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MBC 파업사태와 관련해 한국언론정보학회 전·현직 회장들이 기명성명을 내어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언론정보학회 전·현직 회장단은 18일 “MBC 노동조합의 파업은 권력의 품으로 들어간 MBC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방송언론인들의 자각과 반성에서 출발했다”며 “(사태해결의)첫걸음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 사장의 선임이 형식적인 절차는 적법했을지 모르지만 내용적으로는 권력 핵심의 의중에 따라 낙점되었다는 정황이 분명하다”며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쪼인트’ 발언을 예로 들었다. 김재철 사장이 지난 임원회의에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임되었다”며 “2014년까지 임기는 반드시 채우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응수다.

이어 “김 사장은 권력 지향적 해바라기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앉혔고 비판적 프로그램과 제작진을 탄압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사 고발 프로그램들은 폐지되거나 무력화됐고 공익을 대변하고자 했던 기자와 PD들은 소외됐다”, “간판 뉴스 프로였던 <뉴스데스크>는 국민의 눈총과 지탄의 대상으로 곤두박질쳤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사장은 물러나기는커녕 내부 구성원들을 징계하고 탄압했다”고 비판했다.

조합원에 대한 대규모 해고 및 징계사태에 대해 이들은 “공권력에 기대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조 집행부를 고소한 것은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문제 해결 능력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약직 사원 채용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자리에 대한 탐욕으로 공영방송 시스템마저 파괴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는 사이 시청자들의 시청권은 훼손돼갔다”면서 “공영방송이 제구실을 못하면 국민의 이름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법인카드 유용과 특정인에 대한 특혜 등의 의혹으로 그가 임명한 국장·부국장급 등 간부들마저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비판한 뒤, “시청자의 주권이 유례없이 침해되고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며 방문진과 정치권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 MBC를 파탄시킨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성명에는 이효성, 김재범, 이범수, 임동욱, 권혁남, 김남석, 김동민, 김영주, 강상현, 채백, 원용진, 차재영, 김승수 전회장(임기순)과 정연우 현 회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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