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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11회, 셰프를 버린 이형철이 멋진 이유[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2.09 12:08

연일 버럭 셰프와 서유경의 사랑이 주목을 받고 있는 <파스타>. 음식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고, 사랑에 황홀해 하며 조직 문화의 기본에 대해 설파를 합니다. 그렇게 멋진 드라마로 발전해가는 <파스타>에 아쉽게 다가왔던 것은 부주방장(이하 부주)의 존재감이었습니다. 그런 존재감이 사라져가던 부주를 살린 11회는 그래서 의미 있었습니다.

   
 

셰프의 교수법과 부주의 스카우트

지난 10회 감미로운 눈키스로 주목을 받았던 셰프와 유경은 연일 깊어지는 사랑에 마음만 설레 입니다. 하지만 주방 보조에게 현장을 목격 당했음을 그들은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내 주방에는 사랑은 없다"라고 외치던 셰프의 말과는 달리 자신의 주방에서 내려오지 말라며 눈키스를 날리는 셰프의 모습. 그리고 이를 목격한 주방 보조 은수의 역할은 12회가 되면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주방 보조로 첫 월급을 받은 은수는 화장실에서 월급봉투를 열어 셈을 해보며 한숨만 나옵니다. 박봉에 이것저것 떼고 나면 겨우 차비 정도인 상황이지만 잠을 쪼개도 힘든 일은 그를 힘겹게만 합니다. 사회 초년병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와 좌절 그리고 도전이 주방보조을 통해 어느 정도 보여 질지 기대됩니다.

   
 

사랑.
티내지 말라던 셰프는 자신의 말과는 달리 눈에 띠게 유경만 바라 보다 문자를 받습니다. 너무 티내지 말라는 유경의 문자를 받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정도로 셰프도 유경에게 흠뻑 빠져있습니다. 주방이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것과는 달리 셰프 현욱과 유경의 사랑은 점점 깊어갑니다. 눈치 없는 사장이 끼어들기는 하지만 그들의 데이트는 레스토랑까지 이어집니다.

데이트에서 음식 하나하나에 트집을 잡는 셰프에 의해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유경은 따지 듯 묻습니다. 힘들게 일하는 것 누구보다 잘 알면서 왜 그렇게 모질게 이야기를 하냐는 질문에 이 모든 게 그들을 위함이라고 대꾸합니다.

'지적하지 않는다면 그저 그 자리에 안주'하라는 이야기라는 셰프의 발언은 그가 음식과 주방을 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발전 가능한 이들에게 강하게 몰아붙이며 동기 부여를 하는 셰프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오랜 시간 함께 일을 했던 이태리 출신들뿐입니다.

찜질방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그들에게선 노련하고 완숙해져가는 연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항상 요리만 해서 집에서는 하기 싫다는 유경에게 "그런 너에게 장가가는 남자가 불쌍하다" 합니다. "그럼 요리하는 남자 만나면 되지"라며 대꾸하는 유경의 모습엔 사랑을 위해 껌딱지처럼 딱 달라붙어 있을 그들의 끈끈한 사랑이 보입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김치찌개를 끓여 셰프에게 건네는 유경의 모습엔 어제 나눈 그들의 대화에 대한 대답이 숨겨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김치찌개처럼 깔깔하지만 맛깔스럽기만 합니다.

   
 

일.
11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부주에 대한 스카우트였습니다. 낯선 손님이 음식에 대한 칭찬과 함께 요리 담당자를 찾습니다. 의례 셰프의 몫 이였지만 부주를 찾자 주방 안 국내파들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항상 이태리 유학파에 밀린다는 생각만 하던 그들에게 부주의 모습은 동경을 넘어 동지애를 느끼게 합니다.

부주를 찾은 손님은 다름 아닌 새로운 레스토랑을 오픈하려는 사장이었습니다. 업계에서 소문난 '라스페라'의 주방 직원들을 스카우트하려는 그의 제안에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부주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국내파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다른 곳에서 함께 일하자는 말에 신난 국내파들은 새로운 시작에 흥분합니다.

자신을 따르는 주방 직원들을 모두 이직시키고자 하는 부주와는 달리 파스타 인원을 요구하는 사장은 승재를 반려 시킵니다. 그렇게 유경에게도 함께 하자고 부탁 하지만 유경은 셰프가 있는 '라스페라'를 선택합니다.

스카우트 제의로 인해 '라스페라'에 대해 미련이 없어진 국내파들은 일에 진지하지 못합니다. 이들과 달리 유경은 자신의 롤 모델인 세영의 주 요리인 '세 가지 맛 파스타' 서브를 하며 부쩍 늘어가는 솜씨에 칭찬 받기까지 합니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상황에서 셰프에게 호되게 당한 부주는 반란을 시작합니다. 강하게 밀어 붙이기만 하는 셰프에게 그동안 참았던 말들을 모두 풀어내는 부주. 폭풍전야 같은 그들을 부른 사장은 예약 손님에 대한 이야기를 건냅니다.

밤 12시 랍스터 요리를 예약 받은 셰프와 부주는 유경의 서브를 받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 자리는 다름 아닌 부주인 석호를 스카우트하려는 다른 사장이 의도적으로 만든 자리였습니다. 이것저것 시비를 거는 그에게 당당하게 요리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며, 부주의 요리를 지적하는 손님을 능숙하게 요리하는 셰프의 모습에 부주의 마음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직장을 옮겨도 현재처럼 셰프 밑에서 일하는 것처럼 사장의 감시 하에 놓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의 선택의 최우선에는 이직이 반려 당한 승재였습니다. 자신의 말만 듣기를 원하는 사장은 이를 거부 의사로 받아들이고 그렇게 부주에 대한 스카우트는 막을 내리고 맙니다.

이직으로 마음이 들뜬 국내파들은 부주의 이야기에 난감해 합니다. 곧 이직한다는 마음에 셰프에게 대들었던 자신들의 상황이 난망할 뿐입니다. 자신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승재는 부주에게 원망을 쏟아내지만 그저 미안하다고만 말하는 부주의 마음 씀씀이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이 정리된 상황에서 셰프를 찾은 부주는 셰프가 부주였을 때를 묻습니다.

"생각해보니까 부주였을 때 나한테 고약한 셰프가 있었다. 그 원수 같은 셰프놈 이기려고 이 악물고 버텼다. 왜?"

라는 셰프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들에게 하는 그의 행동과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신하게 된 부주는 "일 보겠습니다"는 간단하지만 단호한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정리합니다. 구차한 변명도 필요 없고 상황에 대한 설명도 의미 없음을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그들.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이 아닌 요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이었습니다. 그동안 셰프의 행동들과 그 속에 담긴 의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오해만 해 왔던 부주는 비로소 행동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가려거든 내가 자르거나 아니면 나를 이기고 나가"라는 셰프의 말뜻을 알게 된 부주의 변명 없는 깔끔한 수긍은 대단해 보였습니다. 오해와 잘못들을 이해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들을 깨끗하게 승복할 줄 아는 이는 발전할 수밖에 없지요.

부주가 보인 자기사람을 위해 자신의 이익까지 포기하는 모습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셰프의 의도를 파악하고 웃으며 내던지는 짧은 한마디는 그동안 조용하게 당하기만 하던 부주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주방 막내라는 뇌관이 도사리고는 있지만 셰프와 부주의 짧지만 충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대화를 통해 평화는 찾아왔습니다.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고 그 포성 없는 전쟁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게 유도하는 <파스타>는 매력적입니다. 그동안 눈빛 연기만 하던 부주의 당찬 자기주장과 자신을 따르는 후배들을 위해 특별한 기회마저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아는 그에게서 <파스타>의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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