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후보자 ‘스탠딩 토론’ 도입을 확정하자, 보수언론은 무제한 ‘끝장토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아갔다. 또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제안한 ‘양자 끝장토론'을 문 후보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종용하기도 했다.

선관위 산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지난 7일 회의를 열고 이달 23, 28일과 5일 2일 열리는 대선 후보 TV토론회 개선안을 확정했다. 세 차례 토론회 가운데 1차(정치)와 3차(사회) 토론회는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한다.

다만 2차(경제) 토론회는 정책 검증에 집중하기 위해 현행대로 앉아서 한 후보의 정책 발표 뒤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 방식이다. 후보별 발언 시간의 총량(18분) 내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다른 후보와 토론할 수 있는 ‘시간 총량제 자유토론’도 도입된다.

▲10일 중앙일보 지면 사설.

중앙일보는 10일 사설에서 각 후보가 최장 18분까지 자유발언을 할 수 있는 ‘스탠딩 토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토론시간을 무제한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1회에 한해 토론시간을 무제한으로 늘려 ‘끝장토론’을 하게 한다면 후보들의 역량을 그야말로 투명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급한 인신공격이나 엉성한 여론조사가 대선 결과를 좌지우지할 우려를 막기 위해선 치열하고 깊이 있는 TV토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문·안 후보의 ‘양자 스탠딩토론’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했다. 5명이 나오는 다자구도는 몰입도가 떨어지고, 국민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대해 자세히 알기를 원한다는 이유를 달았다. 선관위 차원의 토론회에서 다자구도가 불가피하다면 언론사 차원에서 양자 끝장토론에 나서면 된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10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의 TV토론회의 예까지 들어가며 “TV토론이 없었다면 케네디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후대 사가들은 평가한다. 젊고 자신만만한 케네디와 피곤해 보이고 말도 더듬은 닉슨의 대결에서 미국인은 케네디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말미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가 제안한 ‘양자 간 끝장토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종용했다. 문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제안했으나 박 후보가 이를 끝내 거부했던 것처럼 문 후보도 안 후보의 토론을 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그렇지 않아도 문 후보는 남이 써준 원고를 읽는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문 후보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싶다면 양자 토론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에 응하기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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