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연재되고 있는 웹툰 23개 작품에 대해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을 검토하고 있어 만화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작가들은 포털 내에서 ‘19세 관람가’ 등 이미 자정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나서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입장이다.

▲ 윤태호 작가의 웹툰 '이끼'
‘방통심의위 심의 반대를 위한 범만화인 비상대책위원회’ 윤태호 작가(<이끼> 원작자)는 2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연결에서 작가들이 직접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정부가 표현에 대한 제재를 할 때 파급되는 만화계의 피해가 클 것이고 모든 피해는 작가들에게 떨어지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심의위가 유해매체물로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행본으로 발행하기로 돼 있던 작품들이 보류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윤 작가의 설명이다.

윤태호 작가는 “웹툰에 대한 오해”라며 “공개된 데이터를 보면 그동안 만화계에 포함되지 않았던 독자군이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대부분을 서민독자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페이지뷰에서 트래픽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과 저녁시간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성비를 보더라도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더 다양해졌다. 단순히 청소년만이 웹툰을 즐긴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태호 작가는 포털에서 ‘19세 관람가’로 연재되는 만화의 예로 “업체와 작가가 자정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노력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호 작가는 “1997년 청소년보호법이 발효되면서 동네 그리고 큰 서점에서 만화코너가 사라졌고, (개인적으로도) 당시 성인만화잡지를 연재하고 있었는데 모두 폐간됐고 15세 이상 만화들 역시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신고되면 전량 수거해서 폐기되거나 스티커를 붙여야하는 등 만화업계와 작가들의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또, 작가들 역시 심의를 피해가는 위주의 작품을 하게 되는 등 구조적인 피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태호 작가는 “방통심의위가 23개 작품에 대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데 동의할만한 데이터가 없는 게 문제”라며 “사회과학적인 측면에서 책임 있는 연구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통심의위가 청소년유해매체 지정으로 검토하고 있는 23개의 작품은 아래와 같다.

네이버가 전체 등급으로 연재하고 있는 <나이트런>(김성민 작가), <쎈놈>(박용제 작가), <미스테리 단편>과 ‘19세 관람가’ <지금 우리 학교는>(주동근 작가), <프로젝트X>(태발), <초록인간>(태발), <살인자 0난감>(꼬마비/노마비), <증거>(이승찬 작가), <의령수>(김우준 작가), <몽타주>(단우), <악연>(황준호 작가), <우월한 하루>(팀겟네임), <고향의 꽃>(한) 등이다.

다음에서 전체 등급으로 연재하고 있는 <땁>(하주형 작가), <좌우>(김수영 작가), <전설의 주먹>(이종규 작가), <가론피>(박정욱 작가), <더 파이브>(정연식 작가)도 포함됐다.

또한 야후에서 ‘19세 관람가’로 연재하고 있는 <HELL>(업는 사람), <엄마>(현기증), <데드 오브 데드>(스토EG)와 파란에서 ‘19세 관람가’로 연재하고 있는 <하이스쿨 1학년>(배드이리), <하이스쿨 2학년(배드이리) 등도 청소년유해매체 검토 대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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