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윤석열 대통령의 인터뷰와 관련해 "전쟁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한국이 러시아에 비우호적 입장을 취했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면 어느 정도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SNS에 쓴 글에서 "우리의 적을 도우려는 새로운 이가 등장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원론적으로 한국이 키이우 정권에 무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최근까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장담해왔다"며 "우리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북한에 최신 무기를 제공한다면 그 나라(한국) 국민들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20일(현지시간)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러시아 적대행위로 간주하겠다"면서 "이러한 조치는 해당 국가와의 관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해당 국가의 근본적인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서도 러시아의 입장을 형성하는 데 고려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주한러시아대사관도 성명을 내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한 움직임은 30년 동안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으로 발전해 온 한·러 관계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며 한반도 안보 상황 맥락에서 우리의 상호 작용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반응에 대해 19일 밤 "오늘 페스코프 그렘린궁 대변인의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며 "관련하여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대규모 민간인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불법적으로 침략 당한 나라를 방어하고 회복하기 위한 지원 범위에 제한이 없다고 믿는다"며 "하지만 전쟁에 참여한 당사자들과의 관계와 전장 진행 상황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 의사를 밝힌 것은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지 1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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