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가 시청률 제고 차원에서 <이브닝뉴스>에 ‘먹거리·볼거리’ 소개 코너를 신설했지만 구성원의 빈축을 샀다. MBC 뉴스의 경쟁력 약화는 경영진들이 정권을 대변하는 편파적인 뉴스를 해왔기 때문으로 진단과 처방 모두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17개 지역지부가 4일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서울MBC의 지역MBC 뉴스 담당 부서인 전국부는 3일부터 <이브닝뉴스>에 ‘지역 볼거리·먹거리’ 코너를 신설했다. 전국의 먹거리와 볼거리들을 뉴스에서 소개하면 시청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3일 MBC 이브닝뉴스 화면 캡처

‘지역 볼거리·먹거리’ 코너는 문철호 서울MBC 보도국장의 지시 전달 사항인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MBC 전국부가 문호철 보도국장의 얘기라며 지역MBC 보도국에 보낸 전달사항에는 “국장께서는 요즘 우리 뉴스에 딱딱한 내용이 너무 많아서 각 지역의 유적이나 명소, 관광지를 소개하는 소프트한 코너를 만들어 보자는 게 기획 취지라고 설명했다”는 대목이 있다.

하지만 MBC 구성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언론노조 MBC본부 17개 지역지부는 성명에서 “MBC뉴스가 추락한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간 정권이 낙점한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사장 체제에서 민심을 철저히 외면하고 친정부 뉴스를 생산해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나팔수 노릇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MBC 로고가 찍힌 카메라와 마이크가 냉대를 받고, 조롱을 듣고, 심지어 삿대질에 멱살잡이를 당하고 꺼지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 우리 뉴스가 ‘소프트’하지 않아서였을까”라며 “살아 움직이는 지역의 뉴스를 국민에게 전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지역을 볼거리와 먹거리나 있는 곳으로 희화화하려는가”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파면되고 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도 MBC에는 뉴스 신뢰도 추락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장겸 씨가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단언컨대 뉴스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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