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 뉴스가 ‘이주의 나쁜 방송보도’ 1·2·3위를 휩쓸었다. ‘후보검증’이란 명목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보도를 일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가 ‘이주의 가장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된 것은 벌써 3번째로, 전 방송사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다.

2017년 대선미디어감시연대(대선감시연대)는 ‘이주의 나쁜 보도’ 1·2·3위에 MBC 뉴스 보도를 선정했다. 1위는 MBC<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이산가족 상봉 ‘특혜’...북한의 의도는?>(17일 방송)이 차지했다. 2·3위는 지난 19일 방송된 <北 노골적 선거 개입…안철수 ‘정조준’>, <문재인 후보 ‘호남 홀대론’ 실체는?>이라는 제목의 보도였다.

MBC는 <이산가족 상봉 ‘특혜’...북한의 의도는?>에서 ‘2004년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한이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 후보에게 공작을 펼치기 위해 상봉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MBC는 당시 상봉자가 모두 69세 이상의 고령자들이었는데 문 후보의 이모 강 씨만이 유일한 50대로 가장 젊다는 점과 북한이 건넨 상봉자 명단에서 문 후보 나이가 74세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는 점을 의혹 제기의 근거로 들었다.

▲지난 17일 MBC<뉴스데스크> 방송 보도 화면 갈무리.

대선감시연대는 해당 보도에 대해 “‘북한이 특혜를 줬다’는 메가톤급 의혹을 제기해놓고 근거는 ‘넘겨짚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묻지마 의혹’이라는 점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통일부가 특혜의 여지가 없고 문 후보 나이 오기도 정정해 다시 보내줬다는 해명도 누락했고, 이 주장은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것인데 의혹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밝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MBC는 <北 노골적 선거 개입…안철수 ‘정조준’>에서 북한이 문 후보를 밀어주고 안철수 후보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취지의 방송을 내보냈다. 김세진 기자는 “북한 노동신문은 이번 대선에서 보수 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남한 민중이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선동했다”며 “(노동신문은) '보수세력이 진보세력 집권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 중도성향 야당 후보 지지 등의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사실상 안철수 후보를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MBC<뉴스데스크> 방송 보도 화면 갈무리.

대선감시연대는 “MBC가 문 후보를 깍아내리기 위한 방법은 가지각색”이라며 “언제부터 북한 매체의 주장이 우리 대선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는지 의문이다. 문 후보를 은근히 ‘종북’으로 몰기 위한 교묘한 보도”라고 비판했다.

MBC는 <문재인 후보 ‘호남 홀대론’ 실체는?>에서 문 후보가 호남을 홀대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육덕수 기자는 “노무현 정부가 호남을 '홀대'했고, 그 중심에 문재인 후보가 있었다는 주장을 확인하게 위해 당시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전체의 출신 지역을 비교해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육덕수 기자는 지역 간의 인사차별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엔 "호남 사람들이 문재인 때문에 청와대에서 근무를 못하겠다“고 한 염동연 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의 증언과 ”문 후보의 자서전에서 선친의 사업 실패가 ‘전남’ 사람 때문이라고 서술했던 부분“ 등을 리포트 했다.

▲지난 19일 MBC<뉴스데스크> 방송 보도 화면 갈무리.

대선감시연대는 “염 전 총장은 ‘호남홀대론’을 처음으로 주장했던 사람”이라며 “‘호남홀대론’을 처음 꺼낸 사람의 주장을 그 사람의 발언으로 증명하는 허술한 논리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문 후보의 자서전에는 선친의 사업 실패가 전남 사람 때문이라고 지목한 대목이 어디에도 없다”면서 “해당 논리들은 모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총선에 제기했던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C는 결국 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국민의당의 프레임을 그대로 보도로 차용해 ‘검증 보도’로 내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선감시연대 한 심사위원은 “MBC는 정말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온몸을 다 바쳐 막고 싶은 것 같아 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대선감시연대는 앞서 MBC<뉴스데스크>(3월 22일, 4월 3·5일) 보도를 ‘이주의 나쁜 방송보도’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MBC는 지난달 22일 자사 TV 토론회 출연한 문 후보가 ‘MBC 정상화’ 발언을 하자 ‘공영방송 흔들기’라며 보도로 반박했고, 이달 초에는 ‘문재인 아들 채용 특혜 의혹’을 보도하면서 문 후보 측의 반론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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