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이라면 객관적 사실을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TV조선은 김경재 당시 청와대 홍보특보가 출연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밀TF 논란 당시 “현재 교과서는 노무현 교과서”라고 주장하며 “문재인의 국어실력이 의심스럽다”고 조롱한 내용을 그대로 방송했다. 방통심의위는 TV조선에 행정지도, 경징계를 내렸다. TV조선·채널A 시사토크쇼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특정 정치세력을 폄훼하고 막말도 개선되지 않는 이유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김성묵)는 6일 TV조선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 ‘김경재 청와대 홍보특보 출연 편’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말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밀TF를 운영했고 청와대까지 보고가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의원들이 확인차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을 찾았지만, 공무원들은 경찰에 “여기 털리면 큰 일 난다”, “인원 동원 안하면 나중에 문책 당할 것”이라며 신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때 TV조선은 김경재 당시 청와대 홍보특보를 출연시켜 정부의 해명성 이야기를 듣는 데 방송시간을 할애했다.

2015년 10월 27일 TV조선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

TV조선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2015년 10월 27일)에 출연한 김경재 당시 청와대 홍보특보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현재의 교과서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주도해서 만든 검인증 교과서다. 노무현 교과서”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화는)왜곡된 것을 정상화로 돌리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인 최대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무현 시대 들어서 역사적 평가 확실치 않은 현대사 가지고 자기들 마음대로(썼다)”고 주장했다.

김경재 당시 특보는 문재인 대표가 교과서국정화TF를 두고 ‘후안무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단어 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며 “어떻게 후안무치라는 단어를 쓰느냐. 국어 실력이 의심스럽다. TF를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청와대와 수시로 코디네이트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야당 지도부들은 국정교과서 문제를 따지기 전에 국어교육을 좀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재 전 특보는 국립국제교육원을 찾은 정의당 정진후 의원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경재 당시 특보는 “정진후 의원은 보니 통진당 출신이더라”며 “민주당이 예전에 이정희 사건에 말려들었듯 (이번에는)정진후 스캔들에 또 말려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진후 이 사람은 전교조 출신이다. 전교조 출신이 주도하는 것에 민주당 의원들이 하릴 없이 따라가는 것”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반면, 김경재 전 특보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관련 국회연설을 두고 “천성적으로 아주 정확한 한국의 표준말을 사용한다”며 “아첨같지만 육영수 여사의 다정스러운 음색도 있고 해서 부드럽게 이야기할 때 사람들을 많이 움직인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반대 시위에 대해서도 “역사의 75시간을 낭비시킨 것”이라고 폄훼했다.

이 같은 TV조선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는 방송심의소위를 통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2항 및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5항 위반으로 행정지도 ‘권고’가 의결됐다. 방송내용에 비해 경징계를 받은 셈이다. 야당 추천 장낙인 상임위원은 “김경재 홍보특보가 잘못 알고 있다”며 “현 교과서는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만든 가이드라인에 따라 만들어 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채널A <뉴스특보>에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이 출연해 성남시의 청년배당을 두고 포퓰리즘이라며 “감당 능력이 안된다니까요”라는 등 단정해 발언(2015년 10월 5일)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5항 위반으로 행정지도 ‘권고’가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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