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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려면차기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추진해야 할 것
오경수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 승인 2017.03.14 09:52

알뜰폰은 지난 2010년 정부의 도매제공제도 도입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이동통신시장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위주로 고착되어 시장경쟁이 위축되고 가계 통신비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알뜰폰은 이동통신사의 설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684만 589명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6,011만 명 대비 약 11.4%에 이르는 수준이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4년 12월 458만 명에서 2015년 590만 명, 2016년 684만 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그에 따라 가계통신비 절감효과도 커졌다. 지난 2017년 3월 8일 알뜰폰사업자협회와 녹색소비자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알뜰폰의 가계통신비 절감효과는 2016년 약 1조 원, 2011년 이후 누적 절감액은 약 3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연합뉴스 지료 사진

알뜰폰 가입자가 가파르게 증가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이동통신사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높은 가계통신비에 부담을 느껴왔던 소비자들이 알뜰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우선 알뜰폰 사업자 수가 40개에 이르고 있어 과잉 경쟁이 우려된다. 또한 알뜰폰 사업자들의 영업적자가 매년 수백억씩 발생하고 있다. 물론 전파사용료 면제, 도매대가 인하 등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영업적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 역시 신규시장 진출에 따라 일정 기간 영업적자를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영업적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알뜰폰 사업자의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동통신시장이 2G, 3G 음성에서 LTE, 데이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들이 저가 요금제 가입자를 고가 요금제 가입자로의 전환을 유도하여 성장을 이어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알뜰폰 사업자 역시 2G, 3G 음성 위주의 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많다는 것이다.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고가 요금제 가입자 증가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자는 유통망, 영업력, 브랜드 인지도, 프리미엄폰 공급, 고객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기존 이동통신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부족하다. 최근 알뜰폰 업계는 차별화된 요금제, 프리미엄폰 공급, 멤버십 서비스 등을 통해 가입자 증가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어느 정도의 성과로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알뜰폰은 이동통신사의 설비투자 의지를 훼손시킬 만큼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시장포화 상황에서 알뜰폰 가입자 증가는 이동통신사 가입자의 이탈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동통신사는 알뜰폰 사업자와 달리 설비투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동통신사의 설비투자 의지가 꺾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알뜰폰 활성화는 이동통신사가 일정 정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 내부적으로도 한계요인이 있다. 알뜰폰 사업자 중에서 이동통신사 자회사의 경우 모회사의 경쟁력을 훼손시켜가면서 알뜰폰 가입자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기업 규모를 감안하여 설비투자, 가입자 유치에 나서기보다는 틈새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알뜰폰 업계는 2017년 800만 가입자 돌파를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알뜰폰이 이동통신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두 가지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알뜰폰 사업자를 완전MVNO(full MVNO)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에 대한 설비의존도를 낮추고 상품, 유통, 영업, 브랜드 강화를 지원하여, 알뜰폰 사업자가 실질적인 경쟁자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제4이동통신 도입을 재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는 2010년 10월부터 7차례에 걸쳐 제4이동통신사 선정에 나섰으나 모두 무산되었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은 기존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관련되어 있는 만큼 쉽게 결정내리기 어려운 이슈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제4이동통신은 시장경쟁 압력을 통해 기존 이동통신사의 요금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따라서 정부는 투자 의지와 역량을 가진 사업자가 제4이동통신에 과감히 뛰어들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경수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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