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리도 박복한 캐릭터들이 있을까? 안 좋은 벌칙은 항상 한 사람에게 향해 왔고, 이젠 그에 못지않은 또 다른 사람에게 박복 캐릭터가 입혀지고 있다. 물론 여기서 박복은 예능신(神)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캐릭터를 말하기에 그리 나쁜 게 아니다.

<런닝맨>에선 예능신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가 있다. 그 주인공은 이광수. 유재석도 뒤질세라 열심히 박복 캐릭터에 다가서고 지석진도 열심히 따라붙으려 하지만, 이광수의 박복 캐릭터와 대적은 꿈도 못 꾼다.

이광수는 확률 따위를 무시하는 박복 확률을 보여왔다. 확률상 아무리 힘들어도 ‘꽝’은 그의 몫이었다. 돌림판을 돌려도 꼭 그가 걸려왔고, 뽑기 힘든 날달걀을 단박에 뽑아 이마에 꽂는 실력은 누구도 못 따라오는 그의 게임 운이었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팀을 나눠도 항상 불리한 팀에 들어가고, 벌칙을 해도 그가 걸렸다. 일부러 몰고 싶어도 못 몰아붙일 그의 게임운은 타 멤버가 부러워할 만한 운이어서 시청자는 그저 폭소하며 지켜보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의 불운은 행운과도 같은 것. 예능에서 웃기고 싶어도 못 웃기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는 항상 안 좋은 일에 걸려 웃음을 만들어내 ‘예능 신이 보우하사’라는 말을 자두 듣고는 한다.

아무리 게임을 잘해, 이젠 벌칙을 당하지 않겠지? 란 생각을 해도, 그는 늘 벌칙에 당첨돼 왔다.

형과 누나에겐 애교 캐릭터이기도 했지만, 이광수는 기존 시스템을 깨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강 캐릭터인 김종국을 유일하게 하극상하는 캐릭터로 사랑을 받은 게 그.

게임에 있어 돌+아이 캐릭터라 생각되게 하는 그의 게이밍 방식은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얻어 김종국과 게임 캐릭터상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전소민과 양세찬의 등장은 기존 <런닝맨>의 익숙한 그림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에서 진행됐고, 둘 모두 기존 시스템에 잘 어우러지며 무사히 안착했다.

그런데 전소민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어 주목이 되고 있다. 전소민 또한 이광수 못지않게 예능신이 보우하사 캐릭터여서 눈길이 가고 있는 것.

첫 출연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게 전소민이다. 스위밍 풀 위에 설치된 평판에서 앞구르기 후 떨어진 장면은 의도해도 못할 만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어서 큰 웃음을 준 바 있다.

‘주크박스 고, 스톱’ 게임에서 플라잉 체어 벌칙을 당하며 큰 절 하듯 물에 입수하는 장면 또한 명장면이 됐다. 해당 장면은 일부러 한 것보다는 우연찮게 보여진 장면으로 더 큰 웃음을 줬다.

전소민 또한 이광수처럼 무척이나 열심히 하지만 결국 벌칙은 처참하게 당하는 단골 캐릭터가 됐고, 이광수와의 콤비 플레이로 <런닝맨>의 최강 돌+아이 캐릭터가 된 것은 <런닝맨>에게도 큰 행운이 되어 주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이광수와 전소민이 예능신에 의해 선택된 듯 매번 당하는 모습은 그들이 구축한 캐릭터와 연결돼 더 큰 웃음을 준다.

둘 다 돌+아이 캐릭터이자, 형 누나 혹은 오빠 언니들로부터 사랑받는 캐릭터. 또 둘 모두 꾀를 피워도 필연적으로 불운이 함께해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불운 때문에 더 웃기는 캐릭터가 됐다.

멤버들이 도와주는 것보다 예능신이 각별히 도와주는 캐릭터, 이광수와 전소민. 둘의 우연찮은 불운 콤비플레이가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벌칙도 함께하라고 예능신이 보우하사 하는 모습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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