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역MBC를 대상으로 ‘공동상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 2013년 MBC 4년 재허가 조건으로 내걸었던 ‘지역MBC 독립경영 제도 개선 방안 마련’과 배치되는 입장이라는 것인데, MBC본사가 이를 밀어붙이면서 지역에서는 구성원들의 ‘1인시위’가 시작됐다.

MBC(사장 안광한)는 지난 25일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에 <MBC 관계사 임원 사전협의건>을 보고했다. 지역MBC에 상임이사(이하 상무제) 선임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안광한 사장은 당시 공동상무이사가 각 지역의 사장을 보필하고 △광역화 논의 촉진, △콘텐츠 공동제작, △UHD 등 장비 투자 효율성 등 공통적인 과제를 풀기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MBC본사가 이번에 확대하려는 대상 지역은 대구-포항-안동MBC 공동상무 1명과 광주-여수-목포MBC 공동상무 1명 등 총2명이다.(▷관련기사 : MBC, 지역에 ‘공동상무제’…영향력 확대?)

29일 대구MBC에서 진행된 공동상무제 반대 '1인시위'의 모습(사진=언론노조 MBC지부)

문제는 이 조치가 지역MBC 자율경영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지역MBC 사장은 본사에서 결정해 내려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성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대구MBC와 광주MBC만 지역출신 사장이 운영 중이다. 지역MBC에 본사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방통위가 재허가 조건으로 ‘지역MBC 독립경영’을 내건 이유다. 그런데, 여기에 본사에서 상무까지 결정해 내려보겠다고 하니 지역에서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또, 지역MBC에 상무직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2억5000만원의 경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방문진은 사실상 MBC가 가져온 안을 그대로 수용해줬다.

본사의 결정에 따라 지역MBC는 오는 2일과 3일 주주총회를 열어 상무를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언론노조 지역MBC지부는 ‘1인시위’와 ‘지역MBC 자율경영 확보방안 토론회’를 열어 부당함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언론노조 소속 대구MBC지부와 포항MBC지부, 안동MBC지부, 광주MBC지부, 여수MBC지부, 목포MBC지부는 성명을 내어 “서울MBC 경영진은 지난 2013년 방통위가 지역MBC 자율 경영 권고를 강조한 재허가 조건마저 무시한 채 자신들의 입맛대로 3사를 총괄하는 공동 상무를 내정했다”며 “서울 임원 출신으로 3사를 총괄하는 공동상무 1명이 내려오면 직제 상 사장들 아래에 있지만 ‘상왕’ 행세를 할 것이 뻔하고 서울MBC를 대신하는 감독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MBC 초유의 공동 상무 선임에 따라 지역MBC가 부담해야할 급여와 차량, 운전인력, 주택 등 한 해 평균 2억 5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은 신입 사원 5명을 매년 충원할 수 있는 액수”라며 “신입 사원 충원과 왜곡된 광고 배분 구조개선 등 미래를 담보할 경영 전략은 외면한 채 오히려 서울MBC 경영진이 지역MBC의 고혈을 짜내는 공동상무(상임이사)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선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즉각 철회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지역MBC에서 진행된 언론노조 각 MBC지부 1인시위 사진들이다.

안동MBC에서 진행된 지역MBC 공동상무제 반대 '1인시위'의 모습(사진=언론노조 MBC지부)
목포MBC에서 진행된 지역MBC 공동상무제 반대 '1인시위'의 모습(사진=언론노조 MBC지부)
광주MBC에서 진행된 지역MBC 공동상무제 반대 '1인시위'의 모습(사진=언론노조 MBC지부)
포항MBC에서 진행된 지역MBC 공동상무제 반대 '1인시위'의 모습(사진=언론노조 MBC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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