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총선 영향’ 등을 이유로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을 지시한 이제원 KBS 제작1본부장이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하자는 노조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 21조를 근거로 “공방위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당신이 헌법 21조를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는가”라며 “KBS를 망칠 만큼 망쳤으니 그만 나가라”고 규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1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인사이트 불방의 건>을 포함한 5건의 안건을 3월 정례공방위에 다룰 것을 사측에 요청했다. 사측은 총선 준비 등 업무 급증을 이유로 정례공방위 연기를 요청하면서 ‘세월호 10주기’ 안건은 다룰 수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공방위 개최 요구’에 대한 회신 문건에 “정규방송의 기본계획, 세부지침 수립, 세부실시 내용과 방송시기에 관한 사항은 헌법 21조, 방송법과 위임규정에 따라 제작 책임자가 결정할 사항으로 공방위 안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적었다.
헌법 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가진다’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공방위 관련 사측 책임자는 이제원 본부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측은 지난달 27일 안건명에 ‘세월호 10주기’라는 용어가 포함된 것을 문제 삼아 노조의 TV편성위원회 개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KBS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TV편성위에서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송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고 설명했었다.
KBS본부는 “헌법 21조는 언론의 자유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조항인데,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를 총선 영향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어 제작을 중단시킨 이제원 당신이 헌법 21조를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냐”면서 “또 방송법에서 방송의 공적책임 조항이나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 신장해야 한다는 조항은 안 보이냐”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입만 열면 제작 책임자의 권한을 읊어 대면서, 제작진의 자율성과 권리를 짓밟는 데는 거리낌이 없는 이제원 씨 같은 사람은 공영방송의 제작 책임자로서 있을 자격이 없다. 이 정도면 KBS를 망칠 만큼 망쳤으니 그만 나가라”고 촉구했다.
KBS본부는 박민 사장을 향해 “조금이라도 애정을 가지고 경영하고 있다면 국민들로부터 공영방송을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이제원을 즉각 해임하라”며 “이제원을 그대로 둔다면 당신도 KBS를 망치는 공범이다. 공정방송을 해태하려는 낙하산 박민 체제 경영진의 행위들은 기록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데,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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