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고독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고독하지 않은 사람이다. ‘고독’은 가을 낙엽처럼 쓸쓸함을 전제로 한다. 곧 춥고 힘든 겨울이 온다는 암시다. 겨울을 잘 버티면 꽃피는 봄을 맞이하겠지만 꽃피는 봄을 보기 전에 고독사할 수 있다. 고독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은 고독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이다.‘고독’의 사전적 의미는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이다.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한 것을 즐기라는 말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영수회담’은 의제를 둘러싼 줄다리기로 진도가 나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의제와 일정을 논의할 양측의 실무회동은 대통령실 정무수석 교체 등으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대부분의 언론은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은 절충을 전제로 합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나머지 대목에 대해선 야당이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을 의제의 가짓수를 늘려가는 가운데, 이를 대통령실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채상병 특검에 이어 새롭게 거론되고 있는 것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지난 20일 미국 하원이 중국의 동영상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을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압도적 표차로 통과된 이 법안은 상원으로 송부돼 다음 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21st Century Peace through Strength Act)’라는 다소 비장한 이름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매각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22일 신문 1면의 풍경은 윤석열-이재명 회담을 앞둔 양쪽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선일보의 1면 머릿기사 제목은 이다. 한겨레는 이다. 두 기사 모두 회담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진 않지만, 회담이 총선 이후 양대 세력의 전망을 좌우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거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생각이다.조선일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이재명 대표와 통화한 이후 참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제 ‘정치하는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17일 TV조선 등을 통해 나오면서 집권세력은 혼란에 빠진 분위기다. 특히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이러한 인사를 검토한 사실을 부인하는 와중에 다른 일부 참모가 언론을 통해 검토 자체는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박영선-양정철 기용설은 적어도 대통령실 공식 라인에선 전혀 검토된 바 없는 게 사실인 것 같다.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무인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과 대면 서비스의 중간쯤 되는 새로운 형태의 고객 서비스가 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 기사에서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산산치킨에서 가상 직원(Virtual staff members)이 줌(Zoom)을 통해 고객에게 특정 음식을 추천하거나 주문을 받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언급된 가상 직원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졌고, PC 화면 위에서만 볼 수 있는 모션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사람들을 가리킨다. 신체는 다른 장소에 존재하면서 디지털 네트워크를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정권의 기록적 선거 패배를 두고 ‘사실상의 정치적 탄핵’이라는 평가가 언론에 등장한다. 물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애초에 ‘정치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헌법이나 법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는 법률적 요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 표현일 거다.어쨌든 이쯤 됐으면 정권 핵심부에서 ‘정치적 석고대죄’ 정도는 나와야 이후 국면을 순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그런데 사의를 밝힌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핵심 참모 등 자리에 새롭게 들어갈 인사라며 언급되는 이름들을 보면 과연 그럴 태세가 되어 있는지 의심스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초등학교에선 학기 초에 반장 선거를 한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라고 하여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반장 선거에 나서는 아이들은 모두 결의를 다지고 나온다. 저마다 학급과 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을 만들어 선거 활동을 한다. 반장 선거에서 공약이 중요하다는 것은 후보뿐 아니라 유권자인 반 아이들도 알고 있다.공약은 공식적인 약속이라는 뜻을 알고 있기에 후보는 나부터 지킬 수 있는 공약, 내가 지킬 수 있는 공약을 고심하며 만든다. ‘라떼’와는 아주 다르다. 그 옛날 ‘라떼’의 반장 선거는 인기 있는 친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유권자는 냉정했다. 여당은 윤석열 정권과 함께 심판당했다. 개헌선은 간신히 지켰지만 민심의 법정에선 정치적으로 탄핵당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범야권은 190에 육박하는 성과를 얻게 되었다.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숫자인데, 190석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잠시 나중으로 미루자.윤석열 정권은 왜 심판당했는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파탄적 국정운영 때문이다. 자의적 판단에 의존한 것 아닌가 싶은 무리수는 밀어 붙이면서, 남들의 지적은 듣지 않는다. 대통령이 아끼는 사람은 끝까지 감싸면서 아니다 싶은 대상은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얼마 전 AI 이용에 관한 두 개의 기사가 보도됐다. 하나는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그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져 유엔이 AI 개발과 규제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기사다. 국제사회가 유엔 총회 차원에서 AI 규제 관련 결의를 공식적으로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결의안은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지만, 향후 국제사회에서 AI 관련 규제나 거버넌스 구성을 논의할 때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의 내용 중 관심을 끄는 것은 국제법과 국내법을 준수해서 AI 사용할 것, 적절한 안전장치 없이
신문 사설은 특정 사안 또는 쟁점에 관해 독자들의 생각, 신념,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치거나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공적 담론이다. 언론사는 사설을 통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나 이념을 드러낸다. 소속 기자들과 논설위원들은 독자들에게 언론사의 입장이나 이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예시와 은유는 말할 것도 없고 때로는 과장도 서슴지 않는다. 일종의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다. 특히, 신문 사설은 사회 구성원의 의식의 흐름과 행동 양식 등 사회의 의사소통 방식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담론 권력의 핵심이라 규정할 수 있다. 신문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이번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31.28%, 예상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사전투표라는 제도가 정착되면서 사전투표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 여기에 이번에는 그간 사전투표에 대해 소극적이던 국민의힘도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이 두 가지 요인이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만들어 낸 거라고 볼 수 있다. 이 점에는 대다수 식자들의 견해가 일치한다.높은 사전투표율이 최종투표율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대해선 다르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최종투표율을 예고하는 것인지, 높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최종투표율을 견인하는 것인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사전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당은 투표율 제고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언론은 이번 선거의 경우 격전지가 50여 곳에 달한다고 진단한다. 양당도 대체적으로 이러한 진단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양당 지지층이 어느 정도로 결집하느냐에 따라 상당수 지역구 선거 결론이 한꺼번에 뒤집힐 수 있다는 거다.물론 온도 차는 있다. 동아일보의 4일 보도에 의하면 더불어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현재대로라면 지역구에서만 최소 151석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고 한다. 조국혁신당과 비례 의석을 나눠가지는 상황을 고려하더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봄과 함께 야구의 계절이 시작됐다. 금년에는 류현진의 국내 무대 복귀와 만년 꼴찌 한화의 파격적 7연승으로 개막 직후부터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이런 경기 내적 요인 말고도 올해 처음 도입된 새로운 시스템 또한 사람들의 주요한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관심의 주인공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Automatic Ball-Strike System), 일명 야구로봇심판이다. 로봇심판이 모든 구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이 새로운 시스템이 실제 경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1일 오전 11시로 예고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은 글을 쓰는 시점에선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의료 취약 지역 의사 부족분과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의료 수요 대응을 위해 의대 정원을 매년 2000명씩 늘리는 게 불가피하는 점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2000명’을 포기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이 신문의 예측인 셈이다.아무튼 대통령이 방향이야 어쨌든 대국민 담화 카드를 꺼낸 건 여론이 심상찮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거다. 국민 여론이 심상찮은 지는 꽤 됐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정신을 못 차리는 건지 달리 방법이 없는 건지 모르겠으나 국민의힘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인상이다. 전열정비를 하고 새로운 전략으로 치고 나가야 할 때인데 임기응변과 땜질식 처방으로 대응하는 인상만 주고 있다.선거를 코앞에 두고 국민의힘이 위기를 겪는 이유는 지지층 분열 때문이다. 지지층 분열은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이슈의 전면에 등장한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등의 문제가 쟁점화 되면서 용산과 여당 사이에 균열이 생겼고, 이게 일종의 지지층 내 책임론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거
[미디어스=김춘효 칼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이하, 선방심위)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한국 방송계를 뒤흔들고 있다. 선방심위는 ‘어떤’ 기관이고 ‘무슨’ 행동을 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일까? 그동안은 이렇게까지 시끄럽지 않았는데, ‘왜’ 지금 시끄러운 것인가?선방심위는 정부가 운영하는 한시적 법정기구로 공직선거법(제8조)와 방송법(제100조)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기구의 권한은 선거방송 내용을 심의·판정한 다음, 내용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행정지도’와 ‘법정제재’
[미디어스=김홍열 칼럼] 리걸테크 로톡과 8년 간의 싸움에서 패한 대한변호사협회가 두 번째 싸움을 시작했다. 첫 싸움 상대는 일반 기업이었지만 이번 상대는 법무법인이다. 구체적으로 법무법인이 만든 AI챗봇 서비스다. 대륙아주는 법무법인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무료 법률상담 챗봇 서비스인 ‘AI 대륙아주’를 20일 공식 출시했다. ‘AI 대륙아주’는 누구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대륙아주 홈페이지에 들어가 메뉴 상단에 있는 ‘AI 대륙아주’를 클릭하면 질문 창이 뜨고 여기에 질문을 하면 AI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의대 증원 갈등의 중재자로 떠올랐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을 하루 앞둔 24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를 만난 뒤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 등을 유연하게 해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한 것이다. 오전까지만 해도 강경기조를 유지하던 대통령실은 곧바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요청에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하라”,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달라”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지시한 것이다.이제 의료 공백 우려는 해결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봄날 햇살은 따사로웠다. 햇살 따사로운 날 지상에서의 소풍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무겁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비보를 전해 들은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나는 강연장에 있었다. 독립운동에 관한 강연을 듣기로 한 날이었다. 강사가 한반도 독립운동에 대해 열정적으로 강연을 이어가고 있을 때였다. 언니에게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고모부가 돌아가셨대.’나는 휴대 전화기를 꼭 쥐고 강연장을 빠져나왔다. 문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언니와 통화를 했다. 조금 전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고, 입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