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무늬만 프리랜서' '위장도급' 문제가 불거진 광주MBC의 차기 사장 선임을 두고 노동인권단체들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권태선)에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지역MBC 사장 선임 기준인 '방송 공정성 구현'은 비정규직 문제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며 방문진의 역할을 촉구했다. 

지난 7일 지역MBC 사장 공모가 시작됐으며 이후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후보자가 2배수 압축됐다. MBC 본사는 16일 지역MBC 사장 후보자 최종 면접을 진행한다.

MBC본사가 제시한 지역MBC 사장 선임 기준은 ▲경영혁신 및 흑자경영 달성 방안 ▲콘텐츠 및 플랫폼 혁신전략 ▲매출확대 전략 ▲방송의 공정성과 지역성 구현 ▲후보자의 도덕성 및 청렴성 등 5가지다. 

광주MBC 전경 (사진=엔딩크레딧)
광주MBC 전경 (사진=엔딩크레딧)

16일 노동인권단체 모임 '엔딩크레딧'은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지역MBC 사장을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엔딩크레딧은 광주MBC 사장 선임과 관련해 방문진에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엔딩크레딧은 광주MBC를 대표적인 '비정규직 백화점'으로 꼽았다. 현 김낙곤 광주MBC 사장은 근로계약서 미작성(노동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광주MBC는 지난 7년동안 일한 김동우 프리랜서 아나운서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광주MBC는 지난 2021년 프로그램 폐지·개편을 통해 김 아나운서에게 하차를 통보했다. 이에 김 아나운서는 노동자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노동위원회와 노동청은 김 아나운서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했지만 광주MBC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광주지검은 지난달 노동청에 김 대표에 대한 세 번째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임기만료를 앞둔 김 대표를 고려해 검찰이 고의적으로 수사를 지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련기사▶광주MBC 노동법 위반, 검찰 고의 수사지연 규탄 기자회견)

광주MBC가 노동청 조사과정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정규직 75명, 프리랜서 55명, 파견·도급 30명 등으로 비정규직·프리랜서가 구성원의 절반을 넘었다.   

엔딩크레딧은 "MBC 본사는 선임기준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지역성 구현'을 제시했다. 비정규직 백화점, 비정규직 무덤으로 불리는 방송사들이 방송 공정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내부 문제부터 들여다봐야 한다"며 "방송 만드는 사람 대부분을 비정규직과 무늬만 프리랜서로 채워놓고 공정성을 운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엔딩크레딧은 "이러한 점에서 광주MBC 사장을 선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동안 광주MBC는 무늬만 프리랜서 위장, 불법파견, 부당한 계약해지 등 여러 문제가 중첩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한국사회 방송 비정규직 문제의 축소판을 보여주었다"며 "불과 1개월 전에는 SNS 담당, 무늬만 프리랜서 노동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중략)고용형태를 위장한 근로자는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한 식구’라며 소송 취하를 회유하는 등 기만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광주MBC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엔딩크레딧'이 광주MBC 사옥 앞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모습 (사진=엔딩크레딧)
지난해 11월 '엔딩크레딧'이 광주MBC 사옥 앞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모습 (사진=엔딩크레딧)

또 엔딩크레딧은 "광주MBC는 불법파견에 대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과 김 아나운서에 대한 근로자지위확인 진정 및 근로계약서 미작성 진정에 대해 노무사·변호사를 선임하면서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수임료를 지출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법률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선임기준 중 하나인 '경영 혁신 및 흑자 경영 달성방안'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엔딩크레딧은 "어느새 광주MBC 비정규직 문제는 4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며 "방송사가 스스로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와 계획이 있는 사람이 사장으로 선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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