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 호흡기를 달아줄 것으로 생각했던 노홍철 투입에 대한 희망고문마저 사라졌다. 정형돈에 이어 노홍철까지 실제 투입 가능성이 사라졌기에 마음을 정리할 시청자들이 있을 것이란 불안한 예감도 든다.

그간 <무한도전> 마니아 시청자들은 오늘일까 내일일까? 하며 노홍철과 정형돈의 투입을 기다려온 게 사실. 그러나 이번 주 <무한도전 - 찾아라 맛있는 밥차&신병교육대 훈련기> 편에서 노홍철의 투입이 무산된 것을 공식화해 아쉬움을 남겼다.

유재석은 배정남의 반고정 출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일곱 명이 하던 프로그램이라서 다섯 명이 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러며 노홍철 투입 무산 소식을 밝힌 것.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이어 “노홍철도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다. 가장 최근에 노홍철의 의사를 물어본 결과 ‘힘들 것 같다. 이해해 달라’고 하더라”라고 전해 놀라움을 줬다.

이는 <무한도전>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떨어트리는 소식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니아층은 기대감을 내려놓으며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간 ‘희망고문’이라도 그들이 복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열어 놨기에 붙잡고 있던 것도 사실일 것. 그러나 이제 확실히 그 고문을 없애 줬기에 떠나도 쉽게 떠날 수 있게 됐다.

노홍철이 최종적으로 힘들다고 한 것은 현실적으로 봤을 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서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상 가장 큰 원인은 기대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또 ‘악플러 여론’에 신경이 쓰였을 수 있다.

그간 <무한도전>은 소통이라는 것을 중요시해 ‘여론이 아닌 여론’에 휘둘린 적이 많았다. 언론의 지나친 관심과 악플러들의 비난 등으로 프로그램은 엉망이 돼왔다. 수시로 사과를 하는 상황은 여러 스트레스를 불러온 부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악플러는 비판을 가장한 비난을 하고, 그들이 세력을 이뤄 추천한 글이 여론인 양 연출에 영향을 준 게 사실이다. 언론은 스토커가 돼 준비하는 특집마다 스포일러에 정신이 없었고, 잘못된 여론 생성을 주도해 프로그램에 개입하며 <무한도전>의 성격을 바꾸어 온 게 사실이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도덕적인 면을 강조하고,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제약하려는 언론과 여론의 태도가 멤버들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좋자고 하는 프로그램, 웃자고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느새 출연진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고, 좋지 않게 멀어졌다고 해도 결정적으로 복귀를 해야 할 시기에 노홍철과 정형돈은 복귀를 거절했다. 압박이 덜 되는 프로그램에서 자유롭게 진행하는 것을 그들은 바란 것이다.

정형돈의 불안장애는 <무한도전>에서 생긴 것이기도 하다. 여러 요인이 결합돼 생긴 것이고 시기에서도 그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가장 큰 스트레스를 가져온 건 <무한도전> 때였기에 그는 복귀를 포기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비긴어게인>

노홍철은 좋은 이미지의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자신의 안 좋았던 이미지를 씌우기 싫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건 프로그램이 지향한 완벽하고자 한 도덕성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라 봐도 무방한 사안.

<무한도전>은 노홍철과 정형돈이 나간 이후 여러 부분에서 기대치를 낮춰왔다. 그러나 아직도 지나친 지적을 일삼고 완전무결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일부 시청자들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에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홍철 복귀에 대한 ‘희망고문’이 사라진 것만으로 마니아 시청자 모두가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희망고문이란 것은 <무한도전>의 생명력을 유지해 온 중요한 에너지원이었기에 이탈 가능성은 농후하다.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것이고, 쇠퇴기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무한도전>을 돕는 것이라며 황광희에 이어 배정남을 반고정화 했지만, 재미는 확연히 줄었다. 앞으로 누가 와도 분위기는 잘 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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