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 판결,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 등을 통해 검찰과 법원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는 “우리법연구회가 좌편향 판결을 이끌고 있다. 해체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상훈 전 우리법연구회장이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빨간색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모두 빨갛게 보인다”며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전 회장은 “우리법연구회 홈페이지 첫 화면에 ‘우리법연구회가 창립된 지 21년 정도 흘렀다, 그동안 민주화가 진전이 되고 법의 지배가 관철되고 있지만 우리법을 연구해가지고 보다 나은 재판을 해야 한다는 요청은 여전하다. 그러니 가입하고 싶은 법관이 계시면 회장이나 간사에게 연락해 달라’는 취지의 문구를 보고, ‘편 가르기 하는 것이 아니냐’고 본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의 해석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우리법연구회는 법관들이 우리의 법을 연구해서 재판을 잘하자는 모임으로 ‘하나회’에 비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우리법연구회가 지향하는 가치는 민주주의와 통일이다”면서 “이것을 가지고 ‘진보성향이다’, ‘좌파다’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사법신뢰를 훼손한 판결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회장은 “판사의 판결에 대해서 비판은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된다”며 “(판결)내용을 봐야지 그 판결을 한 판사가 어느 소속인가를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촛불집회와 관련해서 위헌제청을 한 판사와 용산사건에서 1심재판장을 맡아 수사기록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던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소속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또한 “법관들의 경우에도 헌법에서 보장한 학문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들이 학문의 자유를 누리면서 사법부 독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가지고 해체하자고 하는 것은 헌법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나라당에서 제기하는 비판 역시도 사법부 흔들기로 보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우리법연구회와 무관한 강기갑 무효…그래도 해체해야?

박 전 회장은 대한변협이 소속 회원 설문조사를 토대로 강기갑 무죄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 “우리법연구회하고 완전히 무관한, 강기갑 의원 판결을 제시하고 문제해결책 중 하나로 우리법연구회 해체를 내놨다”며 “대한변협은 옛날부터 인권옹호, 사법부 독립 방파제 등 빛나는 전통을 갖고 있는데 이제는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해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판결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네 가지 답변 중 세 개는 ‘부당하다’는 것의 변형으로, 하나의 항목만 ‘타당하다’로 표기해서 설문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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