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OBS가 지난 14일 공문을 통해 14명을 해고하겠다는 경고를 노조에 통보했다. 지난 4월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직원 13명 정리해고, 7명 자택대기 발령을 내린 데 이어 추가 정리해고를 예고한 것이다. 아울러 대주주인 백 회장은 최근 노조원들을 만나 올 11월 OBS를 ‘폐업’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는 참여연대·민주언론시민연합·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18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측이 주장하는 OBS의 경영위기는 과장됐으며, 대주주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방송 사유화’를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인 김경률 회계사는 2016년도의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분석했다. 그는 OBS의 유동비율은 219.54%(유동부채보다 유동자산이 2배 이상 높음)이라며 “OBS의 전반적으로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OBS는 2017년 7월 현재 금융 부채가 전혀 없는 무부채기업이고 이미 수년 전부터 영업수지에서 흑자를 실현해왔다”며 OBS의 경영위기는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계사는 이어 “OBS가 재허가 신청시 증자 및 차입으로 10억 원의 약정을 했고, 이 약속을 지켰으나 지난해 77억 원의 차입금을 상환함으로써 결국 약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만약 자금부족 사태가 발생한다면 약정을 위반한 OBS경영진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경영악화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OBS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이 지급보증을 하면 은행에서 돈을 안 빌려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계사는 “OBS는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정상정인 경영자의 마인드를 가졌다면 30억 증자 등을 통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며 “회사가 말하는 경영위기는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유진영 OBS지부장은 이날 ‘OBS 방송사유화 실태’를 고발했다. 유 지부장은 백 회장이 ▲회장 월례회의 주제 ▲부회장 직제를 통한 수렴청정 ▲경영전반의 개입 등을 통해 책임경영을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 회장이 ▲프로그램 제작 관여 ▲회장표 프로그램 편성 ▲보도자율성 침해 등을 통해서 ‘방송사유화’를 획책했다고 비판했다.

유 지부장은 “방송을 사유화하려는 대주주 백 회장의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OBS지부는 어떤 희생을 각오하서라도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당국을 향해 “사업자의 의지결여와 폐업에 따른 법적,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 방송사사유화를 막고, 경인지역시청권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OBS는 정리해고 결정을 철회하고, 김성재 부회장과 최동호 대표를 내보내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이것이 노사 간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백 회장은 폐업할 시간도 없이 재허가 심사에서 재허가 취소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도 언론노조 OBS지부는 이날 지난 4월 열린 정리해고 규탄 문화제 당시 백 회장이 고성을 치며 행사장을 훼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백 회장이 최근 조합원들을 만나 올 11월 폐업을 하겠다며 협박성 발언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백 회장은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성 노조에 휘둘려 인건비 부담은 늘고 생산성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는 등 시대착오적 노사관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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