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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18회-인생의 멘토 같은 드라마[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3.03 09:50

가끔 드라마를 보며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과 소통을 이루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그런 소통이 이루어지면 드라마에 대한 사랑도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아마도 <파스타>는 그런 멘토 같은 드라마인 듯합니다. 천편일률적인 트렌디 드라마일 것이라는 편견으로 접했던 이 드라마는 첫 회부터 파괴와 기본에 충실했습니다.

   
 

베테랑에게도 기본을 강조하는 셰프

1. 실수에 솔직해지니 성숙해진다

인간이란 사는 것 자체가 실수라는 말도 합니다. 그만큼 실수투성이고 자신의 실수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숱한 실수 속에 살아가는 것이 우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동일한 실수들을 줄여나가는 것이 우리가 살면서 깨달아야만 하는 삶일 것입니다.

<파스타>에서도 세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실수와 그 실수를 깨닫는 과정을 통해 성숙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고의 요리사로 정평이 나있던 그녀가 어느 순간 거짓말쟁이 셰프가 되어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사랑을 배신하고 자신의 과욕이 부른 한 순간의 실수는 평생 그녀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그런 자신의 실수를 솔직함이 아닌 우회적인 방식으로 되갚고자 했던 그녀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서야 스스로를 깨닫게 됩니다. 과한 욕심이 화를 부르듯 자신을 믿지 못한 채 눈앞의 욕심에만 눈이 멀었던 그녀는 스스로를 부정하며 '욕심의 노예'로 전락해 버렸음을 모든 것을 잃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자신을 되돌리려는 과정에서도 솔직함보다는 자신이 가진 지위와 허상 위에 쌓여진 허식으로 소통할 수 없는 소통만 요구했습니다. 그런 그녀의 바람은 당연히 이루어질 수 없는 허튼 꿈 일 수밖에는 없었고, 결과적으로 자승자박이 되어 헤어나기 힘든 구렁텅이에 자신을 버린 이후에야 자신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바닥에서 솔직해지는 그녀에게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자신을 결코 용서하지 않던 현욱은 기자 앞에서 세영을 두둔하기까지 합니다. 김산의 누나도 솔직해지도록 독려하며 바닥에 깔려있던 눈물까지 끄집어냅니다.

자신의 과오는 사랑도 막아서게 했고 그런 바보 같은 자신을 자책이 아니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는 세영의 모습에서 실수와 그 실수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용기만이 자신을 성숙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너무 기본적이지만 어려운 이야기를 세영을 통해 <파스타>는 맛깔스럽게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2. 기본에 충실해지라는 셰프

베테랑 요리사들인 국내파들에게 문제는 자격지심입니다. 그들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타인을 비교하고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자신을 자책하기만 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다가옵니다.

부주의 주 요리 중 하나인 안심 스테이크에 대해서 요리 평론가들의 평가와 셰프의 지적은 그들을 더욱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아갑니다.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을 뿐 소통에 서툰 그들은, 자신을 스스로 주방 안에 가둬두더니 결국에는 그 주방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맞이합니다.

셰프가 대단하다는 것은 요리 평론가들의 허세에 가득한 지적마저도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조그마한 지적까지 발전을 위한 시작으로 생각하며 기본에 충실해지기를 바라는 셰프의 마음과 달리,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상대에 대해 무조건적인 방어만 하는 부주와 국내파들은 스스로 만든 경계에서 자신들만 고립시키는 상황만 만들뿐이었습니다.

그런 그들 사이에서 중재에 나서는 유경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예뻐 보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셰프의 용단은 스스로를 가둬두었던 국내파들도 웃게 만들었습니다. 자격지심이 가득했건 그들에게 소통을 위한 누가 먼저라는 방식은 우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예가 주방 막내가 이태리 파와 국내파들을 좀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해 셰프가 시킨 밑 작업을 돕기 위해 주방에 들어서지만 '뉴셰프 대회'에 집중하는 그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숨기기에 급급해 주방 내 화합은 뒷전이기만 합니다.

그들에게는 상대를 바라보고 이해해줄 수 있는 여유도 없었습니다. 자신들과는 전혀 다른 이태리 유학파들은 처음부터 싫었습니다. 그렇게 처음부터 공고한 벽을 쌓은 그들은 대립각만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고 자존심으로 살아가는 요리사들에게는 그 간극은 태평양보다도 넓기만 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극적으로 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건 국내파들이 원하는 결과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뉴셰프 대회'를 통해 자신들도 선진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 그것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그들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기에 집착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유경을 통해 사랑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시작한 현욱의 변화는 스스로에게도 놀라울 정도입니다. 세영을 통해 사랑은 없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던 현욱이 변화하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변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유기적인 관계는 일방이 아닌 상호 작용으로 이어지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과 행복의 바이러스로 퍼져나가며 '라스페라'를 둘러싼 조그마한 커뮤니티 전체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기본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현욱의 마인드는 단순히 요리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듯 사회적 지위를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 흔들리는 자신을 다잡을 수 있는 것은 하나뿐입니다. 초심인 기본에 충실 하는 것뿐입니다. 너무 쉽고 단순하지만 그래서 잊고 살아가는 기본의 미학을 일깨우는 <파스타>는 그래서 소중합니다.

   
 

3. 인생의 멘토 같은 파스타

개인적으로 월화 드라마가 새롭게 시작되기 전에 가장 주목했던 드라마는 <제중원>이었습니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현대의학의 시작을 다루는 작품이 주는 매력이 만만찮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중원>을 버리고 <파스타>를 선택한 이유는 너무 자명했습니다.

<파스타>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겪을 수밖에 없는 일들을 주방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이야기해주기 때문입니다. 매 회 그들은 다양한 상황을 통해 현실 속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었던 문제들에 대한 해법들을 제시해주고는 합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된 학연, 지연 등을 일거에 거둬버리기도 했습니다. 까칠하기만 하던 최셰프의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리더십'은 사회 생활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리더십이었습니다. '라스페라'의 사장인 김산이 선보인 '제로 베이스'는 소위 계급장 떼고 실력으로 평가하겠다는 긍정의 메시지였습니다.

사랑에 대한 그들의 시각도 담백하기만 합니다. 사랑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이야기하는 김산에게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한 마리 토끼가 두 가지를 다 한다'는 표현으로 관통하는 센스와 힘은 <파스타>가 달콤하면서도 담백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설준석과 국내파, 이태리 파들을 적절하게 활용해 악역으로 돌아서게 만들면서도 서로 상충만이 아닌 상호보완을 이루고, 이를 통해 발전해가는 방법론을 제시한 그들은 웰 메이드라는 것이 무엇인지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막장이 여전히 대세라고 하지만 막장을 걷어내도 충분히 재미있고 훌륭한 드라마는 존재할 수 있음을 <파스타>는 보여주었습니다.

   
 

<파스타>는 일과 사랑이라는 뻔한 주제를 가지고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면서 놓치지 않았던 중요한 것은, 계몽이나 어설프게 가르치려 들지 않고 가능성들에 대해 방법론으로 접근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인지, 억지인지는 웰 메이드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아슬아슬함에서 그들이 선택한 것은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 초심이었습니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초심에서 바라봤을 때 옳은 것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파스타>가 견지해온 단 하나의 가치였습니다. 그 선택을 하는 이가 주방 막내이든 셰프이든 선택의 순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기본에 얼마나 충실했느냐 였습니다. 사랑도 일도 기본이 얼마나 탄탄 하느냐가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이 드라마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멘토의 역할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2회 분만 남겨두었지만 그들이 이야기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가치들은 드라마가 막을 내려도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인생의 나침반으로 남을 것입니다. 삭막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멘토를 찾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인생의 멘토 같은 드라마인 <파스타>는 그래서 더욱 소중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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