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EBS 구성원들이 노사 임금·단체협약 협상 중단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BS 노사 임단협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언론노조 EBS지부는 물가상승률에 상당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5% 삭감을 전제로 주4.5일제 적용 ▲연차휴가 폐지 등을 제시했다. 사측은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내년 자본잠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진=EBS)
(사진=EBS)

EBS지부는 사측이 협상 과정에서 입단협 파기, 파업 종용 등의 발언을 했다며 사측 교섭위원 전원 교체를 요구했다. 비대위로 전환한 EBS지부는 다음 달 1일까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사장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256억 원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EBS는 올초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EBS 직능단체협의회(EBS 직단협)는 27일 성명을 내어 “노사가 파행의 길로 치닫는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비용감축을 할 만큼 다했고 인건비만 남았다는 사측의 주장에 묻지 않을 수 없다. EBS의 한계 사업 중 제대로 분석하고 정리한 게 있기는 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직능단체협의회에 PD협회, 기자협회, 기술인협회, 카메라맨협회, 경영인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EBS 직단협은 구체적으로 김유열 사장의 대표 사업인 ‘위대한 수업’ 플랫폼화에 5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매출이 미비해 재정 위기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EBS 사측은 ‘위대한 수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1억 2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11억 4000만 원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BS 직단협은 “가당치 않은 예측이고 실패”라며 “공동사업으로 전환해 EBS 예산 투입을 없앤다고 하는데, 인건비와 간접비는 고려하지 않나. EBS 손실이 공동 사업체에게 전가되면 공사의 신뢰도만 실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BS 직단협은 ‘4.5일제 시행’과 관련해 “인력 미충원, 파견·계약직 100% 감원 등으로 이미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 의도만으로 4.5일제 시행을 제시했다. 직원들을 어떻게든 쥐어짜서 재정 적자를 개선하려는 생각만 가득한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BS 직단협은 "직원들의 희생 강요 외에 사측이 무슨 노력을 했다는 것인지 와 닿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EBS 직단협은 “현 상황에서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경영진이 책임 있는 비전과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무책임과 무능을 반복하면서 무조건적인 구성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경영진의 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단협 파기를 무기로 노조를 협박하고 협상자리에서 파업시 인건비 절감의 이득을 입에 담는 것은 이미 위기 상황을 감내하고 있는 노조원을 넘어 전 구성원에 대한 모욕으로 사측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측의 단협 파기에 대한 입장은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며 “어찌 단협 파기 따위가 사측의 배수진이란 말인가. 경영진이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선도적 고통분담에 나서는 것이 위기 상황에 임하는 배수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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