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빗대 비판한 당일, 경찰이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무혐의로 불송치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가세연이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제기하자, 이 전 대표는 가세연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3일 저녁 다수 언론은 강남경찰서가 가세연의 이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가세연은 지난 2021년 12월 유튜브를 통해 과거 이 전 대표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친윤성향 보수단체들이 이 전 대표를 알선수재 등 혐의로 고발했고, 이 전 대표는 가세연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건희 팬클럽 회장이었던 강신업 변호사는 이 전 대표의 고소를 무고죄로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 전 대표의 알선수재 등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지만,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일각에서 가세연 불송치 보도 시점이 공교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세연 불송치 보도가 나온 당일 오전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한 시점은 지난달 중순이다. 10일 이상이 경과한 불송치 결정이 뒤늦게 보도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정당(국민의힘)은 국민의 세금만 지원받고 정작 국민의 의사를 지도자 선출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민 다수의 선거권을 제한했다"며 "누군가가 자유롭게 출마하려고 할 때마다 커다란 손이 나타나서 큰 채찍으로 때리고 그 뒤를 따라서 그걸 보고 달려든 하이에나들이 연판장으로 물어뜯으며 피선거권의 권리를 박탈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어디선가 한 번쯤은 겪어본 것 같은 미약한 기시감 속에 불현듯 떠오른 이야기가 있다"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책"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 빨리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라, 그 이름"이라며 "놀랍게도 1987년에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굴종하면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며 "아마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일체일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일까. 그리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일까"라며 "반장 선거를 통해 엄석대가 권력을 획득하면 그 권력이 무한하더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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