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통령실이 7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통화내역 제출 서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소지품 검사를 했다고 MBC가 보도했다. 언론보도로 대통령 '비선 보좌' 논란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이 언론 제보에 대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MBC '뉴스데스크'는 이원모 대통령인사비서관 부인 신모 씨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동행했다는 언론보도로 논란이 확산되자 대통령실이 이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통화내역 제출 서약서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MBC는 대통령실 보안서약서에 '보안상 긴급히 확인할 필요가 있어 휴대폰 등에 대한 통화내역 열람을 요청받았을 때는 거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업무용뿐 아니라 개인 휴대전화의 사적인 통화내역까지 대통령실 요구만 있으면 모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MBC는 "대통령실은 오늘부터 보안 규정이 강화됐다는 이유로 출입문에서 직원들의 소지품 검색을 시작했는데, 이를 두고 '언론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MBC '뉴스데스크' 7일  보도화면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 7일 <[단독] "신씨 동행 문제제기 했는데 묵살"‥대통령실은 '제보자 색출?'>보도화면 갈무리

지난 5일 동아일보·MBC 단독보도로 알려진 신 씨는 민간인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스페인 순방에 동행해 '비선 보좌'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신 씨는 윤 대통령 부부 지원을 위한 사전 답사 성격으로 먼저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순방 기간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업무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나토 행사를 마친 후 대통령 전용기로 대통령 부부, 수행단, 취재진과 함께 귀국했다고 한다. 동아일보 보도의 취재원은 '여권 관계자들'로 적시돼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신 씨가 민간자원봉사자로서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동행했고, 윤 대통령 부부 일정 전반의 기획에 참여해 전문성을 발휘했다고 해명했다. 신 씨는 유명 한방병원 재단 이사장 딸로 김건희 씨와 오랜기간 연을 맺어온 사이로 알려졌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 비서관에게 신 씨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신 씨 부친과 아는 사이라고 한다. 신 씨와 신 씨 모친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게 2천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냈다.

7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일부 대통령실 직원들이 사전 답사 단계부터 신 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MBC는 정부 사전 답사팀에 포함된 신 씨로 인해 대통령실 내부에서 '신분과 소속이 명확하지 않은 한 여성이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에서 외교부와 대통령실 직원들을 상대로 김건희 씨의 일정과 동선을 챙겼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MBC는 일부 대통령실 직원들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최소 2가지 이상의 경로로 윗선에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 인사비서관의 아내, 민간인 등 신 씨의 신원이 알려지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대통령실 내부에서 있었던 것이다. 

스페인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0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0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직원들의 문제제기는 묵살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MBC에 "내부 문제제기가 있은 뒤 신 씨가 순방팀 본진에선 빠질 줄 알았다"며 "누가 신 씨의 동행을 최종 결정했는지는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MBC는 "내부 문제제기가 대통령실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왜 묵살됐는지, 누구의 지시로 묵살했는지 등 새로운 의문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뉴스9'은 6일 단독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 외가 6촌인 최모 씨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 씨는 윤 대통령과 촌수(8촌)로는 멀지만 자택을 왕래할 정도로 '친동생 같은 사이'라고 한다. 최 씨는 대선 캠프와 인수위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한 뒤 대통령 부속실에서 김건희 씨 일정 등을 조율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 씨는 윤 대통령 부부가 이달 입주하는 한남동 관저 업무를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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