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여야 공천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의 시선은 비교적 일관적이다. 국민의힘은 별 잡음 없이 순항 중인데, 더불어민주당은 아수라장의 전조를 연상하게 한다. 한겨레 19일자 기사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관계자가 “이런 추세라면 120석도 못 건질 것이다”라고 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어디서 비롯된 차이인가?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는 여당의 경우에 적용 가능할 거 같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충돌 국면이 ‘매를 먼저 맞는’ 효과를 낳았다는 거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천 우려’를 명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민주주의 사회에서 통치의 기본은 통치 시스템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 이게 전제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물론 현실적 조건이 있기에 이러한 일이 100% 실시간 생중계처럼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소 융통성을 발휘하더라도 통치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이 점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가령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의 독일-덴마크 순방 취소는 어떤가?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WEF)이 발간한 연간리포트 ‘글로벌 위험보고서 2024’에는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가짜뉴스’가 올해 세계가 직면할 위험 요인 중 두 번째로 선정되었다. 첫 번째 위험 요인으로 선정된 사회적 양극화의 경우 계속 중요 글로벌 이슈였고 양극화 정도가 심화되고 있어 쉽게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되었는데도 중요 위험요인으로 선정되었다. 선정 이유는 올해 전 세계 47개 국에서 선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가짜뉴스가 유통되고
[미디어스=노창균 칼럼] 지난해 3월 16일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30′ 사업 추진 방향’을 발표한 이후 '글로컬대학' 사업에 신청한 학교는 108곳이나 되었다. 비수도권 14개 시·도 대학 중 정부 지원 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대학 65.1%가 지원을 했다. 약 3분의 2가 교육부 지원 사업에 신청을 한 것이다. 그만큼 지방대학의 생존이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부는 신청 대학 중 10곳을 선정했다. 10곳 중 4곳은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을 했고 나머지 6곳은 자체 혁신을 통해 생존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대학들이다.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나는 떡만둣국을 좋아한다. 고소한 국물에 졸깃한 떡도 좋지만 여러 가지 재료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큼직한 만두를 더 좋아했다. 어릴 때 떡만둣국을 먹을 수 있는 날은 정해져 있었다. 바로 설날.떡만둣국은 가래떡과 만두만 들어가는 단출한 음식이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떡만둣국을 먹기 위해서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이야 예쁘게 썰어놓은 떡을 떡집에서, 마트에서 사면 되지만 그때는 방앗간에 쌀을 가져가 가래떡을 뽑는 일부터 시작했다.물에 불린 쌀을 이고 지고 방앗간에 가면
[미디어스=고승우 칼럼] 윤석열 정부의 보도전문채널 YTN 사영화 조치는 한국 언론과 민주주의를 짓밟는 폭거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7일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는 유진그룹의 특수목적법인 유진이엔티가 신청한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현업단체는 “방통위가 '2인 체제'라는 기형적인 구조 속에 YTN 매각을 결정한 것은 명백한 불법으로 방통위가 방송 장악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서류만 있는 회사,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는 방송사를 소유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KBS의 대통령과의 특별대담은 예상대로였다. 대통령은 대부분의 정책 현안에 대해 구체성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고, KBS 측은 추가 질문을 되도록 자제했다. 고맙게도(?) 시청자가 지루해할 것을 배려한 것인지 대통령실 내부를 보여주거나 해외 정상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대목이 들어갔다. 편집이 여러 날 걸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선 유권자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답변이 나왔다. 대통령은 당시 관저가 아닌 사저에 거주하던 상황이라 검색대 등을 설치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호모사피엔스만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돼 오던 것들이 하나둘씩 인공지능에게 넘어가고 있다. 낮은 차원의 인간지능에 대해서는 이미 논란의 여지가 없고 추상적 사고, 예술적 심미안과 같은 높은 차원의 영역도 어느 정도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제 여기에 더해 또 하나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인간의 감정을 분석할 수 있다는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감정은 지능보다 더 인간적인 요소라고 생각되었다. 특정 감정이 표현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이 삶의 시간 동안 고유하게 겪은 경험이 몸과 표정
신문 사설은 특정 사안 또는 쟁점에 대해 독자들의 신념, 행동, 생각 등을 설득하기 위한 공적 담론이다. 언론사는 사설을 통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나 이념을 드러낸다. 소속 언론인들은 독자들에게 언론사의 이념을 전달하기 위해 과장적 표현, 은유, 예시 등과 같은 담화적 설득 전략을 구사한다. 일종의 언론사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신문 사설은 사회 구성원의 의식의 흐름과 행동 양식 등 사회의 의사소통 방식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담론 권력이라 규정할 수 있다. 그래서, '존중받는 노동과 신뢰받는 언론'을 지향하는 노동인권저널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술잔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다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언론의 해석은 크게 둘로 갈린다. 첫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공천을 둘러싼 예고된 갈등에서 용산 권력에 결국 밀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간 용산을 대변하는 친윤 인사들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를 요구해왔는데, ‘찐윤’ 인사들이 서울 강남 또는 영남권 등 편한 자리에 앞다퉈 공천을 신청한 상황까지 감안하면 결국 ‘윤심공천’이 현실화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다.둘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오히려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손준성 검사의 고발사주 관여 의혹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혐의에 유죄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 판단한 것은 고발장이 선거 전에 수사기관에 접수되지 않아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법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실체적으로는 진실의 얼개가 상당히 드러났다고 본다.이 사건은 어느 검사가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행위를 한 데서 그치는 게 아니다. 당시 검찰 상층부가 정치세력과 언론을 동원해 상상할 수 없는 정치공작에 준하는 일을 벌인
[미디어스=김춘효 칼럼] 한국 신문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북한 관련 보도를 통해 한반도 전쟁 위기설을 의제로 설정했다. 북 전원 위원회 전·후로 남북한 전쟁 말풍선 놀이를 넘어서더니, 올 1월 5일에는 서해에서 포 사격이 울리고, 1월 15일에는 동해로 미사일이 떨어졌다. 이름도 기괴한 무기 이름들이 지면을 연일 장식하고 있다. 한반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일까? 신문들의 한반도 위기설 보도는 누가 관여돼 있고, 최종적으로 누가 가장 큰 혜택을 볼까?언론과 국가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언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십여 년 전쯤 빅데이터가 한참 유행일 때 빅데이터에 대한 서로 다른 전망이 있었다. 하나는 빅데이터 미래에 대한 과도한 찬사였고 다른 하나는 빅테이터는 결국 테이터의 집합이라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론이었다. 한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례로 든 것 중 하나는 컴퓨터가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린아이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컴퓨터가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컴퓨터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었다. 이런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데이터의 축적과 데이터에
[미디어스=고승우 칼럼] 자본주의 체제 속의 대중매체는 제4부라고 불릴 정도로 그 역할이 중요하다. 대중매체가 역할을 제대로 할 경우 민주주의를 보호,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지만 그 역기능도 심각하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 대중매체가 ‘기레기’ 비판을 받는 이유는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이 국가적 지표로 보면 선진국으로 진입해 사회 여러 분야에서 민주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중매체가 평균치를 밑도는 것은 큰 문제다. 대중매체가 안고 있는 큰 병폐 중 하나는 출입처인 검찰 등 공공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희숙 전 의원이 서울 중구 성동갑에 출마 선언을 하자 언론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운동권 청산 공천’이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 마포을의 김경율 비대위원, 인천 계양을의 원희룡 전 장관 등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의 86세대 주요 인사와 맞붙기로 한 인사들이 ‘운동권 청산’이라는 하나의 맥락 안에 있다는 거다. 조선일보는 ‘한동훈표 킬러공천’이라고 썼다.유권자들도 그렇게 볼까? 각자 앞으로 하기 나름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지만, 이런 이들을 반드시 ‘운동권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좋은 날 되세요. 나는 문자를 보낼 때나 메일을 보낼 때 주로 마지막 문구로 ‘좋은 날 되세요’를 선택해서 보낸다. 상투적이지 않을까 고민하지만, 진심으로 오늘 하루만은 좋은 날이 되길 바라기 때문에 결국 좋은 날이 되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좋은 날 되세요’, 라는 문구는 ‘행복한 날 되세요’만큼이나 사무적인 인사로 많이 쓰이는 인사말이다. 사무 문자와 메일을 수도 없이 주고받는 사람 입장에선 ‘좋은 날 되세요’라는 말처럼 사무적인 인사말이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좋은 날 되세요’라는 문구가 참 좋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대통령과 여당 비대위원장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갈등을 벌이다 재난 현장에서 눈물짓는 상인들을 뒤로 하고 화해(?)를 한 이 시점, 온갖 평론가들과 언론의 평가는 ‘한동훈 1승’이라는 것에 가깝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이 문제에 있어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피해자에 가깝다. 이유 없이 두들겨 맞다가 주변의 만류에 위기를 모면한 것을 보통 ‘1승’이라고 하지 않는다. 승패는 신구권력이 의지를 갖고 충돌하는 것일 때 따질 수 있을 텐데, 이 문제의 본질은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본인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을 앞두고 한국 신문들의 기업 편들기가 사실 왜곡 수준을 넘어섰다. 이들은 허위 보도를 통한 ‘공포 마켓팅’에 나서며 기본적인 언론 윤리조차 포기했다는 비판에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제인총연합 등 경제단체들은 수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 사업장 폐업과 근로자 실직 등 많은 우려가 현실화 할 것”이라며 ‘유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처벌만이 능사는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이제 곧 대학 캠퍼스에 AI 교수님이 등장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교수 개인이 수업시간에 AI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학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AI를 수업에 이용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주인공은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ASU)다. ASU는 지난 7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로 선정된 곳이다. 명성에 걸맞게 ASU는 챗GPT 개발사인 OpenAI와 협력해 대학교육에서 챗GPT를 전면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용산 권력이 여당 비대위원장에 사퇴를 종용했다는 얘기가 점입가경이다. 이제 하다 하다 검사 출신들끼리 이런 식으로 싸우니 할 말을 잃게 된다. 양쪽 모두 총선을 앞두고 적전분열은 공멸이라 한 발씩 물러나는 모양새라지만, 시한폭탄 같은 느낌이다.‘약속대련’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약속대련이려면 모양새가 깔끔해야 한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용산이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을 하고, 대통령은 처음에 그것을 거부하다 나중에 수용하면서 “한동훈이 해냈다”는 식의 얘기가 되는 게 약속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