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기존 보도국 소속 기자들을 배제하기 위해 시용기자와 경력직 국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총 31억 여 원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2014년 상반기 MBC의 적자 폭이 400억 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방문진 이사장이 직접 밝히는 일도 일어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이하 미방위)는 21일 MBC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가진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은 MBC가 정권에 장악되는 과정과 이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 문제를 제기했다.
우상호 의원은 “MBC는 2014년 상반기 285억 원의 적자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임원 임금은 8.5% 인상했다”며 “이는 대표적 도덕적 해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우상호 의원은 MBC의 적자 경영과 관련해 “MBC가 기존 유능한 기자 자리를 시용기자와 경력직 국장을 채용하면서 약 31억 원의 돈을 들였다. 기존 인력을 썼다면 안 써도 되는 돈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인력을 배제하려고 31억을 쓴다는 건 일반 회사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우 의원은 “도대체 지상파3사가 월드컵 중계료로 900억 원을 지불하는 게 맞나. 코리아풀이 깨져 반값에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의기위식이 없는지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방문진의 존재이유가 있기는 하느냐”고 비난했다.
이 같은 지적에 방문진 김문환 이사장은 “사실은 2014년 전반기 400억 넘게 적자가 났다”고 밝힌 뒤, “(월드컵 중계료 문제는)전적으로 동의한다. 엉터리”라면서 “SBS가 먼저 풀을 깼고 (MBC는)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라고 변명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의원은 “또 남탓”이라고 지적했다.
방문진 말도 안 듣는 MBC, 김문환 이사장, “국회의원들이 꾸짖어 달라”(?)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MBC에 대한 관리감독을 방문진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김문환 이사장은 “꾸짖어 달라”라고만 말해 의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이에 김문환 이사장은 “(MBC가 방문진의 말은)간혹 듣는다”면서 “MBC에 가서 꾸짖어 달라”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MBC의 세월호 보도 축소’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소문이 이었다”라면서 웃어버려 웃지 말라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