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MBC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에서 “김기사 운전해~ 어서~”라는 유행어의 두 주인공 ‘사모님’ 김미려씨와 ‘운전기사’ 김철민씨가 열애에 빠졌다는 소식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사자는 열애설을 부인하고 나섰고 여러 신문들은 또다시 이 사실을 앞 다퉈 보도했다.

김미려씨의 해명이 있기 전까지 수 많은 매체들은 곧 결혼이 임박해 보이는 듯 기사를 쏟아냈다. 기사 제목도 재미있다. "김 기사, 사랑해~","김기사가 자기됐다", "여보~ 운전해" 등 제목에서부터 두 코미디언의 열애는 독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사를 살펴보면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해 측근의 증언이 있었고, 미니 홈피에 영타 자판 상태에서 한글로 “사랑해 자기가 최고다!”라는 김철민씨의 1촌평이 달려 있다는 게 주요한 정황증거였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미니홈피로 찾아가 두 사람의 열애 그리고 앞으로 있을 결혼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오전 내내 관심을 모았던 두 사람의 열애는 오후가 돼서도 김미려씨의 열애 사실 부인으로 또 다시 화제가 됐다. 김미려씨는 “편안한 것과 사귀는 건 다르잖아요. 편하다고 연인이 되는건 아니니까”라며 언론을 통해 절친 사이는 맞지만 보도 된 것처럼 열애나 결혼할 사이는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미디어로 인해 두 사람은 결혼 할 사람이 생겼다가 없어지게 된 특별한 날이 됐을 것이다.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축하까지 해줬던 네티즌들도 ‘웬지 씁쓸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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