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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벌어진 일은 언론자유 넘어 인권의 문제"[인터뷰]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 "MBC 정상화의 첫걸음은 경영진 교체"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08.24 14:00

MBC블랙리스트, 이사회 회의록 사건 등 MBC 경영진의 행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MBC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총파업 투표'를 진행한다. MBC본부는 투표가 성사되면 다음달 4일 '방송의 날'에 맞춰 파업 출정식을 개최하고 MBC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디어스는 MBC 정상화 움직임에 발맞춰 MBC출신 국회의원들을 인터뷰한다. 첫 순서로 MBC 정상화를 위해 정치권에 투신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 (사진=김성수 의원실 제공)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3개월이 흘렀다. MBC 정상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여전히 MBC 경영진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MBC 정상화의 첫걸음은 경영진의 교체다. 경영진이 바뀌지 않는 한 MBC는 정상화될 수 없다.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이 탄핵 국면에서 태극기 깃발을 든 사람들을 보면서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이 대다수고 그런 걸 보도하는 MBC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믿고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얘기한다. 당시 어떤 여론조사를 봐도 10% 정도의 사람들이 박근혜 탄핵에 반대했는데 그걸 대다수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MBC를 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다. 그런 사람이 자리에 있는 한 MBC는 정상화될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의 임면권 행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 같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이 위원장의 임면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 방송장악이라고 비판하면서 임기 보장을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 동안 방송장악을 해온 장본인이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그들이 장악했던 MBC를 정상화시키려는 것이다. 이 문제의 프레임을 법과 제도, 임기보장 이런 식으로 자꾸 절차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건 본질을 외면하는 거다. 대체 MBC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MBC 경영진과 방문진은 그 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가에 대한 규명이 우선돼야 한다. 그 문제를 외면한 채 임기 보장만을 외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고영주 이사장의 경우 앞서 말했던 사례만 봐도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에 부적절한 인사라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비상식적인 인사를 공영방송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 이사장으로 두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보나. 방문진은 공적기관이다. 부처의 장·차관 중 비정상적인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임기를 보장해준다고 내버려둬야 하나. 이런 것을 규제하는 것이 방통위의 정상적인 감독기관으로서의 기능이다. 그걸 가지고 문제 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얼마 전에 MBC 특별근로감독을 했다. 그 결과 심각한 문제가 있어 노동부가 검찰에 고발을 한다면, 당연히 방통위가 MBC의 감독기관인 방문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거다. 이런 것이 이효성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법과 절차에 따르는 것이다.

최근 MBC 블랙리스트 사태, 아나운서 잔혹사 폭로, 이사회 회의록 사건 등 누가 봐도 심각한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충분히 알고 있었고,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 그런 게 어디서 이뤄지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게 문서로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MBC 구성원들은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9년 동안 MBC에서 벌어진 일들은 일반 사업장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언론사, 특히 공영방송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경악할 일이지만,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고 외면당했다. MBC 구성원들이 저항했지만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검찰에 의해, 단 한 줄도 기사를 써주지 않은 보수언론들에 의해 외면되고 짓밟혔다. 이제 숨죽였던 것들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제가 보기엔 MBC에서 벌어지는 일은 언론의 자유를 넘어 인권의 문제다. 지식근로노동자인 기자, PD들을 모욕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기자에게 기자 일을 시키지 않아서 모욕을 주고, 이래도 안 나갈 거냐고 압박하면서 두 번 죽인다. 대부분 이런 식이다. 하지만 MBC 구성원들은 살아야 하니까 그만둘 수는 없는 상황이 되고 자신에게 비굴해지게 된다. 이건 언론의 자유를 떠나 인권에 대한 모독이고 탄압이라고 생각한다.

한 예를 들어보자. 세계적인 특종을 한 한학수 PD는 지금 스케이트장에서 음악을 틀어주고 얼음판을 치우고 있다. 이게 유능한 PD를 대하는 MBC의 모습이다. 부당전보 소송에서 패소하면 일도 안 주고 한 방에 몰아놓고 근태를 체크한다. 지난 9년 MBC는 그런 식으로 회사를 경영해왔다. 

방송출연·업무 거부에 돌입한 MBC 아나운서 27명은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상암 MBC경영센터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출연 방해·제지 등 아나운서 업무 관련 부당 침해 사례 등을 발표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일 것 같다. 그런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발의된 방송4법, 일명 언론장악방지법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1년 2개월 동안 국회에서 계류되고 있다.

이 법은 어느 정권도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중립적으로 만든 법이다. 물론 지고지순하게 완벽한 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담은 것이다. 이 법을 제가 만들면서도 강조했는데, 이미 19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추천한 학자들이 최소한의 의견을 접근한 내용들만 담은 것이다. 방송에 대한 정치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제도적 장치는 있어야겠다는 공감대를 이뤄서 만든 법이다.

주요 내용은 여야 추천 이사 비율을 7대6으로 하고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하면 사장에 임명할 수 없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이 법을 반대했고, 법안이 지체된 결과 탄생한 게 MBC 김장겸 사장이다. 결국 김장겸을 사장 만들기 위해 이 법을 반대한 셈이 됐다.

이 법의 취지는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정권의 선의에만 기대할 수 없다는 거다. 우리가 언제까지 선한 의지에만 의존해서 공영방송이 언제 어떻게 권력의 개입에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난 9년 동안 권력이 개입해서 공영방송이 어떻게 처절하게 무너지는지 봤지 않나. 원래 이보다 더 엄격하게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정말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만든 거다.

결국 MBC 정상화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시점이 중요할 것 같다. MBC 정상화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겠나.

지난 9년 동안 터널 속에 있다가 이제야 빛이 보인다. 드디어 MBC가 긴 터널을 나오는 것이다. 지금은 언론개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일단 정상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언론 개혁할 부분은 개혁해야 한다.

MBC는 지난 9년 동안 망가져도 너무 망가졌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한국 사회가 뒷걸음질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집단이 바로 MBC다. MBC가 가장 심각하고 악질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KBS 문제도 있고, 여러 적폐들이 산적하지만 굳이 MBC를 먼저 얘기하는 거다. 결국 MBC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상징이 될 것이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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