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조선 '뉴스와이드 참'은 지난 26일 안철수 전 후보 캠프 옆 건물에서 발생한 투신자살 소동을 전화연결을 통해 30여분간 생중계했다. 뉴스 화면 캡쳐.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공평동 안철수 전 후보 캠프 옆 건물에서 자살소동을 벌인 한 남성을 생중계한 TV조선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지난달 26일 TV조선 <뉴스와이드 참>은 공평동 안철수 후보 캠프 옆 건물에서 투신자살 소동을 벌인 남성과 전화 연결을 해 30여 분간 현장 생중계했다. 자막으로는 ‘“문재인 안 데려오면 뛰어내리겠다”는 등의 문구가 사용됐고, 전화통화 가운데에서는 “민주당은 자기희생 코딱지 하나 안한 정당”이라는 등의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 없이 방송됐다.

대선선거방송심의위(위원장 김영철, 이하 선거방송심의위)는 TV조선의 장시간 생중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안건으로 상정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27조(품위유지)와 37조(충격혐오감), 44조(수용수준)에 위반될 수 있다는 요지다.

김서중 심의위원은 “반복된 자막이 나갔다”며 “선거기간 장시간 (특정 후보에 불리한)자막을 내보낸 것에 대해 의견진술을 들어봤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전규찬 심의위원은 “중계가 자살을 막았다는 것은 (TV조선의)해석일 뿐”이라면서 “오히려 이 방송으로 인해 자살소동을 연장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 심의위원은 “해당 사건은 단순 자살사건 이상의 정치적 합의가 있다고 판단 돼 의견진술 후 제재수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률 심의위원은 TV조선 뿐 아니라 JTBC, 채널A, MBN 등의 화면도 비교할 수 있도록 사무처에 자료화면을 주문했다.

김현주 부위원장은 “의견진술을 들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취하기도 했으나 결국에는 받아들였다.

TV조선 <뉴스와이드 참> 제작진은 이날 결정에 따라 차기 선거방송심의위에 출석해 생중계를 비롯한 전화연결 과정, 자막 사용 등에 대해 진술해야 한다.

▲ 채널A '이언경의 세상만사'는 지난달 21일 윤창중 대표가 출연해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화면은 '이언경의 세상만사' 캡처

“또, 채널A 또 윤창중?…의견진술 듣고 싶지 않지만”

이날 선거방송심의위에 또 다시 채널A 방송프로그램이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위원들의 한탄이 이어졌다. 문제가 된 것은 이번에도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가 출연한 <이언경의 세상만사>다.

채널A <이언경의 세상만사>는 지난달 21일 윤창중 대표가 출연해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윤창중 대표는 또한 “조문객들 앞에서 형제들끼리 우애 깊게 지내겠다고 이야기했다가 유산상속 문제가 나오니까 체면 불문하고 서로 멱살 잡고 싸움질 하는 것”이라며 “이게 어떻게 막장 드라마가 아닐 수 있느냐”고 발언했다. 윤 대표는 이 과정에서 ‘안빠’, ‘콘텐츠 없는 약장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규찬 심의위원은 “개선의 의지가 안 보인다”며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법정 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서중 심의위원은 “지난번 의견진술 차 나왔던 채널A 제작진의 반응은 윤창중 대표는 함부로 할 수 없는 출연자라는 것”이라며 “반성의 기미기 없었다. 듣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법정 제재를 하려면 의견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개탄했다.

김영철 위원장은 “TV조선에도 계속 윤창중 대표가 나와 이 정도 수위 발언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판단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종률 심의위원도 “지상파에는 없는 종편 저널리즘”이라면서 “의견진술을 듣고 건건이 제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창중 대표는 지난달 7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야권의 후보단일화를 두고 “더티한 작당”이라고 비난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는 법정제재인 ‘주의’ 제재를 내린 바 있다.

▲ 사회안전방송에서 방영중안 '저격수다' 캡처. '저격수다'는 우파진영 정치시사 토크 팟캐스트로 알려진 프로그램이다.

사회안전방송 Safe TV는 뭥미?…야당 후보 공격

이날 선거방송심의위는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상근 정책연구위원을 지낸 이용원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사회안전방송(Safe TV)의 <저격수다>, <2030보이는코리아> 두 코너에 대해 법정 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정치적 편향이 지나치다는 이유다.

<저격수다> 제56회에서 출연자(장원재 다문화콘텐츠협회 회장과 박성현 뉴데일리 논설위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들은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해 “무슨 소리냐. 법을 고쳐야하거든요. 법을 고쳐 놨는데 또 고쳐?”며 “법을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황상민 교수의 ‘생식기’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용어는 쓸 수 없다”고 말했다.

<2030보이는코리아> 제15회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의료부담금 100만원 상한제’와 관련해 “세금이 들어가는 거네요”, “흔히 말하는 좌파들은 뭐라고 하느냐하면 4대강 한 번 안했어도(라고 한다)”며 시종일관 문재인 후보의 공약을 비난했다.

사회안전방송 제작진은 이날 “출연진에 대해 100% 콘트롤 하지 못했지만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실수로 봐달라. 앞으로 정치적이라고 의심할만한 이야기를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률 심의위원은 “전반적으로 야당 후보를 공격하고 폄하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전규찬 심의위원은 “제목이나 사회자 멘트, 패널의 구성 등을 봤을 때 실수라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선거와 관련된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전 심의위원은 패널 구성과 관련해서도 “<2030보이는코리아> 출연자 한국대학생포럼의 정치적 입장을 확인해보긴 했냐. 특정 후보에 대한 반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선거방송심의위는 사회안전방송 <저격수다>, <2030보이는코리아>에 대해 각각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사회안전방송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상근 정책연구위원을 지낸 이용원 씨가 대표이사로 있으며 2010년 12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등록됐다. 해당 방송은 현재 CJ헬로비전, 티브로드, CMB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지역유선방송사업자(RO)를 통해 사실상 전국에 송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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