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김우석 위원이 '10·29 이태원 참사‘ 신속심의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제정된 재난보도준칙 준수를 강조했다. 그러나 김 위원의 ‘세월호 참사' 막말이 방송돼 논란이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난보도준칙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우석 위원은 지난달 2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신속심의에서 “세월호 그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며 “오전에 구조됐다고 해서 편한 마음으로 밥을 먹고 나왔더니 완전히 오보였다는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때 공영방송의 오보가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 절실히 느꼈고, 그 결과 재난보도준칙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4월 16일 연합뉴스TV '정치1번지' 화면 캡처. 김우석 방통심의위원 (사진=연합뉴스TV 유튜브 갈무리)
2019년 4월 16일 연합뉴스TV '정치1번지' 화면 캡처. 김우석 방통심의위원 (사진=연합뉴스TV 유튜브 갈무리)

방통심의위 방송소위가 ▲작년 핼러윈 행사 때는 일방통행 구역을 설정했다 ▲오세훈 시정에서 안전 예산이 30% 삭감됐다 ▲대검에서 시신을 부검할 때 마약검사를 할 수도 있다는 김어준 씨 발언한 것을 두고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진행하는 자리에서다. 

김 위원은 “내용이 아주 구체적인데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한겨레 21에서 ‘세월호의 뼈아픈 교훈을 벌써 잊었나’라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며 “‘그 많은 피해 속에서 받은 교훈을 벌써 잊어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정말 우리 언론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신속심의에서도 세월호를 언급했다. 김 위원은 “국민들의 마음에 아픈 상처로 남아있는 세월호를 빗대서 선정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6일 회의에서 김 위원은 재난보도의 정확성을 강조하며 “세월호 참사 때 방송의 (속보경쟁으로) 얼마나 구조에 혼란을 주었냐”며 “속보 경쟁으로 피해보는 사람이 분명히 생긴다. 신속성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인 2019년 4월 연합뉴스TV <뉴스1번지>에 출연해 “세월호 유가족이 탄핵 사태에서 주력부대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막말 대담’이라고 규탄했다. 민언련 시민방송시민위원회는 시민 투표를 거쳐 김 위원이 출연한 방송에 대해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의견을 모았다. 

당시 세월호 유족과 시민사회단체는 참사 5주기를 맞아 책임자 명단을 공개하고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참사 책임자로 당시 황교안 한국당 당대표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은 “5년이 지난 사건인데 새삼스럽게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가 된 이후 이렇게 하는 의도에 대해 충분히 의구심을 갖게 된다”며 “게다가 내년 6주기가 총선 바로 다음날이다. 올해부터 (의혹을) 증가시켜 총선 때 활용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차명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의 막말‘을 옹호했다. 차명진 한국당 당협위원장은 2019년 4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먹는다“는 글을 올렸다가 비판이 일자 삭제했다. 

진행자가 김 위원에게 왜 보수진영에서 세월호 막말이 나오는지 물었다. 이에 김 위원은 “사실 이건 피해의식”이라며 “(세월호 참사) 초기에 박근혜 정부에서도 공을 많이 들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유족의 불만을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 쪽에서 얘기하면서 확대 재생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번 탄핵 사태 때도 세월호 유족이 일선에 섰지 않았나”라며 “광화문(촛불집회) 일선에 세월호 유족, 이선에 민노총이 주력부대로 활동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도 방명록에 ’고맙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정권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세월호를 추모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무엇을 기억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원한을 기억하는 것은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복수에 복수를 낳는 것은 한 발짝도 대한민국이 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진상규명이 됐다고 누가 만족하겠나”라며 “이런 부분은 끝도 없다. 원한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호소할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진상규명을 해야하지 않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위원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지났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2년이 지났다”며 “이제는 문재인 정부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못 믿겠다고 광화문과 팽목항에서 그러는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은 “치유는 사람들의 망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다시 재생산하면서 상처를 파헤치면 본인들도 괴롭다. 그리고 그런 것이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민언련은 해당 방송과 관련해 2019년 4월 18일 <왜 5년이 흘렀어도 세월호 막말을 방송에서 봐야하나>라는 제목의 모니터링을 발표했다. 민언련은 "연합뉴스TV에서 ‘막말 대담’이 전파를 탔는데, 문제의 인물은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이라며 "김우석 말마따나 5년이나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매년 방송에서 세월호 막말을 들어야겠나"라고 비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