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 차원의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최근 사드·북핵 문제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불안 해소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다. 문 후보는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5당 대표 및 대선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도 제안했다.

윤관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11일 선대위에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긴급 소집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문 후보는 10일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윤 단장은 "최근 한반도 위기설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한 비상조치"라고 설명했다.

윤관석 단장은 "부산경남 방문을 위해 10일 저녁 현지로 내려간 문재인 후보는 여러 일정 중에도 전화로 한반도 문제 전문가, 외교·안보 전문가들로부터 현재 상황에 대한 다양한 보고를 받고 이같이 지시했다"면서 "이에 따라 송영길 총괄본부장이 선대위와 당내 외교·안보 관련 의원들, 전문가들에게 다각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점검한 후 회의에 참석토록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안보상황 점검회의는 11일 오후 8시 당사 4층 회의실에서 문 후보 주재 하에 열릴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가진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랭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 협력 강화에는 동의했으나, 특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도, 합의문 발표도 없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우리는 (북한 문제 관련) 중국과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면서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중국이 협력할 의지가 없으면, 우리 독자적으로 조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중국 측에 협조를 요청함과 동시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한미연합 훈련을 마치고 호주로 향하던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방향을 선회했다. 칼빈슨 호에는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에 투입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데브그루가 탑승해 있다. 2011년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 시신을 칼빈슨호에서 수장시키기도 했다. 한미연합 훈련 당시에도 칼빈슨호가 훈련에 참가한다는 것에 대해 김정은 제거작전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칼빈슨호의 한반도행과 함께 지난 7일 오후부터 중국 동북관할 인민해방군 북부전구 예하 부대들이 북한과 중국 접경지대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중국은 인민해방군 북부전구 43만 명 병력 중 15만 명을 압록강 부근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오는 15일은 북한의 태양절(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하는 북한의 명절)이다. 북한이 태양절을 기점으로 ICBM발사, 핵실험 등 군사도발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4월 미군의 '북폭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통일부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북한 핵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선제타격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한편 지난 10일 방한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1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만나 사드·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우 대표는 문재인 후보 측 송영길 의원, 안철수 후보 측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 각 당의 대선후보 진영을 접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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