2일 시작한 기획 ‘분열하고 막힌 한국, 소통합시다’가 그렇다.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상당한 공력을 들여 준비한 기획으로 알고 있다. 11회차의 짜임새를 예고했다. 아직 3회차밖에 진행되지 않아 똑 부러지게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2회차와 3회차 콘텐츠가 주는 메시지는 실망스러움 그 자체다. 7월이다. 7월 초반인데, 대한민국을 들었다놨다 하는 쟁점으로 무얼 꼽을 수 있을까.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쌍용자동차 사
2008년 9월 17일 밤. 이병순 KBS 사장은 사원 95명을 전격 인사 발령했다. 인사 대상자 95명 중 KBS노조 집행부는 1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47명이 KBS사원행동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돼 보복성 인사 논란을 불렀다. 수신료 프로젝트팀의 최용수 PD는 부산에서 올라온 지 4년 만에 다시 부산총국으로 발령났다. 최용수 PD는 “예상은 했고 올 것이 왔지만 당혹스럽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공영방송 KBS 내부 구성원들의 의지를 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 오산이다. 내부가 더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부산으로 쫓기듯 내려갔다. 2008년 8월 16일, 이명박 대통령은 이동관 대변인, 청와대 출입 정치부 기자들과 청와대 뒷산에 올라 KBS 사장으로 김인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1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와 KBS 이사 후보자를 공모한 데 대해 미디어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8개항으로 된 공개질의서를 방통위에 전달했다. 2일 오후 1시 방통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디어행동은 8~9월로 예정된 공영방송사 이사 교체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이 담보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전국언론노조 이근행 MBC본부장은 “군사정권 하에서 지켜지던 룰들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최근의 분위기를 환기하고 “(MBC, KBS, EBS 등 교체될) 이사들이 사회적으로 신망과 존경을 받고 방송통신의 전문 식견을 갖춰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질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이근행 본부장은 “방통위
비정규직법을 개정하지 못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비정규직법 시행 2년이 되는 오늘, 일간신문들이 한결같이 뽑은 1면 헤드라인이다. 일간신문들, 정치권의 무책임 질타 중앙일보는 4~5면에 걸쳐 ‘참 무책임한 정치권, 예견된 대량해고 방치’ 기사에서 “비정규직 보호라는 뜻은 좋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고용 기간을 제한하면 기업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좋은 측면만 봤다. 하지만 2년이 끝나면 해고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에 눈을 감았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입법 당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상수씨는 “(입법 당시) 고용제한 기간과 관련해서는 정부에서 계속 3년을 주장했는데, 국회에서 2년으로 조정됐다. 안타까운 대목이다”라며 당시 비정규직법 고용 제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정규직법과 언론악법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제각기 자기 운명을 개척했을 뿐이다. 세상 일은 모른다. 6월이 되니 두 법이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이 들통 났다. 26일 한나라당 단독 국회가 열렸다. 열어놓고 보니 두 법은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두 법의 운명은 어디로 귀결될 것인가. 이르면 주말을 거쳐 29~30일에, 그렇지 않으면 7월 초 또는 회기인 7월25일까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출생 성분 다르나, 동시대에 같은 경험비정규직법은 노동자의 고용과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언론악법은 시청독자의 미디어 주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정규직법이 멀쩡한 사람의 몸을 공격하고, 언론악법은 역시 멀쩡한 사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