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남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면서 "아량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과 가끔 전화 통화를 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나하고는 전혀 소통 없다"며 "할 말도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사람이 말을 해서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사람하고 얘기를 하는 거지, 우리 윤 대통령은 자기위주로 모든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은 "지도자가 올바른 길을 가려고 그럴 것 같으면 싫은 소리를 하는 것도 들을 수 있는 그런 아량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윤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게 굉장히 부족하신 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본인이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참 남의 말도 잘 듣는 척 하지만, 일단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니까 '대통령이면 마음대로 다 모든 것을 내가 할 수 있다'고 하는 이런 사고가 철저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야당과 소통 부족, 중도 확장 실패,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등을 거론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하는 데 0.73% 밖에 차이가 안 났다는 것"이라면서 "당시에 결국 50% 이상이 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48% 조금 넘어서 당선이 됐으면 소위 정부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나를 찍어주지 않는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을 해야하는 건데, 그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리고 대통령이 당선이 됐을 적에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면, 대통령으로서 자기가 계획한 것을 실현하려면 야당과 어느 정도의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보기에 지금 흔히들 얘기하는 확고한 보수 지지층이라는 게 한 25% 선밖에 안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 속에서 여러 사람이 노력을 해서 그 표가 나온 건데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다 그냥 제외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예를 들어서 국민의힘이라는 게 여당인데,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끈 여당"이라며 "그런데 그 여당의 대표(이준석 전 대표)를 갖다가 징계한다고 하는 것이 한국의 정당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여당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않고 당 내부가 자꾸 혼란으로 빠져버리니 결국 그것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대통령 지지도도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는 26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국빈방문이라고 하는 형태로 가기 때문에 뭐 의례적인 것으로는 대우를 잘 받고 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원래 국빈 방문이라는 게 의례적으로 대우받는 것"이라며 "실속으로 별로 나올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에 인플레 감축법에서 소위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주는 것도 미국 자동차 이외에는 전부 다 외국 자동차는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돼 있다"며 "그것(자동차 보조금 문제가)이 정상회담에서 해결될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 전 위원장은 "반도체법이라도 좀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반도체법은 미국이 왜 반도체를 미국으로 다 집합시키느냐를 한 번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거기서도 별로 특별히 얻을 게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을 견제하는 것과 동시에 반도체를 미국이 독점적으로 장악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이라는 나라가 옛날과 달리 모든 것을 자기네 위주로 해나가려고 하니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그래도 뭘 얻어와야죠. 국빈 방문을 갔는데,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해결해야 할 게 얼마나 많느냐"라고 하자, 김 전 위원장은 "내가 1991년도에 노태우 대통령 모시고 국빈 방문을 처음 해 본 사람"이라며 "그런데 국빈 방문이라는 게 백악관 앞에서 의장대 사열하고 저녁에 만찬하고 그게 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뭐를 바라면서 한일 정상회담도 좋게 풀고 이런 것 아니겠느냐고 국민들은 생각하는 게 있다"고 재차 묻자, 김 전 위원장은 "그러니까 그거는 쓸데없는 기대를 많이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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