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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 정부광고, 조선일보에선 지면 따로 증빙 따로정부광고 계약 지면에 대기업·부동산 광고 게재…증빙자료 의존한 언론재단, 확인 안 해
윤수현 기자 | 승인 2022.01.11 08:31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정부·공공기관이 조선일보에 의뢰한 정부광고 중 일부가 실제 발행 지면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정부·공공기관이 계약한 지면에 부동산 분양광고, 대기업 광고가 게재됐다. 조선일보는 '지방판 지면에 정부광고가 실렸다'고 해명했지만, 정부광고주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조선일보 지방판 광고단가는 정부·공공기관이 지급한 광고비보다 저렴하다. 정부광고를 대행해 수수료를 받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물론 광고주인 정부·공공기관은 해당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디어스가 2018년~2021년 조선일보의 정부광고 내역을 확인한 결과, 4건의 정부광고를 지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2018년 7월 26일·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면광고, 2018년 7월 27일·2018년 9월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전면광고, 2020년 10월 27일 영덕군청 전면광고 등이다. 이들 정부·공공기관이 조선일보에 지급한 정부광고액은 총 2억 100만 원이다. 

2018년 7월 27일 조선일보가 언론재단에 제출한 인천국제공항공사 광고 증빙자료와 실제 발행 신문

신문 스크랩 서비스 아이서퍼·스크랩마스터, 조선일보 아카이브 서비스 ‘DB조선’, 종이신문 등을 살펴본 결과 정부·공공기관의 광고가 계약된 지면에 일반 기업 광고가 게재됐다. LH 광고지면(D4면, 광고비 6600만 원)에 아파트 분양 광고, 인천국제공항공사 광고지면(E8면·A21면, 광고비 각각 5500만 원·4400만 원)에 기아자동차·신한은행 광고가 있었다. 영덕군청 광고지면(A40면, 광고비 4000만 원)에는 LG전자 광고가 있었다.

조선일보는 정부광고가 게재된 지면 사진을 언론재단에 증빙자료로 제출했다. 언론재단이 조선일보가 제출한 사진과 실제 신문을 교차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8년 9월에 집행된 인천국제공항공사 광고는 증빙자료마저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한 정부광고 업무편람에 따르면 언론재단은 증빙자료와 실제 광고 집행 사실을 점검해야 한다. 업무편람은 “인쇄광고의 경우 증빙자료(사진·PDF 파일 등)의 조작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선일보 AD본부 관계자는 ‘왜 정부광고가 게재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줘야 하나. 필요하면 회사에 공식적으로 공문을 보내라”고 답했다. 미디어스는 조선일보에 정부광고가 실리지 않은 이유를 묻는 공문을 보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진=미디어스)

언론재단 광고운영국장 A 씨는 ‘언론재단 증빙자료와 실제 신문지면이 왜 다른가’라는 질문에 “언론재단 시스템에는 자료가 있다. 기본적으로 언론사가 증빙자료를 준다”고 해명했다. A 씨는 ‘실제 배포된 신문과 증빙자료를 교차검증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몇 년이 지난 일이라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확인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언론재단 관계자 B 씨는 “언론재단이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신문사가 사기 파일을 증빙자료로 제출해도 확인 작업을 안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사고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에 광고를 의뢰한 정부·공공기관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LH 관계자는 “증빙자료에는 광고가 있는데, 실제 지면에는 광고가 왜 없는가”라면서 “언론재단에서 하는 일이 그런 일(정부광고 집행내역을 확인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일보가 지방에 발행되는 신문에만 광고를 넣었을 수도 있다”면서 “우리 입장에선 그렇게(지방 광고 게재) 하지 않는다. 종합판을 받아보는 독자는 광고를 못 본 건데, 그럴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2020년 10월 27일 조선일보가 언론재단에 제출한 영덕군청 광고 증빙자료와 실제 발행 신문

영덕군청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물어보니 ‘지방 발행 신문에만 광고가 실렸다’는 답이 왔다”며 “지방 발행 신문은 확인도 어렵다고 하더라. 지방 발행 신문에만 광고가 나갔다면 과하긴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4000만 원을 광고비로 집행했다면 전국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고 싶었을 것”이라면서 “사실 광고가 전국과 지방으로 분리된다는 것도 처음 들었다. 언론재단이 수수료도 많이 가져가는데,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영덕군청 관계자는 “앞으로 큰 규모의 광고를 할 땐 (종합판에 광고를 한다고) 정확히 명시해야겠다”면서 “언론재단도 관련 항목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런 일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지방 발행 신문에 광고를 게재했다고 해도 문제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선일보 광고 단가표에 따르면 지방판 전면 광고비는 2775만 원이다. 영덕군청이 집행한 광고비 중 1225만 원이 과다청구된 셈이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공식 광고 단가표. '15단 광고'는 전면 광고를 뜻한다

또한 조선일보에 4000만 원 상당의 정부광고를 의뢰하면 종합판에 광고가 게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6월 30일 영덕군청은 조선일보에 정부광고(광고비 4000만 원)를 의뢰했고, 이 광고는 종합판에 게재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19년 3월 30일 의뢰한 정부광고(광고비 4000만 원) 역시 종합판에 실렸다.

언론재단 관계자 B 씨는 ‘4000만 원 상당의 광고가 지방판에만 게재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가’라는 질문에 “정상적이지 않다. 이렇게 되면 광고효과는 줄어든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기사형 정부광고'에 기자 바이라인 붙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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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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