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해 수익을 내겠다며 1만2076명으로부터 1조960억 원을 빼돌린 IDS홀딩스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변웅전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IDS홀딩스로부터 3억3000만 원의 현금을 지급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권과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직 IDS홀딩스 직원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회사에 변 전 대표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변웅전 전 자유선진당 대표. (연합뉴스)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는 IDS홀딩스에서 근무했던 임주하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금융투자 회사다. 2015년 11월 설립된 이 회사는 서울 여의도 IFC빌딩 20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IDS홀딩스 본사 바로 아래 층이다.

임주하 씨는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가 실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넥스트알파투자자문의 이사 겸 마케팅본부장으로 소속돼 있었으며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를 설립하기 전에는 IDS홀딩스에서 근무했다. 임 씨와 김 대표의 친분관계가 두텁다는 증언도 있다.

임주하 씨의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 설립에 김성훈 대표가 개입한 정황도 있다. 전직 IDS홀딩스 내부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임주하 씨가) 법인을 설립한다고 해서 (김성훈) 대표님과 면담하는 것을 몇 번 봤다"고 말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의 사내이사가 IDS홀딩스로부터 3억3000만 원의 현금을 수수한 변웅전 전 대표라는 점이다.(▶관련기사 : '1조 사기' IDS홀딩스, 변웅전에 3억 건네)

아울러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조성재 변호사가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의 사외이사로 등록돼있었다. 조 변호사는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의 고문변호까지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변호사는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경 의원은 지난 2014년 IDS홀딩스의 전신인 IDS아카데미 7주년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관련기사 : IDS홀딩스와 새누리당은 대체 무슨 관계?)

임주하 씨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회사는 IDS홀딩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회사"라면서 "(IDS홀딩스 관련해서)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 의혹에 대한 소명을 듣기 위해 기자가 임 씨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임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부실수사를 의심하고 있다. 미디어스가 입수한 검찰 수사자료에는 변웅전 전 대표가 IDS홀딩스로부터 3억 3000만 원의 현금을 받았다고 기록돼있다. 그러나 검찰은 변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도 조사하지 않았다.

이민석 변호사는 "애초에 검찰이 IDS홀딩스를 수사하면서 변웅전 전 대표를 제대로 수사했다면, 검찰이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도 수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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