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방통위는 지난달 700㎒ 대역 40㎒를 이동통신용으로 ‘우선배정’하고, 698~728㎒, 758~783㎒ 대역의 주파수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40㎒를 통신용으로 우선배정한 것 자체가 ‘알박기’이며 “나머지 주파수도 통신쪽에 주겠다는 꼼수”라고 ‘친’통신 정책을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에서 “아프리카 및 아랍지역 국가들이 긴급 제안한 700㎒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되, 그 효력은 WRC-15 직후에 발효하는 것으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700㎒대역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회장 양창근)가 “사실과 다르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나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28일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에서 일부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들이 부족한 유선망을 대체 할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을 도입하기 위해 전파특성이 좋은 700㎒ 대역 사용이 시급하다며 해당 주파수의 이동통신용 분배를 긴급 제한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700㎒ 대역 주파수를 지상파 디지털 방송으로 활용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반대했고, 결국 관련 사안은 차기 회의가 열리는 2015년 WRC-15에서 다루기로 합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현재 유럽 지역의 경우, 700㎒ 대역을 지상파 디지털 방송으로 이미 사용하고 있고 800㎒ 대역을 차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로 배정해 올해 초부터 주파수 경매에 들어간다. 영국와 유럽 일부 지역에서 800㎒ 주파수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이 상황에서 일부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들이 700MHz 대역 주파수 통신 할당을 거론하자 유럽 국가들은 정식으로 반대의견을 낸 것”이라며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 공식문건을 근거로 내세웠다.

resolves
1 to allocate the frequency band 694-790 MHz in Region 1 to the mobile, except aeronautical mobile, service on a co-primary basis with other services to which this band is allocated on a primary basis and to identify it for IMT;
2 that the allocation in resolves1 is effective immediately after WRC‑15;
3 that use of the allocation in resolves1 is subject to agreement obtained under No. 9.21 with respect to the aeronautical radio navigation service in countries listed in No. 5.312;
4 that the lower edge of the allocation is subject to refinement at WRC‑15, taking into account the ITU-R studies referred to in invites ITU-R below and the needs of countriesin Region 1, in particular developing countries;
5 that WRC‑15 will specify the technical and regulatory conditions applicable to the mobile service allocation referred to in resolves 1, taking into account the ITU-R studies referred to in invites ITU-R below,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방통위의 주장대로라면 해당 지역에서 700㎒ 대역 주파수는 통신용으로 확정이 돼 있어야 하지만 공식 보고서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며 “2015년이 된다고 해도 일부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이 700㎒ 대역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쓰는 유럽의 반발을 무릅쓰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유럽지역 국가들이 700㎒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는 것에는 동의했다”는 방통위 보도자료도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전파기획관 주파수정책과 김정삼 과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연결에서 “700㎒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분배는 했다”고 강조, “유럽은 방송용으로 쓰고 있어 확보를 못할 수도 있고 ‘인접국가’간 간섭문제 등으로 2015년까지 연구를 하기로 한 것”, “분배한 것은 결의한 것이고 기술적 조건에 대해 추가 검토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삼 과장은 “유럽이(700㎒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쓰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분배를 해야 각 정부가 ‘통신용으로 쓸 것인지 아닌지’, ‘간섭문제가 발생하는지 아닌지’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분배라는 게 강제성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해를 일으킬 소지는 있다”며 “소비자 이익에 좋으니 국제적으로 권고해서 쓰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쓰기로 한다면 세계적인 추세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럽 통신업계에서 700㎒ 주파수를 추가해서 쓰자는 요구가 있다”며 “향후 3년간 논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삼 과장은 “국제적 논의라는 게 통상 강제성보다는 사실상의 스탠다드 추세를 따라갈 것인지로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700㎒ 대역 통신용 사용 주장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해당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700㎒ 대역을 통신용으로 사용하겠다고 주장했다”며 “방통위가 ‘700㎒ 주파수는 전 세계적으로 통신에 할당되는 것이 추세’라고 주장하면서 각 나라 정부에 해당 주파수를 통신영역으로 사용하도록 설득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정삼 방통위 과장은 “한국이 700㎒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 자체를 안하면 논의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아태지역 결의에 따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700㎒에 대한 이동통신용 사용 가능성이 있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래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공개한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 공식문건 원문이다.

5.313A The band, or portions of the band 698-790 MHz, in Bangladesh, China, Korea (Rep. of), India, Japan, New Zealand, Pakistan, Papua New Guinea, Philippines and Singapore are identified for use by these administrations wishing to implement 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s (IMT). This identification does not preclude the use of these bands by any application of the services to which they are allocated and does not establish priority in the Radio Regulations. In China, the use of IMT in this band will not start until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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