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창 코바코 사장ⓒ권순택
이원창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이하 코바코) 사장이 “종편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면서도 “규제는 꼭 미디어렙을 통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방송사 광고 판매에 대한 규제가 미디어렙 이외에 무엇이 있다는 것인지 알수 없는 답변이다. 어디까지나 정부눈치보기로 보인다. 방통위는 종편 자율영업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사장은 “국회에서 감사를 받고 있는 방송사는 공영미디어렙에 들어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전재희, 이하 문방위)의 언론 3개 기관(언론중재위원회,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언론진흥재단) 국정감사에서 이원창 사장은 “광고주와 방송사가 직접 맞닿았을 때 광고압력으로 인해 방송광고시장은 큰 혼란이 올 것이라는 게 헌재의 결정이다. 딱 맞다”고 말문을 열었다.

코바코 이원창 사장은 “전파는 국민의 재산”이라면서 “국민의 재산을 이용해 얻은 이득 상당부분은 사회에 환원시켜야 한다. 그 기금으로 지방지, 중소방송을 살리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MBC와 SBS 등이 직접영업을 시도하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국회에서 감사를 하고 있는 방송사는 공영미디어렙에 들어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답했다. MBC의 경우, 최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가 국정감사 대상이다. 결국 MBC까지 공영렙에 들어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원창 사장은 종편의 미디어렙 포함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이미 종편 미디어렙 위탁은 위헌이 아니라는 법률자문이 나온 상황이다.

김부겸 의원은 “종편이 지상파와 같은 서비스를 하면서도 규제에서는 빠지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종편의 광고에 대한 직접영업을 허용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원창 사장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 문방위에서 심도 있게 법안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자 김부겸 의원은 “여기까지 나왔다면 ‘안됩니다’ 말해야하는 게 아니냐. 코바코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지적하며 “언론노조에서는 종편도 미디어렙에 포함시켜야한다는 주장이다. 동의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렇지만 이원창 사장은 “종편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할 여지가 많다”며 “종편에 대한 규제는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꼭 미디어렙에 묶어 규제를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 9월 26일 국회 문방위의 언론관련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 왼쪽부터 이원창 코바코 사장, 권성 언론중재위원장, 이성준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이참 한국광관공사 사장의 모습ⓒ권순택

종편 출범 이후, 방송광고시장 혼란 대책에 자신감 있다는 정부!

이날 국감에서 이성준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과 이원창 코바코 사장은 종편 출범이 방송광고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면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시종일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날 국감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은 “지방지 광고판매 위탁의 경우 (코바코가)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개선이나 개편이 가능하느냐”고 질문하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향해 “1공영 1민영이 되면, 1민영에도 언론진흥재단이 10~20% 지분을 참여해 광고 판매력이 떨어지는 지방지에 대해 애쓰는 것은 어떠냐”고 적극 제안했다.

홍사덕 의원은 “광고시장이라는 게 식당에서 밥 타먹는 것과 똑같아서 종편이 먼저 다 가져가버리면 먹을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안 그래도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지들, 이미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 종교방송 등 기타방송한테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서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원망은 정부 그리고 여당에 듣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우 한나라당 의원 국감자료에 따르면 2010년 중앙지의 부채는 337억5000만 원 줄어든 반면, 지방지는 83억5000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원창 사장은 “코바코는 종편의 파문을 예측, 가능한 선에서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지방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인지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창 사장은 “신문들은 활자를 통해 정보를 주고 수익을 올린다면 전파는 국민의 재산”이라며 “국민의 재산을 이용해 얻은 이득 상당부분은 사회에 환원시켜야 한다. 그 기금으로 지방지, 중소방송을 살리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바코가 지금까지 30년 동안 해왔던 방송광고 파수꾼, 지킴이로서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성준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역시 “종편 출범이 엄청난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예측가능하다”며 “그로 인해 활자매체, 방송매체 등 지역 언론에 불이익이 올 것이다. 언론진흥재단은 특단의 조치를 다각도로 준비 중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둘 정부 기관은 종편출범 이후 광고취약매체인 종교방송 및 지역언론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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