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공천 갈등이 이어지자 호남·당직자 몫 인사를 재배치했다. 그러나 친윤 이철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을 요구한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아 당정 관계가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정 갈등은 보수표 결집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민의미래는 20일 오후 10시께 재의결된 비례대표 추천 명단을 공개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이 당선권인 13번에 새로 배치됐다. 조 위원장은 국내 1호 여성 검사로 열린우리당과 국민의당, 민생당 등에서 4선 국회의원(16·17·18·20대)을 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사진=연합뉴스)

또 ‘아빠찬스’ 논란의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행정관은 13번에서 21번으로 밀렸으며, 골프접대 의혹이 불거져 낙마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 자리(17번)에 23번을 받았던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재배치됐다. 호남 출신과 당직자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철규 위원장이 당선권 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백현주 국악방송 사장, 이익선 전 KBS 기상캐스터, 유튜브 채널 ‘따따부따’의 민영삼 진행자, 유튜브 ‘내시십분’ 진행자인 개그맨 김영민 씨,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순봉 경향신문 기자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미래 공관위가 호남 몫 조배숙 전 의원과 당직자 몫 이달희 부지사를 배치했는데, (문제는)이철규 의원(위원장)이 요구한 5명 중에 있느냐"라면서 "결과적으로 보면 공관위가 (이 위원장의 요구를)수용하긴 했는데, 완전히 협의가 된 것은 아니다. 한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는 ‘용산과 당의 관계는 강을 건넜다’고 표현한다”고 전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약속대련 이야기가 나왔던 ‘윤한 갈등’ 1라운드 때와는 다르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윤 대통령은 18일 비례후보 명단을 공개 되기 10분 전에 받고 굉장히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하고, 한 위원장도 최근 치아가 흔들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데 최근 지인과 통화에서 불만을 토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평론가는 “이 갈등은 보수진영 결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기사 <내홍 봉합? 오후에 반전 일어났다…격해진 친윤·친한 비례갈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8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받고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윤 대통령이 비례대표 명단을 본 뒤 ‘내가 사람을 너무 믿었다’는 취지로 배신감을 토로했다는 말도 들린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비례대표 공천 문제는 친윤계와 친한계의 진실공방과 감정싸움으로 번졌다”며 “정치권에선 이번 갈등이 앞으로 여권의 큰 뇌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전날 이철규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공천 과정이 불투명했다며 명단 수정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며 “당규에 근거해 비대위원장 등에 호남 지역 인사와 노동계, 장애인, 종교계에 대한 배려를 개진한 바 있다. 이는 권한 없이 청탁한 게 아니라 당연히 할 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이재명과 같은 제왕적 정당 대표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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